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newsian=정윤기 기자)

▲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 조합원들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건설 신임사장 낙하산 인사에 대한 결사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박창민 후보의 대우건설 신임사장 선임이 이사회에서 확정되는 등 사장선임이 강행되자 대우건설노동조합이 '낙하산 인사'라고 반발하며 저지에 나섰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사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과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박창민 후보의 사장 추천을 즉각 철회하라"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대우건설 사장 선임과정을 파행으로 몰고 간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지난 8일 열린 이사회에서 지홍기 이사가 회의에서 이탈하고 박간 이사 역시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고 한다"며 "이사회는 본래 대우건설 본사 18층에서 오전 10시에 열리기로 했지만 급박하게 장소를 옮기는 등 여전히 선임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대우건설 이사회는 지난 8일 박 후보를 신임사장에 최종 선임하는 안건을 두고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노조가 회의실을 점거하고 '낙하산 인사' 반대를 촉구하자 회의실을 돌연 인근 S빌딩으로 변경했다. 그 과정에서 사외이사인 지홍기 이사는 회의실에서 먼저 자리를 뜨며 노조에는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같은 불투명한 선임과정에 대한 비판과 정치권 개입 의혹 제기에도 이사회에서는 주주총회 일정을 잡고 박 후보의 사장선임을 강행하자 앞으로 '낙하산 인사' 반대 투쟁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10일 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건설 사장 선임과정이 공정한 경쟁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에 휩쓸려 많은 의혹을 양산하고 있다"며 "노조는 이를 성실히 일하는 대우 임직원을 사지로 몰아넣는 것으로 인식하고 모든 힘을 다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대우건설은 정체성과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내부출신 CEO가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며 "기업문화에 생소하고 더불어 자격기준에도 부적합한 낙하산 CEO의 책임경영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대우건설은 현대건설이나 삼성물산 등 다른 경쟁사와 달리 오너가 없어 지배구조상 CEO가 중대사안을 결정해야 하는 민간 건설사"라며 "민간기업 사장을 능력과 실무 경험으로 뽑지 않고 정치인맥으로 선정하고 있다. 과연 현 정부에서 말하는 '부패척결'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불투명한 선임과정을 두고 산업은행에도 책임을 물었다. 노조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책 산업은행이 본래 목적을 상실하고 정치권의 꼭두각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대우건설은 제2의 대우조선해양이 될 수 없다. 산은 회장은 선임과정을 파행으로 몰고간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앞으로도 노조는 '낙하산 인사' 저지를 위한 투쟁을 계속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 9일부터 대우건설 본사 1층에서 출근저지 및 박창민 신임 사장 후보 반대시위를 진행 중이다. 또한 오는 17일에는 낮 12시께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23일에는 사장 후보 의결을 저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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