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newsian=김보민 기자)

▲ 대한항공은 1,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무산됐다.ⓒ뉴시스

미 연방제도이사회(Fed)의 12월 금리 인상이 거의 확실시 되는 가운데 국내 회사채(기업이 시설투자나 운영 등의 장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번 달부터 회사채 발행 금리에 기준 역할을 하는 국내 국고채 금리는 꾸준한 상승세를 지속했다.  기관투자가들이 시장 조달 금리가 상승하면서 신용등급 A 이하의 회사채에 등을 돌리며 미매각 사태를 맞이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진행된 8,95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선 746억 원이 부족해 미매각률이 8.27%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달에는 1조 7,700억 원어치의 회사채 가운데 1,819억 원이 부족해 미매각률 10.23%를 기록했다. 

미국 금리 방향성이 국내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 만큼 시장 참가자들 또한 국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약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수요예측이 무산됐다면서 정정 공시를 냈다.  이는 지난 17일 대한항공(신용등급 BBB+:부정적)이 1년물(2017년 10월24일 상환) 1,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그룹 계열사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리스크로 인해 무산된 것에 따른 공시이다.

대한항공 측은 “기관 투자자의 수요예측 신청이 없었다”며 “발행금리는 유효수요가 존재하지 않기에 발행회사 및 공동대표주관사가 최종 협의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휴비스(A-)와 풀무원(A-)도 최근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나란히 매각이 불발됐다. 

휴비스는 2년물(2018년 10월14일 상환) 190억 원과 3년물(2019년 10월14일 상환) 21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 했으나 3년물은 매각되고 2년물은 매각되지 못했다. 

풀무원 역시 3년물(2019년 10월14일 상환) 3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키로 하고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50억 원이 미매각 됐다.

불과 지난달까지 신용등급 A0인 현대로템을 제외하고는 신용등급 A 이상의 기업이면 수요예측 단계를 넘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우량한 AA신용등급 회사채도 모집금액이 미달됐다. 

연합자산관리(AA)는 1,000억 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700억 원 규모가 미매각 됐다.  하지만 같은 등급인 LG디스플레이와 현대제철은 기관투자가들의 인기를 받으며 증액 발행했다. 

이는 신용등급이 같아도 투자 선호도가 엇갈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박태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기업 계열사 등 매력적인 회사채를 제외하고 아예 투자종목에서 빼놓고 있다"며 "싱글A 등급의 회사채가 미매각 사태가 벌어진 것은 이미 오래됐고, 지난 1년 간 50~60%는 미매각이 났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는 “추석 이후 시장은 금리 변동성에 대한 불안으로 리스크 관리에 들어간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회사채 유통시장도 발행잔액 대비 채권 거래량을 뜻하는 회사채 회전율이 지난달 기준 3.02%로 지난해 11월 2.7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회전률이 낮다는 것은 그 만큼 회사채 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량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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