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중 청와대 만찬 식탁에 오른 ‘독도 새우’가 요즘 뜨거운 감자다. 독도 인근 수심 200~300m 심해에서 자라는 독도새우는 현지에서는 꽃새우, 홍새우, 도화새우로도 불린다. 주로 통발을 이용, 소량만 잡히기에 꽤 고가로 판매되는 귀한 새우다.

이 독도새우가 국빈으로 한국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만찬 메뉴 중 하나로 올랐다가 졸지에 한일간 민감한 외교갈등의 주인공이 됐다.

독도의 영유권을 놓고 첨예한 분쟁 상대국인 한일간에 의도치 않은 갈등의 매개가 된 것이다.

일본과 수십여년간 지리멸렬하게 다투고 있는 독도의 영유권 문제는 재론할 것도, 일고의 여지도 없는 우리 땅이라는 것이 팩트이고 역사적 진실이다. 우리로서는 더 이상 논란거리도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현실은 안타깝게도 국제 사회에서 우리땅으로 확고부동하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우리보다 우위의 국력을 이용한 일본의 전방위 외교전으로 상당 수 세계 유수의 지도와 기관자료에 독도가 일본 땅으로 기록 돼 있다. 일본은 자국의 교과서에도 독도를 자국 땅으로 기술하며 미래세대에게 교육하고, 이를 노골화하고 있다.

한미일 3국간 입장도 엇갈린다. 특히 미국의 입장은 난처함 그 자체다. 미국은 일본과 군사적.경제적 밀접도에 있어 한국과 비교해 최우방국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우리와는 한국동란 때는 혈맹국이요, 그 이전부터 오랜 우방국의 관계를 쌓아온 관계다. 미국이 독도 영유권 문제를 놓고 쉽사리 한국과 일본 어느쪽 손도 들어줄 수 없는 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의 만찬 메뉴로 ‘독도새우’가 오른 데는 나름 청와대의 세심한 의도가 깃들어 있다. 미국 대통령으로서 25년만에 한국을 국빈방문한 트럼프에게 가장 한국적인 토속음식과 특별식을 대접한 것이요, 동시에 독도가 우리 땅임을 은연중에 알리고 독도 영유권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기대한 부분이 컸다.

 

그러나 일본은 이를 간과하지 않고 곧바로 공식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국빈 만찬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초대된 것과 독도새우를 사용한 메뉴가 포함된 것에 대해 강경화 외교부장관에게 항의했다.

또 스가 요시히데(管義偉) 관방장관도 정례 브리핑에서 '독도새우 메뉴'와 관련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북한 문제에 대한 대응에 있어 한·미·일의 연계 강화가 요구되는 가운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움직임은 피할 필요가 있다"면서 독도새우 문제를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독도새우가 단순한 식재료 이상의 엄청난 외교적 갈등과 파장을 불러온 셈이다.

일각에서는 독도 영유권 문제가 민감한 사안이니, 트럼프 만찬식으로 독도새우를 올린 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우리땅에 나는 우리 식재료를 귀한 손님에게 대접한 게 문제가 된 현실이 억울할 뿐이다.

냉정히 보면 일본의 외교 라인을 통한 재빠른 반발은 과민반응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동안 세계 곳곳에 국력을 무기 삼아 독도를 자기 땅으로 왜곡홍보하고, 로비해온 것에 비하면 우리로서는 최소한의 홍보를 한 것뿐이다.

이번 독도새우 논란이 우리국민에게는 더 끈끈한 독도사랑의 촉매가 되길 바란다. 또 일본과 세계인에게는 독도가 어느 나라 땅인지 확실하게 인식되는 계기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오히려 ‘독도새우’ 문제가 공론화 돼 전 세계인의 독도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도화선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완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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