GS그룹 계열사 GS에코메탈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빼돌려 친족회사에게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폐수처리시설 제조업체 (주)와이투는 폐수처리시설을 갖추고자 하는 GS에코메탈(주)의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제공했지만 GS에코메탈 측이 기술을 도용했다는 것.

GS에코메탈 측은 와이투가 입찰에서 떨어져 분풀이를 하려는 것이라지만 와이투 측은 GS에코메탈을 상대로 5일 고소장을 접수를 계획하며 강경 대응을 취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GS에코메탈이 기술도용?

정유 및 석유화학공장의 폐촉매를 재활용해 환경친화적 경영을 도모하는 GS에코메탈은 폐수처리를 위탁업체에 맡기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폐수처리시설을 갖추기 위해 지난해 11월 폐수처리시설 제조업체인 와이투와 접촉을 했다. 

이에 와이투는 지난 1월과 2월 네 차례에 걸쳐 GS에코메탈 측 실무진을 만나면서 처리시설 관련 사업설명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와이투에 따르면 GS에코메탈은 느닷없이 사업 진행 방식을 공개입찰로 전환, 입찰 경쟁업체들에게 3월 22일 최종 기술설명 통보했다고 한다. 와이투 역시 해당 사업설명에 참여했다.

와이투 이 자리가 GS에코메탈이 의도적으로 기술 정보를 빼내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주장했다. GS에코메탈은 기술검토를 한다는 명목 하에 당사의 동의 없이 외부인사를 참석시켰으며 상세한 기술설명을 요구했다는 것.

구자숭 와이투 대표는 “최종 경쟁에 있던 4개사 중 우리만 유일하게 기술 제안 방식이 달랐고, 그 부분에 대해 GS에코메탈 측이 상세한 기술 설명을 요구했다”며 “다른 업체에 비해 유사설비 실적이 가장 많고 이미 GS에코메탈보다 매출규모가 큰 회사에도 납품했다는 근거를 제시했지만 ‘기술상세 설명이 없으면 탈락시키겠다’고 해 기밀유지를 믿고 설명 했다”고 말했다. 또 관련 내용 등 자료를 메일로 송부하기도 했다.

그런데 와이투는 업체 선정에서 탈락했고, 타 회사가 기존 와이투의 기술방식으로 입찰서류를 수정해 GS에코메탈 측과 계약을 했다고 한다. 와이투의 탈락 원인은 ‘해당 기술은 지금 당사(GS에코메탈)에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 이에 구 대표는 함께 입찰에 참여한 GS계열사에 검토 시간을 주고 선정하기 위한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와이투에 탈락 소식이 전해진 것도 당초 결과 통보기한인 3월을 넘어 지난 5월 17일이었던 만큼 경쟁사들이 입찰서류를 수정할 충분한 시간을 벌어줬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당사(와이투) 방식이 옳다는 것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었고 GS에코메탈이 그것을 인정했다면 당사가 선정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다른 회사들에게 입찰서류를 수정하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결국 GS에코메탈 관계자로부터 GS네오텍이 선정됐다고 들었다.  친족회사에 대한 특혜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GS에코메탈이 공개입찰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한 후 와이투를 포함해 최종 경쟁에 남겨진 4개 업체 중 H-PLUS ENG LTD(H플러스), GS네오텍 두 곳은 GS칼텍스의 계열사다. H플러스는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의 자제들이 대주주로 있고 GS네오텍은 GS그룹 허창수 회장의 동생 허정수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구 대표에 따르면 정보통신, 플랜트 등 사업을 수행하는 GS네오텍은 폐수처리시설 관련 기술이 취약하다고 한다. GS네오텍이 현재 가진 기술 또한 모두 와이투의 기술이라는 것. 입찰 경쟁에서 와이투는 GS네오텍과 함께 사업을 추진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GS네오텍에 기술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적용 어렵다´는 기술로 그간 폐수처리

구 대표는 해당 기술이 GS에코메탈에 적용하기 무리가 있다는 탈락 이유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당초 GS에코메탈이 폐수처리를 위탁했던 업체인 선경워텍은 와이투가 폐수처리 시설을 납품한 곳이다. 구 대표는 “여지까지 문제없이 선경위텍에 폐수처리를 위탁해 왔으면서 이제 와서 우리 기술을 적용하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GS에코메탈 설명대로 우리 기술이 GS에코메탈과 맞지 않는다면 GS에코메탈은 결국 자사의 폐수를 처리 할 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업체에 무리하게 폐수처리를 맡겨온 셈”이라고 지적했다.

선경워텍은 GS에코메탈과 LS 니꼬동제련 등으로부터 폐수를 수탁 처리해 왔다. 그러나 최근 폐수 무단방류 사실이 적발돼 260억 여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고 대표이사가 구속수감된 상태다. 구 대표는 “당사가 사업설명에서 주장한 바와 같이 선경워텍 설비의 폐수 처리능력은 40~100톤 미만이지만 GS에코메탈은 지속적으로 선경워텍의 처리능력을 도외시한 채 싼 가격에 폐수를 위탁 강요해왔다”고 주장했다.

또 구 대표는 “GS에코메탈 사업설명에서 회의를 주도한 직원이 GS칼텍스 홍현종 부사장인만큼 GS에코메탈의 이 같은 행위가 GS칼텍스 본사 주도하에 이뤄진 것”이라며 “계열사 밀어주기 금지 등을 법제화 하고, 중소기업 동반성장 등을 최우선하겠다고 강조한 전경련회장 겸 GS그룹 허창수 회장은 양의 탈을 쓴 늑대”라고 비난했다.

GS에코메탈 ˝와이투, 탈락에 분풀이일 뿐˝

그러나 GS에코메탈 측은 이를 “모두 허황된 주장”이라고 바라봤다. GS에코메탈 관계자는 “작은 사업도 공개입찰로 진행을 하는데, 하물며 회사의 핵심적인 폐수처리시설 설치를 입찰 과정 없이 와이투에 단독으로 맞길 수 있겠느냐”며 처음부터 와이투 측의 오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자체설비를 갖추기 위한 입찰 진행에 앞서 공사기간, 프로세스 등과 관련 조언을 구하기 위해 지난해 와이투와 접촉했고, 그밖에 유명 프랑스 업체에게도 조언을 구했었다”며 “이후 공개 입찰을 진행하면서 각각 경쟁 회사의 기술이 비교검토, 우리 회사에서 발생되는 특정 폐수를 가장 잘 처리할 수 있는 업체가 GS네오텍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GS에코메탈 측의 설명에 따르면 와이투는 네오텍에 비해 운영비, 연료비 등 비용 측면에서 장치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설치장비의 특정 운전방식도 수동으로 진행돼야 하는 등 편의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또 와이투는 여액에 대한 처리방법이 제시되지 않는 등 공정에 대한 누락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와이투의 구 대표가 주장했던 경쟁업체의 입찰서류 수정 역시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GS에코메탈 관계자는 “입찰서류 수정요구가 아닌, 설명이 미흡한 부분에 대해 추가 설명을 요청했던 것이다. 그것은 어떤 업체든 언제든지 할 수 있는 부분이다”며 선경워텍에 대해서도 “그 회사에 위탁을 해 왔지만 선경워텍은 일반폐수, 재이용 폐수 등 모든 폐수를 종합처리하는 업체이고 우리는 상업적으로 하는 폐수 시설을 모두 적용할 필요는 없다. 우리 회사의 폐수 부분만 생각할 때는 부적합한 측면이 있을 수 있는 것이고, 와이투가 선경워텍에 공급한 시설도 어떤 부분인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한 절차를 걸쳐 업체를 선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와이투가 탈락된 데 대한 분풀이로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 것 같다. 모두 검증된 것은 없고 추측에 의한 허황된 주장”이라며 “더욱이 GS네오텍이 관련회사이다보니 말이 나올 수 있는데, 우리는 폐수처리시설이 아주 중요한 만큼 자사를 위해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업체를 심사숙고 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와이투 측은 자사의 주장이 절대 사실이라며 GS에코메탈 및 이를 주도한 것으로 여겨지는 GS칼텍스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준비중이다. 와이투는 5일 GS에코메탈과 GS칼텍스를 기술도용 혐의로 춘천 지방검찰청에 고소하는 한편 GS에코메탈이 와이투의 기술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한 것을 근거로 그간 선경워텍에 폐수처리를 위탁해 온 GS에코메탈을 울산지방검찰청에 고발할 계획이다.

구 대표는 “GS에코메탈과 주고받은 이메일 등 우리가 기술을 제공한 근거가 모두 있다”며 “검찰 조사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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