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newsian=김도진 기자)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집권 자민당 총재로 재선됨에 따라 장기 집권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8일 자민당 총재 입후보에 단독 출마함으로써 무투표로 재선이 확정됐다.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선거 단독 출마는 자민당 내 아베 총리의 견고한 지지기반을 배경으로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8일 보도에서 "이번 투표에서 힘겨운 상대가 부재했다는 것은 단순한 행운이 아니다"며 "해산권과 인사권을 가진 총리가 가진 힘을 충분히 활용해, 장기 집권을 위한 포석을 3년 전부터 착실하게 다져 나온 결과다"라고 평가했다. 무투표 재선은 아베 총리의 주도면밀한 준비과정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자민당 총재 자리를 두고 아베 총리의 대항마로 꼽힌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전 자민당 총무회장은 이날 오전 8시에 기자 회견을 갖고 자민당 총재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아베 독주 분위기에서 출마에 필요한 추천인 20명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다 전 총무회장은 이날 기자 회견에서 "총재 선거의 실현을 위해서 입후보를 노렸으나 힘이 미치지 못했다"며 "아베 총리 지휘하에 자민당이 활성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기반 확보에 실패함으로써 아베의 높은 벽을 실감하게 됐다.

한편, 아베 총리는 8일 오전 입후보 신청에 앞서 도쿄 국회 인근의 한 호텔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틀림없이 일자리도 수입도 향상되고 있다. 이제 경제의 선순환을 따라 전국 방방곡곡에서 (살아난) 경기를 체감해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고 미래를 향해서 경제를 성장시킬 것이다. 지방 생성, 저출산고령화, 외교 등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러분의 지원에 힘 입어 결과를 내 책임을 다하겠다" "앞으로도 국민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며 결의를 다졌다.

아베 총리는 자민당 총재직 재선에 힘입어 안보 법안의 성립에 전력을 다하고 경제재건을 비롯한 과제에 힘을 다할 것이라고 지지통신은 설명했다.

아베는 자민당 총재직 재선으로 장기집권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의 총리 선출 방식 때문이다. 일본은 중의원(하원) 다수당의 당수 또는 연립여당을 구성하는 정당의 당수가 총리가 된다. 따라서 연립여당을 구성하는 자민당 총재직 재선에 선출된 아베 총리는 향후 3년간 총리직을 더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한 셈이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는 3년간 총리직을 이어가는 것을 전제로 정국을 구상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7일 당 총재 선거를 위한 정책을 발표하면서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체결 등 경제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경제 정책 아베노믹스의 '제2단계(스테이지)'에 나서 경제 최우선 정권 운영을 이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성장 전략의 기둥으로서 중소기업 대책, 농업정책, 지방생성 등의 정책을 강조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체결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현재 참의원에서 계류중인 안보관련법안의 이번 국회 성립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헌법 개헌도 추진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7일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에 대해서 "시대가 요구하는 헌법으로 개정을 목표로 국민적 논의를 거듭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동인구 감소 차단, 유아 교육의 무상화 등을 통한 육아하기 쉬운 사회 만들기를 추진하겠다"고 호소했다.

교도통신은 자민당 총재 선거 고시 후 입후보자가 1명뿐이라서 무투표 재선되기는 1997년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당시 총리 이후 18년 만이라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2006년 9월 일본 총리 첫 집권 직후인 10월 자민당 총재로 다음해 9월까지 1년 가량 자민당 총재를 지냈으며, 2012년 9월 다시 총재 자리를 차지했다. 이번 재선으로 당 총재 3선을 기록하며, 임기는 2018년 9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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