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newsian=신민주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3%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자신했지만 그 실현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 연구소들은 물론이고, 글로벌 투자은행(IB)이나 신용 평가기관들이 한결같이 내놓은 2%대 전망과는 너무 동떨어진 전망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1년전 정부가 2015년 성장률을 4%로 전망을 했지만 실제 2%대 예상되고 있는 점을 들어, '근거 없는 낙관주의'라고 혹평한다. 가당치 않은 성장률에 매달릴 게 아니라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구조조정에 매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부총리는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요 연구기관장 조찬 간담회에서 "현재의 회복 모멘텀을 계속 이어간다면 내년에 3%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3% 성장론의 근거는 내수 회복세다.

최 부종리는 "지난 3분기에는 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2% 성장률을 기록했고, 민간 소비 반등, 설비 투자 증가가 지속되고 있다"며 "소비심리 또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주택거래량도 올해 10월 기준 이미 전년 수준을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국가신용등급 향상, G20 회원국 성장전략 이행률 상호평가 2위 등 외부의 긍정적 평가도 한국의 성장세를 뒷받침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잡으며 기재부와 뜻을 함께하고 있다. 지난 2분기 메르스 여파로 타격을 입었던 내수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해외와 국내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의 시각은 다르다.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중국 경기 둔화 우려, 테러를 당한 유럽의 경기 재침체 등 한국 경제를 압박하는 악재들이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9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3% 감소한 435억700만 달러에 그치며 9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내수가 회복되고 있지만 마냥 기뻐할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해외 IB인 모건스탠리는 내년 한국 성장률을 2.4%로 봤다. 씨티그룹(2.4%), 노무라(2.5%), UBS(2.4%) 등도 2% 초중반의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 국내 민간 경제기관에서는 현대경제연구원이 2.8%, LG경제연구원이 2.7%, 한국경제연구원이 2.6%씩을 점쳤다.

무디스 스테펜 딕 부사장은 "한국의 수출 기여도는 점점 줄어들어 마이너스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중국 경제 성장률과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했을 때 한국은 내년 2.5% 그 뒤에는 2.8%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내·외수 모두 기저효과로 회복세가 나타나지만 경기 회복의 모멘텀은 미약한 정도에 그칠 전망"이라며 "가계부채, 전세값 상승, 고령화 등이 민간소비의 제약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가 이미 '2%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만큼 정부는 단기부양보다 구조개혁과 체질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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