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newsian=이석구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현재의 연 1.5% 수준에서 5개월째 동결됐다.

한은은 12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작년 8월과 10월, 올 3월과 6월에 각 0.25%포인트씩 총 1%포인트가 인하되고서 5개월째 연 1.5% 수준에 머물게 됐다. 이번 동결 결정은 국내 경기가 예상했던 흐름을 보이고 있으므로 그간의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자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금통위 종료 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다소 개선된 가운데 소비, 투자 등 내수가 회복세를 이어갔으나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했다"고 최근의 경제상황을 진단했다. 한은은 또 앞으로 국내경제가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대외 경제여건 등에 비추어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성장세는 계속 둔화됐다"면서 "세계경제가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등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증대,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약화 등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2%로 올라서 6분기 만에 0%대 성장률에서 벗어났다. 민간소비도 3분기엔 증가세로 돌아섰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표한 경제동향(그린북)에서 9월의 전 산업 생산이 54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하는 등 경기회복세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10월 취업자 수는 5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늘었고 청년실업률은 2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급증세를 멈추지 않는 가계부채와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도 추가 인하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10월 한 달간 은행의 가계대출은 9조원이 늘어 월간 증가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이 7조원을 차지할 정도로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가계빚 증가 추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져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다만 수출이 부진 양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중국의 경기둔화 가능성과 신흥국 경기부진 등 대외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져 한은 기준금리가 더 낮춰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해외 IB(투자은행)인 노무라는 한은 기준금리가 내년 2월과 6월께 추가 인하돼 연 1.0%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HSBC도 내년 3분기까지 2차례에 걸쳐 추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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