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모든 것이 윈도우 8에 맞춰져 있고 전문가들은 윈도우 8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최신 윈도우 출시가 성공이나 실패의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예측은 과거부터 존재했다.

윈도우 8은 물론 윈도우 95부터 윈도우 7까지 윈도우 출시로 마이크로소프트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과장된 예측은 일관되게 이어졌다. 윈도우 운영체제는 이런 과격한 전망 없이 출시된 적이 없을 정도다.
 
이번에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운영체제 출시를 앞두고 몰락이라는 벼랑에 서 있다는 느낌은 마찬가지다. 공포를 퍼뜨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윈도우 8의 출시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무시무시한 일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필자도 윈도우 8의 출시가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통상적인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데는 동의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윈도우 8과 윈도우 RT 운영체제를 발표하면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완전히 바꿨고, 서피스 RT 태블릿, 윈도우 폰8, 클라우드 서비스와 모바일 앱의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등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이뤄진다.

그렇다면 과연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가 윈도우 8의 성공에 달려 있을까?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이야기 하지만 침착하게 지켜볼 필요도 있다. 
 
윈도우 8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전복시킬 것인가?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과도한 기사 제목은 포브스의 “윈도우8이 마이크로소프트를 죽일 것인가?”라는 기사다. 기사에서 포브스의 기고자 팀 워스톨은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몰락을 주장하지는 않지만 제목 만은 더 없이 으스스하다.

워스톨은 대신 윈도우 8이 기존 윈도우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이 비 윈도우 플랫폼으로의 이전을 생각할 수도 있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흥미의 관점에서는 제목이 훨씬 낫다.

좀 더 모호한 위험 분석은 지디넷의 래리 디그넌의 기사 “마이크로소프트: 디바이스로 회사로의 급격한 변화, 윈도우 8의 목전에 도사린 위기”란 기사다. 윈도우 8의 출시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매출의 핵심인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버리고 디바이스와 서비스 회사로 변신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13억 윈도우 사용자 중 상당수가 안드로이드나 애플 태블릿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지 못한다는 위험이 있는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데스크톱 사용자의 만족도를 유지하면서 이들이 안드로이드나 애플이 아니라 윈도우 8 기반 디바이스로 이전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1년 윈도우 운영체제 매출은 115억 달러인데 사람들이 윈도우 8로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으면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매출의 대부분을 기업 대상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에서 얻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윈도우 8의 매출 부진이 금방 마이크로소프트를 붕괴시키진 않을 것이다.
 
사실 이런 분석들은 윈도우를 둘러싼 과잉 반응의 가장 최신 버전일 뿐이다. 이런 불안한 추측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3.0을 출시하며 IBM OS/2와 싸우던 그때부터 있어왔다. 이제부터 윈도우 95 출시부터 시작된 이런 과잉 반응을 하나씩 짚어보자.
 
윈도우 95는 너무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이다

1995년 8월24일 윈도우 95의 출시는 마이크로소프트 몰락의 시작이 될 것으로 예견됐다. 윈도우 95는 분명히 미 사법부 내의 반독점주의자들을 자극해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 사법부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취한 조처는 윈도우 95 데스크톱에서 지금은 사라진 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로의 링크에 대한 경고 뿐이었다. 생각해 보라. 당시 강력했던 AOL과 컴퓨서브, 프로디지 등의 온라인 네트워크들이 이런 링크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온라인 서비스 시장에서 부당한 이득을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했겠는가?

윈도우98은 반독점 소송으로 망할 것이다

멸망론자들의 점수를 매겨보자. 이들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반독점의 철퇴가 내려질 것이라는 점은 맞췄다. 하지만 법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송 해결책을 과소평가했다.
 
1998년 5월18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98을 출시하고 3일 후 미 사법부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법정에 불러 세웠다. 뉴스위크의 제목은 “윈도우가 공격받고 있다”였다.

다수의 업계 전문가가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으로부터 소송을 당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동참했다. 몇 년이 지나면서 이 소송은 다소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말았는데, 소송은 과연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운영체제에 소프트웨어를 기본 탑재하면서 다른 경쟁업체의 것보다 자사의 IE를 더 선호할 권리가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윈도우 XP는 출시 시기가 나빠서 망할 것이다

윈도우 98 출시 3년 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여러 개의 회사로 쪼개지는 위협을 극복하고 살아 남았으며, 2001년 10월26일 윈도우 XP를 공식 출시했다. 사실 시기는 안좋았다. 9.11 사태가 발생하고 한 달 남짓이 지났을 시기였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출시 행사를 9.11 사태가 발생한 곳에서 불과 6km 떨어진 곳에서 개최했다. 당시 언론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너무 안좋은 시기에 제품을 출시해서 자신들만의 잔치 외에는 아무 의미도 갖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쁜 소식은 이외에도 더 있었다. 윈도우 XP의 보안에 대한 불안증과 내장 기능이 패스포트가 비평가들에게 이 운영체제를 욕할 제대로 된 이유를 준 것이다. 패스포트는 싱글사인온 기능으로, 사용자가 자신의 정보를 재입력하지 않고 여러 웹 사이트에 로그인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이었다. 당시 많은 언론이 패스포트 기능을 재앙이라고 평가했다.
 
윈도우 비스타 최악의 적은 마이크로소프트 자신

2006년 11월8일 덩치가 커지고 버그투성이의 윈도우 비스타가 출시됐을 때,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비스타가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의 정점이며, 이제 내리막길 밖에 남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텔레그라프는 “비스타가 출시가 마지막 빅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트북 리뷰의 더스틴 스클라보스는 비스타를 사용해 본 후 “고객이 베타 테스터와 동의어”라고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궁극적으로 윈도우 비스타는 실패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부상이나 SaaS의 인기, 클라우드 등 당시의 최신 동향을 제대로 수용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잘못을 바로 잡을 마지막 기회 윈도우 7

윈도우 7이 출시될 즈음에 비스타 사용자들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윈도우 7을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ITBusiness.ca의 그렉 카이저는 “윈도우 7은 많은 부담을 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 자체이다. 비스타의 형편없는 성과 후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신들이 운영체제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지 보여줄 기회를 다시 한 번 갖게 됐다. 윈도우 7은 마지막 기회다”라고 평가했다.
 
비평가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라는 요소를 놓쳤다고 생각했으며, 이런 실수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제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최대 역작 운영체제 발표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필자의 마지막 생각은 이렇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매번 윈도우 출시 때마다 사경에 처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이크로소프트가 목숨이 아홉 개쯤 되는 것이거나 불안증 전문가들이 좀 더 침착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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