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의 협상이 파국을 맞으면서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휩싸인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무역보험공사에서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이 주최로 한 그리스 사태가 국내 외환·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할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열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안,newsian=이석구 기자)

정부는 29일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점점 커지는 그리스 사태와 관련해 국제경제 영향과 국내시장 여파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시장은 주말에 불거진 그리스발 악재의 영향을 받아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리스는 채권단이 제시한 협상안에 대해 국민투표 실시를 선언하며 구제금융 연장을 요청했지만,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이 짙어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겠지만, 재정보강 등의 국내 정책 모멘텀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는 분위기다.

◇ 정부 관계기관 합동 대응 체제 가동

정부는 그리스의 디폴트가 현실화되더라도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가 상당한 충격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비상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29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그리스발 불안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면서도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와 그리스와의 교역 규모가 미미한데다, 우리나라의 대외 건전성이 견조해 급격한 자본이탈 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그는 "그리스에 일시적 디폴트가 발생해도 유로존 탈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고 불안 확산은 제한적일 것으로 시장에서 보고 있다"며 "그리스발 불안이 미칠 영향은 과거 남유럽 재정 위기보다는 단기간이고 범위도 넓지 않을 것이란 게 대다수 전문가의 예측"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대응 단계를 모니터링 수준에서 상향하기로 했다. 우선 정부는 이번 주부터 관계기관 간 합동 점검반을 구성해 각 세부분야에 대한 일별 점검 보고체계를 운영할 방침이다. 

시장이 급격하게 요동칠 경우에는 신속하게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특히 그리스 사태가 주변 국가로 불똥이 튀고,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로 이어지는 등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비상계획도 마련하기로 했다.

◇ 증시 급락 출발…환율 급등 개장 

한 주를 시작하는 이날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문을 열자마자 출렁였다.

코스피는 그리스 디폴트 우려에 급락세로 출발했다. 코스피는 오전 9시 10분 현재 전날보다 28.58포인트(1.37%) 내린 2,061.68을 나타냈다. 코스피는 33.82포인트(1.62%) 내린 2,056.44로 개장한 이후 낙폭을 줄이는 모습이지만 1%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관이 224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60억원, 8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 결렬로 디폴트와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제기돼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지수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12.16포인트(1.62%) 내린 738.34를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17.43포인트(2.32%) 내린 733.07로 개장한 이후 730선을 위협받기도 했으나 낙폭을 다소 줄였다.

원/달러 환율도 급등세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7분 현재 달러당 1,125.8원으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8.9원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20원을 넘어선 것은 이달 10일 이후 19일 만이다.

그리스의 디폴트 현실화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적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돼 달러 가치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오전 9시 7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16.60원으로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11.41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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