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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안,newsian=이석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수준인 연 1.50%로 동결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한은 본관에서 회의를 열고 지난 6월 인하한 연 1.50%의 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3월과 6월에 두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각 0.25%p씩 내려 사상 최저 수준인 1.50%까지로 낮춘 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동결했다.

이번 금리 동결은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다가온 가운데 당장 금리에 손을 대는 것 보다는 국내외 경제상황과 자금 흐름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화 강세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자금이탈 증가 규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금리를 내리기에는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과 글로벌 금융 환경, 세계 경제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글로벌 자금 흐름이 어떻게 움직일 지 예측하면서 차선책을 먼저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이미 1100조원을 넘어 매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를 감안할 때 추가로 금리를 내리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앞서 금통위가 지난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에 따라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데다 정부의 추경 편성이 집행되는 만큼 실물경제에 나타날 효과를 지켜보기 위한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 시장에서도 이달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최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1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98.2%가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다만 각종 부양책을 동원했는데도 좀처럼 내수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데다 기습적으로 터진 '중국발 환율 전쟁'으로 국내 수출 경기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추가로 금리인하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 절하한 점이 양적완화 확대에 나선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추가 금리인하 여부 등에 대한 논쟁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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