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newsian=이석구 기자)

 

▲ 악수하는 양국 정상ⓒ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공식방문을 통해 거둔 경제성과는 양국간 강점을 결합한 창조경제의 파트너십 구축으로 요약된다.
 
양국은 이날 박 대통령과 마테오 렌치 총리와의 만찬 정상회담을 계기로 르네상스의 발원지이자 패션·문화 강국인 이탈리아와의 관계를 '창조경제 파트너십'으로 격상하는데 합의하고 이같은 의지를 담은 '한·이탈리아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특히 양국은 창조경제 파트너십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간 2건, 민간 15건 등 총 17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3대 경제협력 방향도 제시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 역내를 제외하면 (다른 지역 국가와) 경제협력이 활발하지 않은 국가"라며 "한국과는 창조경제라고 하는 기술기반의 창업이나 중소기업 육성, 대기업 및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등 여러가지 주고 받을 점이 많다는 판단 하에 MOU를 맺은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우선 '산업혁신 및 기술협력 MOU'로 창조경제 파트너십의 기반을 마련키로 했다. 이는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와 이탈리아 경제개발부 간에 체결된 것으로 양국간에는 처음으로 정부 차원에서 맺는 MOU다.
 
MOU는 패션·디자인·염색·지능형교통시스템·신재생에너지·전자 분야에서의 공동 연구개발(R&D)과 기술 이전, 사업화 협력을 약속하고 있다. 차관급 공동위원회를 구성, MOU에 따른 정부간 기술협력 및 민간차원의 각종 협력사업 이행을 점검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양국간 창조경제 파트너십 협력의 기본 틀을 마련한 것으로 각종 협력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15개 민간분야 MOU는 ▲패션·섬유·디자인 등 생활산업 명품화 협력 ▲상호 강점을 결합한 첨단 기술 협력 ▲양국 경제규모에 걸맞는 교역·투자 확대 등 양국 정상이 합의한 3대 경제협력 방향을 제시한다는 의미가 있다.
 
생산액 355억유로, 기업수 5만여개, 종사자 420만명이라는 수치가 말해 주듯이 이탈리아는 패션·섬유 산업에서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국가다. EU 전체 패션·섬유 산업에서 기업수의 28%, 매출액의 31%가 이탈리아에서 나온다.
 
이에 따라 양국은 패션·섬유·디자인 등 생활산업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을 진행키로 했다. 이를 통해 우리의 생활산업이 명품화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양국 민간기관 간에는 ▲패션협회-코트라-이탈리아(伊)패션협회 패션분야 교류확대 MOU ▲정보통신산업진흥원-伊패션테크놀로지 패션창업 협력 MOU ▲디자인진흥원-伊패션협회 디자인 협력 MOU ▲다이텍연구원-伊섬유협회 섬유기술관련 파트너십 MOU 등 4건의 MOU가 체결됐다.
 
특히 박 대통령의 방문 기간 중인 16일 이탈리아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패션과 IT의 융합을 기치로 내건 'K-패션 프로젝트 인 밀라노(K-Fashion Project in Milano)'라는 패션쇼가 개최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섬유·패션 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국내 유망 패션브랜드의 유럽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수백 년 이상의 장수 가업승계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이탈리아로부터 가업승계와 기술축적 노하우를 공유하는 MOU도 체결됐다. ▲중소기업중앙회-伊중소기업연합회 중소기업 성장 파트너십 MOU ▲코트라-伊장인기업협회 장인기업 인적교류 MOU 등이 그것으로 우리 중소기업들이 명문 장수기업으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은 상호 간에 강점을 갖고 있는 첨단기술 분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탈리아의 물리·화학 등 기초과학 경쟁력과 한국의 IT 및 생산·응용기술 강점을 결합,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양국은 ▲산업기술진흥원-伊국립연구위원회(CNR) 산업기술협력 MOU ▲전자부품연구원-伊전자컴퓨터통신연구원(IEIIT) 차량안전서비스 플랫폼 기술개발 MOU ▲생산기술연구원-伊국립과학기술연구원(IIT) 중소기업 기술사업화 협력 MOU ▲국가과학기술연구회-伊국립연구위원회(CNR) 국가과학기술 협력 MOU 등을 체결키로 했다.
 
양국 경제규모에 걸맞게 교역·투자규모를 획기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각각 세계 8위, 9위의 무역대국이지만 그동안 교역·투자규모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양국은 코트라와 이탈리아 무역공사(ICE) 간 무역투자 협력 MOU를 통해 교역 확대 기반을 구축함과 동시에 수출신용기관간 재보험 MOU를 통해 양국 공동의 해외프로젝트 수주시 금융지원을 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양국은 또 교역 규모 확대를 위해 ▲코트라-제약협회-伊제약협회 제약분야 투자협력 및 교류확대 MOU ▲한국가스공사-伊석유공사(ENI) 자원개발 협력 MOU ▲SK텔레콤-伊지오치그룹 교육용 로봇 유럽진출 협력 MOU도 맺기로 했다.
 
이밖에도 우리나라 문화재청과 이탈리아 문화재활동관광부는 문화유산 분야에서의 광범위한 협력 체계 구축을 내용으로 하는 MOU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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