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newsian=임영빈 기자)

▲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최근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국민 간식 ‘치킨’이 서민 음식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그만큼 가중되고 있다.

최근 BBQ, 교촌 등에 이어 패스트푸드 전문점 KFC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인상 폭은 최대 9.5%로 알려졌다.

KFC는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지속적인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6월 1일부로 일부 제품 품목의 가격을 변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매장판매 메뉴 중 치킨 한 마리 가격은 기존 1만7500원에서 8% 인상한 1만8900원으로 올랐다. 크리스피치킨박스는 6700원에서 6900원으로, 징거박스는 7000원에서 7400원으로 각각 2.9%, 5.7% 가량 인상됐다.

치킨뿐만 아니라 햄버거 세트도 가격도 올랐다. 징거버거 세트는 5500원에서 5900원으로, 타워버거 세트도 6300원에서 6900원으로 책정됐다.  

KFC 관계자는 “지난해 7월 1일 치킨 및 버거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최대 17.9%까지 인하했다”며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육, 원자재 가격 급등, 인건비, 임대료 상승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실시하게 됐으며, 평균 6.8%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잇따른 가격 인상의 원인 중 하나로 업계 내에서는 도계값 상승을 꼽고 있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5월 31일 1kg당 2900원선에서 거래되던 도계 1마리 가격은 불과 1년 만에 4197원까지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만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본사의 매출·영업이익 실적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반면, 소비자 가격만 올려 임대료 등 비용 상승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게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업계 전반으로 가격 인상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부 가맹점주들도 본사의 가격 인상 방침을 썩 반기지 않는 눈치다.

일각에서는 물류비용 명목으로 점주들로부터 높은 비용을 챙겨 가고 있어 원부자재 값을 낮추지 않고 소비자 가격만을 올리는 것은 점주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이 간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4월 BBQ가 황금올리브치킨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0% 가량 올린데 이어 교촌치킨도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자 일부 소비자들은 ‘치킨 2만원 시대가 도래했다’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이달 말부터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인상 폭은 내부적으로 조율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사는 가맹점주들과 협의를 최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인상률이 7~8% 정도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BBQ를 운영하는 경쟁업체 제너시스BBQ보다 인상률을 낮게 책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소비자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교촌이 이미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메뉴 가격을 부분적으로 인상해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엔 모든 제품에 대해 가격 인상을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치킨 가격 인상을 두고 업체의 움직임은 지난달부터 포착됐다.

BBQ가 가격 인상 대열 첫 주자로 나섰다.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0% 인상함으로써 BBQ의 주요 치킨 메뉴는 1~2개를 제외하고 대부분 1만원 후반에서 2만원대로 새롭게 책정했다.

이에 업계와 소비자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교촌치킨으로 향했다. 당시 교촌은 가격 인상 필요성은 느끼나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입장 변경을 하기까지는 채 한 달도 걸리지 않았다. 인건비와 임대료 등 매장 유지 비용이 늘어남에 따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이유다. 여기에 BHC를 비롯한 타 업체들도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안팎의 시선이다.

치킨업계는 가격 인상을 두고 “가맹점부터 가격 인상을 요청해 왔고 물류비·인건비·임대료 등 비용이 늘어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교촌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 상승한 291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76억원에 달했다. BBQ 역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8% 증가한 2197억원, 영업이익은 38% 급증한 191억원이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가 경영난에 허덕이는 가맹점들의 실정은 무시한 채 자사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고정비 인상분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행위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의 가격 인상에 정부가 제동을 걸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올 초 조류인플루엔자(AI)로 유통업계가 닭고기 가격을 올릴 경우, 국세청 세무조사 및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의뢰도 불사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당시 농림부의 강경한 태도에 업계도 한 발 물러나는 듯 했으나 이번에는 정부가 직접 개입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치킨 가격 인상 도미노 현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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