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newsian=장혜원 기자)

▲ 서울 송파 지역의 한 이마트 매장에서 팔고 있는 반쪽 수박.

반으로 자른 수박을 랩으로 감싸 보관하면 세균이 급격하게 증식한다는 조사 결과에도 이마트는 여전히 반쪽 수박 판매를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뉴시안> 취재 결과 확인됐다.

지난 4일 서울·경기 지역의 이마트를 확인해 보니 반으로 자른 후 랩으로 포장한 수박 상품들이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진열 판매되고 있었다. 서울 송파 지역의 한 이마트 매장에서는 랩 포장 반쪽 수박을 9000원에 판매했다.

앞서 2015년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냉장 보관한 랩 포장 반쪽 수박 표면의 최대 세균 수가 초기 농도의 약 3000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탈이나 설사 등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이다.

반으로 자른 수박을 랩으로 싸서 7일간 냉장고에 보관한 뒤 세균 증식 상황을 관찰한 결과 수박 표면 부분의 세균 수는 최대 42만cfu/g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른 직후 수박의 표면에 있는 세균 수(140cfu/g)보다 3000배 이상 많은 수치다.

또 랩으로 싸서 보관한 수박의 표면을 1㎝가량 잘라 냈을 경우에도 세균 수가 최대 7만cfu/g에 달했다. 이는 수박을 반으로 잘라낸 직후 같은 지점 세균 수의 583배 수준이다.

반면 수박을 조각조각 썰어 밀폐용기에 담은 경우 7일간 보관된 수박의 평균 세균 수는 500cfu/g으로, 랩으로 덮어둔 경우의 100분의 1에 불과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냉장 보관 1일 경과 후 랩 포장과 조각 밀폐 모두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는 점이다. 이는 초기 수박 절단 시 껍질에 잔류하던 균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반으로 잘라 판매하는 수박 제품에서 세균이 발생한다는 소비자원 발표에 논란이 일자 경쟁사인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이마트는 “당일생산 당일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며 랩 포장 반쪽 수박 판매를 강행했다.

이마트 측 입장은 현재도 2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위생상 문제가 없으며 앞으로도 판매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예전부터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판매하고 있다”면서 “반쪽 수박으로 인한 어떠한 피해 사례도 발생된 적이 없으며 혹여라도 있었다면 보건당국에서 시정조치 등의 제재가 있지 않았겠냐”고 답하며 세균 등 위생상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마트 측의 이러한 답변에도 불구하고 매장의 과일 등 신선코너를 찾은 소비자들은 랩 포장 수박이 세균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의식한 탓인지 반쪽 수박을 고르는 데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송파 지역의 한 이마트 매장을 찾은 30대 주부는 “식구가 많지 않다 보니 수박 한 통을 사는 게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게다가 예전보다 수박 크기가 커지면서 구입이 더 꺼려지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반쪽 수박에서 세균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보도된 이후 이전보다 구입 빈도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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