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백성문 편집 자문위원/변호사] 추석 연휴 끝자락부터 연일 국민들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도 믿기지 않는 사건을 목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단 두명이 앓고 있는 희귀질병인 거대백악종을 앓고 있는 "어금니아빠" 이영학이 벌인 범죄를.. 처음에는 같은 병을 앓고 있는 14세의 딸 친구를 살해해 사체를 유기했다는 혐의로 시작했다. 그 이후 지난달 자살한 아내의 죽음에도 관여했다는 혐의로 이미 내사가 진행중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아내의 유서에는 이영학으로부터 성적학대를 당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더 나아가 이영학은 아내를 성매매의 도구로 삼고 그 상황을 촬영한 동영상까지 있다는 것까지... 이 사건의 전모와 우리사회의 시스템의 문제 전반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내의 자살에 관하여

9월 1일 이영학의 아내는 8년간 의붓시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고소를 했다. 그리고 9월 6일 아내는 망우동 자택에서 투신자살을 했다. 이영학이 아내의 자살에 관여했는지 여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성폭행 그것도 8년간의 장기간의 성폭행 상황을 고소하는건 쉽지 않다. 이러한 고소는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용기로 시작된다. 그래서 성폭행 고소와 고소인의 자살, 즉 체념은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성폭행 고소와 자살 사이에 다른 요인이 개입되었다고 보는것이 일반적인 추론이다. 아내의 유서에는 의붓시아버지의 성폭행뿐만 아니라 이영학으로부터의 성적학대도 기술되어 있다. 아내의 몸에는 이영학으로부터 폭행당한 것으로 보이는 머리와 갈비뼈의 상처가 있다. 아내의 온몸에는 자발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 민망한 문신이 있다. 또하나 주목할 것은 이영학의 행동이다. 아내의 투신현장에서 이영학은 남편이 아닌 구경꾼의 모습이었다. 이영학은 구급차에도 동승하지 않았다.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해보면 이영학에게 아내는 성적만족의 도구에 불과했을뿐이라는 것을 쉽게 추론할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압수된 이영학의 핸드폰과 노트북에서 아내를 성매매의 도구로 삼아 촬영한 동영상이 다수 발견되었다.

이영학에게 아내는 성적 만족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였다. 염을 할때 아내의 가슴에 입을 맞추는 등 이영학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역시 이의 연장선이었다. 이영학에게 아내의 죽음은 성적만족의 도구가 사라진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영학은 경찰의 내사가 진행되자 아내를 그리워하는 듯한 연기를 한다. 아내가 자살하고 열흘 정도가 지나 아내의 영정사진을 들고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SNS에 올린다. 이영학의 행동은 아내의 죽음, 더 나아가 아내에 관하여 수사기관과 대중에게 숨겨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수사기관은 아내의 죽음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성적학대, 폭행, 성매매 등 이영학의 그 간의 행적 전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여야 할 것이다.

#여중생 추행살인에 관하여

이 사건은 아내의 자살과 연관성이 있다. 9월30일 이영학은 자신의 14세 딸에게 "엄마를 대신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친구 김모양을 유인하여 집으로 데려오게 한다. 심리적으로 완전히 종속된 딸을 본인의 성적 만족을 위한 범행의 도구로 사용했다. 아내의 자살로 성적만족을 얻을 대상이 사라진 이영학은 새로운 성적 만족의 대상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영학은 딸을 통해 김모양에게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먹이고 추행을 시도하다가 저항하는 김양을 살해한다. 우리는 이영학의 그 이후의 행적에 주목하여야 한다. 10월 1일 김양을 살해한 이후 이영학은 CCTV 앞에 본인의 차를 대고 김양의 시신이 담긴 트렁크를 딸과 함께 싣는다. 그리고 이영학의 딸은 엄마의 영정을 가슴에 품고 조수석에 탄다. 누가봐도 얼마전 자살한 아내, 엄마를 그리워하며 여행을 떠나는 부녀의 모습이다. 차에 탄 후 이영학은 차량의 이동경로를 은폐하기 위해 블랙박스를 끈다. 이영학은 김양의 사체를 유기한 후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아내를 따라 자살하기 위해 냉장고에 넣어놓은 약을 김양이 실수로 먹었다. 너무 당황스러워 사체를 유기했다"는 자백 동영상을 촬영했다. 눈물까지 흘리면서. 그 이후 아내의 영정을 들고 동해안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 이후 차명으로 다른 월세방을 알아봤다.

이영학은 두 가지를 노렸다. 나와 아내의 죽음은 무관하며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이미지의 확보, 그 이미지를 통해 아내에 대한 절절한 사랑으로 발생한 우발적 범죄로 대중이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모든 범행의 전모가 드러난 지금 이영학은 대중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아내를 너무나 사랑했다. 아내 죽음을 철저히 밝혀달라. 아내는 나를 사랑해 자살했다" 하지만 아내를 폭행했는지 성매매의 도구로 이용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함구했다. 이런 치밀한 범행을 저지른 이영학은 지적 장애 2급이다. 이제 이영학은 이 지적 장애2급을 이용하려 한다. 본인의 감형을 목적으로...

#사회시스템의 문제

지적 장애 2급은 아이큐가 30~50정도로 능동적이고 계획적 행동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영학의 범행 과정을 보면 도저히 지적 장애 2급과 매칭이 안된다. 대상자의 기억에 주로 의지하는 지적 장애 판정 시스템은 반드시 되돌아보아야 할 문제다. 아마도 후에 재판과정에서 심신미약의 인정여부 판단의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다. 이영학은 특정한 직업없이 모금활동만으로 외제 승용차를 굴리고 불법 성매매 업소를 운영해왔다. 1000만원 이상 기부를 받으면 지자체에 신고해야 한다는 기부금품의 모집 사용에 관한 법률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이다. 서울시는 금융정보 조회 권한이 없어 위 법률 위반 여부도 확인을 못한다. 금품 모금 및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추적 시스템이 필요하다. 차명계좌는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영학은 기초생활수급자로 매달 160만원 이상의 지원금을 받았다. 언론은 전과 18범의 전과자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천사아빠로 묘사했다. 대중은 이영학의 범죄에 대해 분노한다. 그런데 분노에만 그치면 사회는 변화하지 않는다.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수정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시스템의 변화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제2의 이영학, 제3의 이영학이라는 또 다른 악마를 만날 수 밖에 없다.

 

▶ 필자 백성문 변호사

- 변호사.평론가

- 고려대 법학과

- 비앤 아이 법률사무소 변호사

- 서울지방변호사회 조기조정위원

- 국민안전문화협회 고문변호사

- 전 한국방송작가 협회 고문변호사

- 뉴시안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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