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newsian=장혜원 기자)

▲ 구학서 신세계 고문. ⓒ뉴시스

신세계그룹 회장을 지낸 구학서 신세계그룹 고문이 대학 강연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촛불로 바뀐 정권은 우매한 민중이 이끄는 민주주의’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이화여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구 고문은 지난 17일 이화여대 경영대학 ‘경영정책’ 수업 특강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뒤 “우매한 국민들이 결정한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수업은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돌아가며 강의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수업으로 이수 시 경영대 학사 졸업논문을 대체할 수 있다. 수강생은 약 230명이었다.

이날 강의에서 구 고문은 지난 2015년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일본은 한번 정한 일은 번복하지 않는데 우리나라는 자꾸 번복한다, 왜 국민들이 다시 합의하려 하느냐”면서 “국민성의 문제다”라는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낮에 골프장 가면 여자들끼리 오는 나라는 한국뿐, 호텔 레스토랑도 다 여자뿐”이라며 여성 비하 취지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학생들은 수업을 거부하며 대거 강의실을 빠져나가는 등 크게 반발했고 특강은 예정된 시간보다 10여분 일찍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구 고문의 발언이 알려지며 네티즌들 역시 “뿌리 깊은 적폐청산 해야 하는 이유” “우매한 국민? 불매불매불매” “재벌개혁 왜 필요한 지 잘 알려주고 있네” “촛불 든 국민들을 우롱하는가” “젊은 세대들에게 헛소리는 말아야지 ㅉㅉ” “고문이면 월급받지 않냐?” “신세계 폭망해라” 등의 격앙된 감정을 쏟아냈다.

비판이 거세지자 김성국 이대 경영대학장은 “당초의 강의 목적과는 관계없는 부적절한 발언이 수업시간에 있었던 점에 대해 학장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구 고문의 강의 위촉 해지 등 필요한 조치를 통해 이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구 고문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오래됐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따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구 고문은 이화여대 경영대 최고경영자(CEO) 겸임교수로 10년 넘게 특강을 진행해 왔다. 1972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그는 비서실 과장, 제일모직 경리과장으로 일하다 199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전무, 2001년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전문경영인으로서는 드물게 2009년 그룹 회장직까지 올랐다. 2012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2014년에는 회장 직함을 뗐으나 현재 신세계 고문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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