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일의 경제전쟁] 비트 시대의 코인을 해부해야 할 시간
[최영일의 경제전쟁] 비트 시대의 코인을 해부해야 할 시간
  • 최영일 평론가
  • 승인 2017.10.1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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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안 전문가 칼럼=최영일 평론가]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비트코인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 40여일 만에 1비트코인(BTC)의 가치가 5000달러를 재돌파 하면서 대중의 관심이 크게 쏠렸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우리 돈으로는 600만원을 돌파한 것이다.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비트코인이 대체 무엇이길래 한 닢을 가지고 있으면 순도 99.9 금 100g 보다 더 값어치가 나간다는 걸까?

이렇게 가치가 치솟는 비트코인에 대해 극단적인 두 시각이 존재한다.

먼저 글로벌 투자집단 JP모건의 CEO 제이미 다이먼은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단정했다. 17세기 벌어졌던 네덜란드의 튤립 거품 보다 심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가상화폐를 악용한 보이스피싱 등 사기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상화폐를 이용한 사기와 가상화폐가 사기인 것은 다르다. 가상화폐는 과연 사기일까?

이런 기류 때문일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상화폐를 허용할 것 같았던 중국 정부는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에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는 최근 SNS를 통해 놀라운 이야기를 밝혔다. 미국 정부가 위키리크스의 카드 사용을 2010년부터 중지시키는 바람에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덕분에 5만%의 수익을 거뒀다면서 카드 결제를 막은 미국 정부와 메케인, 리버만 등 상원의원을 거론하며 감사하다는 조롱을 전한 것이다. 5만% 수익이라니!

특정 두 인물의 의견을 거론한 것은 양극단의 한 예일 뿐이지만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은 경고 일변도의 비관론자와 찬양일색의 예찬론자로 갈려 있어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악마도 천사도 아니다.

비트코인은 사람이 만든 돈, 가상화폐일 뿐이다. 정확하게는 아직까지 돈, 즉 화폐라기보다는 유사화폐, 하나의 아이템에 불과하다. 만든 사람은 사토시 나카모토, 일본계 미국인인 수학자이다. 비트코인이 작동하는 소스코드는 MIT 라이선스가 적용되어 있을 뿐 오프소스로 모두 공개되어 있다.

비트코인의 원리도 알고 보면 간단하다.

고난이도의 수학문제를 푼다. 일반 PC 한 대로 5년 정도 걸린다는 이 문제를 풀면 비트코인이 주어진다.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은 나카모토가 이미 정해 두었다. 2100만 BTC가 끝이다. 수학문제를 풀어 비트코인을 획득하는 과정을 ‘채굴’이라 부르고, 문제를 푸는 이들을 ‘광부’라고 부른다. 창시자인 나카모토는 백만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이다. 애초에 비트코인을 화폐의 개념으로 정의하다 보니 채굴된 비트코인은 광부에게 머물러 있지 않고 주고받고, 팔고 사며 거래의 개념으로 유통 된다. 금이나 은, 보석 등 광물처럼 만져지고 보이지 않을 뿐 역사 속에서 실제 거래된 금화, 은화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조금만 디지털 프로그램의 개념을 이해한다면 비트코인은 실제 하는 물질로서의 화폐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따라서 복제방지기술만 엄격하게 적용되어 있고, 추적이 가능하다면 디지털 방식에 따라서 시장에서 거래 되는 것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 현재의 비트코인은 ‘화폐’라고 보기에는 다소 애매하지만 거래 가능한 ‘아이템’이다.

비트코인을 둘러싼 제 문제

비트코인의 사기괴담은 다른 문제에서 발생했다. 랜섬웨어 범죄해킹집단이 비트코인으로 지급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 전엔 어차피 달러나 정상화폐로 대가를 요구하던 범죄들이다. 더하여 비트코인이 대단한 수익률을 내는 화수분처럼 과대홍보를 하면서 다른 측면과 요소로 부당이득을 얻으려는 집단들이 생겨나는 것도 문제이다. 전통적인 재테크 수단인 부동산, 귀금속, 채권, 주식, 더하여 선물옵션 등을 생각해보라. 그 주변엔 모두 투자와 투기의 경계를 오가는, 크고작은 사행성과 사기가 존재한다. 따라서 현재 비트코인을 둘러싼 여러 가지 잡음들은 결국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의 소행이 대부분이다.

다만 필자는 비트코인을 투자의 대상이 되는 일종의 화폐로 인식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수집의 대상이다. 세월이 많이 흐르면 전 세계에 2100만 BTC만 존재하는 비트코인은 소장의 가치로 남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제법 흥미로운 스토리도 존재한다. 마치 해적의 보석이나 엘도라도를 찾아 금광을 캐던 서부개척시절의 이야기처럼.

우리가 지금 비트코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가상화폐가 글로벌 시장에서 하나의 통화로 제도화 될 시점을 가늠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인류가 짐승의 수준을 벗어나던 때 불씨를 다루는 방법을 찾았던 '유레카!'와 유사하다. 비트코인 열풍에서 기회의 냄새를 맡은 일본 금융청이 독자적인 가상화폐 개발에 들어갔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니 당장 표면적 현상에 집착하지 말라. 현재 거래 되는 가상화폐는 이미 여러 종에 이른다. 비트코인을 선두로 이더리움, 이더리움 클래식, 리플, 라이트코인, NEM, 대시, IOTA, 비트쉐어, 모네로 등이다. 지금은 학습 차원에서 소액투자 하거나 거래에 참여하는 호기심 정도가 적절해 보인다.

그래도 굳이 어디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겠느냐고 물으신다면.

그 대답은 이 모든 신종 유사화폐들의 기반, 바로 ‘블록체인’ 기술에 투자하라고 권하겠다. 블록체인 기술의 진화과정과 새로운 종들에 주목하라.

사극영화 '관상'에서 마지막에 주인공 김내경은 '파도는 보았지만 그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은 보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중요한 것은 아이템, 기술이 그려내는 파도가 아니라 사람의 속도, 제도의 속도, 관습의 속도와 어우러지는 바람인데 그것은 시장선점을 이루는 시대의 운과 전략에 달려 있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필자 최영일 평론가

-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사회학 박사 과정 수학

- 각종 미디어에서 정치, 시사, 경제, 문화 영역을 넘나들며 비평

- 현 경희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공공소통전략연구소 대표

- 국회재단 한세정책연구원 정책정보실장, (주)네트로이십일 대표이사, (사)한국글로벌커머스협 회 부회장 역임

- 뉴시안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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