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전문가 칼럼=기영노 평론가] 2018년 2월9일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본격적으로 국내 봉송이 시작되면서 9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평창 올림픽은 무려 5명의 대통령을 거쳤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의 꿈이 처음 태동 될 때는 김대중 대통령이었다.

1998년 11월23일 국무회의에서 당시 신낙균 문화광광부장관은 2010년 무주 전주 동계올림픽 유치 계획을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전라북도가 국제올림픽위원회 즉 IOC에 유치신청서를 제출할 때 성공적인 개최 지원을 약속하는 정부보증서를 발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0년 동계올림픽은 개최 7년 전인 2003년 IOC 총회에서 결정되며 유치 신청서는 2002년까지 제출해야 했었다.

이후 무주 전주가 국내 경쟁에서 평창에 패했지만, 우리나라의 동계올림픽 유치 의지는 변함이 없었다.

평창 올림픽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두 번의 실패를 거듭한다.

2003년 7월 첫 번째 도전에서 1차 투표에서는 평창이 밴쿠버에 51대40 11표를 앞섰지만 2차 투표에서 잘츠부르크(16표)를 대거 흡수한 밴쿠버가 56표를 획득했고, 평창은 53표에 그쳐 3표 차이로 탈락했다.

2007년 7월에 있었던 두 번째 도전은 IOC 위원들의 지지 도시 조사에서 평창이 잘츠부르크에게 앞서고 있어서 당연히 될 줄 알았다.

그러나 뒤늦게 뛰어든 소치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듣도 보도 못한 러시아의 조그만 도시가 갑자기 부각된 것이다.

당시 개최지 선정 IOC 총회가 열리던 과테말라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현지에 날아서 지지운동을 펼쳤다.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국가의 새로운 리더로 떠오른 러시아의 푸틴이 달러 보따리를 싸 들고 현지를 방문해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1차 투표에서는 평창 36, 소치 34 그리고 잘츠부르크 23으로 역시 과 반 수를 넘는 도시가 없어서 2차 투표로 넘어갔다.

평창은 이번에도 소치에 47대51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명박 대통령 때 유치 성공

2012년 7월 이번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나섰다.

노 대통령의 재수를 포함해서 이 대통령 재임기간에 3수에 도전 한 것이다.

평창은 2차 투표까지 가면 유럽 표들이 유럽도시를 밀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간파하고 아예 1차 투표에서 결판을 내기로 작전을 세웠다.

평창은 1차 투표에서 95표 가운데 무려 63표를 획득, 안시(프랑스)와 뮌헨(독일)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삼수에 성공 했다.

결국 평창 동계올림픽은 김대중 시절 태동되었고, 노무현 시절 두 번의 실패, 이명박 시절에 성공 그리고 탄핵된 박근혜 대통령의 본격적인 준비기간을 거쳐서 신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까지 모두 5명의 대통령이 관계 되었다.

그러나 평창 올림픽은 불행하게도 성공 보다는 실패의 가능성이 더 높다.

올림픽이 성공하려면 4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첫 째 안전올림픽이 되어야 한다.

1972년 뮌헨 올림픽 ‘검은 9월단 사건’으로 선수촌에 팔레스타인 무장 저항단체를 자칭하는 무장괴한이 침입해 이스라엘 선수단 9명 등이 무참히 사살된 이후 올림픽 같은 메가 스포츠 행사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안전올림픽이다.

두 번째 경기진행이 매끄러워야한다.

올림픽은 약물, 심판매수 등으로부터 끊임없는 위협을 받아오고 있다. 특히 동계올림픽 가운데 활강 등의 알파인, 루지 등 슬라이딩센터 종목은 맨몸으로 100km 안팎의 스피드를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위험이 따른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 개막 직전 조지아의 루지 선수인 노다르 쿠마리타슈빌리 선수가 훈련 도중 썰매에서 튕겨나가 철 기둥에 부딪혀 사망하는 사고가 대표적인 경우다.

세 번째는 개최국의 성적이다. 개최국 성적이 부진하면 관중동원에도 영향을 미칠 뿐 만 아니라 대회 기간 동안 올림픽 열기도 달아오르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8개로 종합 4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최민정, 심석희, 임효준 황대헌 선수 등이 상승세를 타고 있고,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승훈 김보름 등이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어서 ‘금메달 10개 안팎’으로 종합 3위 이내의 성적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네 번째, 가장 중요한 올림픽 이후 ‘경기장 활용문제’는 IOC에서 지적하는 ‘하얀 코끼리(무용지물)’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아무리 앞의 3가지 조건을 충족시킨다 하더라도 실패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강릉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 정선 알파인 경기장 그리고 개, 폐회식이 치러질 올림픽 플라자는 아직 사후 관리 주체가 결정되지 않았다. 그 밖의 경기장도 대회 이후 ‘돈 먹는 하나’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박근혜 대통령 단독 개최 천명

“평창 올림픽 분산 개최 논의는 의미가 없습니다.”

지난 2014년 12월15일 비선실세 최순실의 영향을 받고 있던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이 한 마디에 평창올림픽은 단독개최로 최종 결정되었다.

그에 앞서 12월9일 IOC는 ‘어 젠다 2020’을 총회에서 통과 시켰다.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많이 드는 올림픽 단독 개최에 억매이지 말고, 2015년 3월까지 단독 또는 분산개최를 논의하라는 것이었다.

당시 국내 분위기는 슬라이딩센터 종목은 일본 나가노에서 그리고 알파인 종목은 무주, 피겨종목은 서울에서 분산개최 하면 개최비용이 대폭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고려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분산 개최에 대해서 얼마나 고민을 했는지 몰라도, 단독개최를 선언하면서, 이제 평창 올림픽이 끝난 후 각 경기장은 강원도민의 주머니를 축내는 ‘하얀코끼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것이다.

당시만 해도 최고 수준의 권한과 책임을 담았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 값’을 톡톡히 치르게 되는 것이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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