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회장 구본무)이 실적 하락이라는 수렁에서 헤쳐 나오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LG전자 등 IT계열사들의 2분기 실적이 기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일각에서는 이러한 불안요소에 대해 LG전자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구본준 부회장의 리더십 부재와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2010년 LG전자의 실적 악화로 위기에 내몰린 남용 전 부회장을 대신해 최고경영자(CEO)를 맡게 된 구 부회장은 취임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 말 LG전자 주요 사업부장을 모두 직접 발탁한 인물들로 채웠으나 성적이 별반 차이가 없자 이에 따라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강판(降板)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 올 하반기 실적까지 우려가 제기되자 일부 투자자들은 “LG전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CEO의 경영결과인 실적하락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악재로 상처입은 삼성전자 조차 훨훨, LG전자는 바닥

가장 큰 이유는 LG전자의 ‘돈줄’이었던 휴대폰 부문이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경쟁에서 뒤처져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스마트폰은 아직 대세가 아니다.’라고 오판하는 바람에 스마트폰 개발 자체가 늦어졌다.

올해 ‘아이폰’과 ‘갤럭시S’로 휴대폰 시장을 주도한 애플과 삼성전자 등에 맞서 ‘옵티머스’ 시리즈를 선보였지만 시장에서 호응을 받지 못했다.

이렇듯 LG전자의 위기는 상대적이다. 삼성전자가 잘 나가면서 LG전자가 상대적 박탈감을 더 느끼고 있는 것.

지난 7월 LG전자는 2분기 매출 12조 8천590억 원, 영업이익 3천49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체 영업 이익률은 2.71%로 간신히 적자를 면한 수준이다. 휴대폰을 담당하는 MC(Mobil Communications)사업본부는 매출액 2조3212억 원으로 영업적자 567억 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 분기 옵티머스 LTE의 선전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며 2분기 기대치를 높였다. 하지만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3에 대한 기대심리와 함께 갤럭시노트가 스마트폰 수요를 흡수하면서 LG전자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다는 분석이다.

결국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그나마 수익을 낸 것은 TV와 가전이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판매가 늘어난 데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설상가상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도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LG전자 입장에서 보면 두 기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각각 25%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매출액은 6조9104억 원, 영업손실액은 255억 원으로 집계됐다. 부채비율이 높다는 점도 LG디스플레이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LG이노텍은 LG전자의 부진에 주요 거래처의 스마트폰 신제품 부재까지 겹치면서 예상보다 실적이 저조했다.

LG 전자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 애널리스트에 의해 호평을 받고있다”며 “조만간 휴대폰 신제품을 출시할 것” 이라며 경영악화나 리더십 부재에 대한 의견을 일축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구 부회장이 전문경영인 체제의 LG전자를 오너경영 체제로 전환한 당사자이기에 상대적인 압박감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 결과 ‘독한 LG’이미지를 낳게 됐고 LG전자의 성적 부진은 직원들의 상대적인 박탈감 또한 큰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구 부회장은 조직에 다시 긴장감을 넣고 있지만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글로벌 LG의 인식이 약해져 그 실효성에 의문을 가질 수 박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또한 경영악화와 리더십 부재에 대한 욕구가 높다고 하더라도 구 부회장의 퇴진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오너 일가인 그는 구본무 회장의 둘째 동생으로서 구 회장의 양자인 구광모(LG전자 뉴저지법인 기획담당)차장에게 경영권 승계를 위한 중간계투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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