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에 성공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뉴시스

[뉴시안=박신애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제 1당 지위를 수성함으로써 4선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기민(CDU)-기사(CSU) 연합의 득표율이 과반에 한참 미치지 못해 안정된 정부를 출범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정당들과 손잡아야 하는 난제에 직면하게 됐다.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299개 선거구 중 234개 선거구에서 집계가 완료된 현재 중도 보수 성향의 기민-기사 연합의 득표율은 34.3%, 중도 좌 성향의 사민당(SPD)는 20.6%,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당 12.1%, 친 기업성향의 자민당(FDP)은 11.0%, 녹색당 9.0%, 좌파당 8.0%로 나타나고 있다.

기민-기사 당의 득표율 34.3%는 4년 전인 2013년 총선때와 비교해 무려 8.8% 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반면 '독일을 위한 대안'당의 득표율은 4년전에 비해 7.5%포인트나 올라, 집권 기민-기사 당에서 이탈한 표를 사실상 거의 다 흡수한 셈이 됐다.

최종 개표 결과 기민-기사 연합의 득표율이 위와같은 수준을 나타낼 경우,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처음 치러졌던 1949년 총선 이후 68년내 최악의 성적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24일 "독일을 위해 안정된 정부를 구성하겠다"는 말로, 소수 정부를 운영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했다. 독일에서는 서로 다른 정치성향의 정당들이 손잡고 연정을 출범시키는 경우가 많았던만큼, 전후 지금까지 소수 정부가 등장한 적이 한번도 없다.

하지만 현재의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은 "야당으로 남겠다"며 다시 메르켈 정부와 손잡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따라서 메르켈이 손을 내밀 수있는 연정 후보 정당은 자민당과 녹색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공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기민-기사 연합만으로 소수 정부를 출범시킬 뜻이 있는가란 질문에 "안정된 독일 정부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의회 시스템은 소수정부의 오랜 전통을 가진 (다른)나라들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정된 정부를 이룩하겠다는 것이 나의 의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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