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날아오르는 제주항공의 비행기 사진. 원화강세와 유가하락에 항공주가 17일 강세다. 그 중 제주항공이 기대되어진다는 분석이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송범선 기자] 원화 강세와 유가 하락으로 인해 항공업체들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어 항공주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환율, 유가 호재에 이어 정부의 관광산업 정책 지원이 항공업체에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중 협의문 발표 등에 의해 앞으로 중국 단체 관광이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은 항공업체에 좋은 소식이다. 이에 항공주 투자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7일 대한항공(+6.44%), 제주항공(+5.03%), 아시아나항공(+8.51%) 등 대부분의 항공주들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17일 원·달러 환율은 1100원선이 무너진 채 출발했다. 이는 원화 강세 때문이다. 환율 출발가가 110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9월29일 1092원 이후 약 1년2개월 만이다. 전날 종가기준인 1101.4원보다 더 떨어져 연저점을 재차 경신한 수치다.

환율이 하락하면 일반적으로 항공주에 긍정적이다. 원 달러 환율이 1200원에서 1000원으로 떨어진 경우, 외국 여행을 떠나기 좋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써야 할 1달러에 1200원을 써야 하는 것을 1달러에 1000원만 사용해도 되므로 외국으로 떠나는 한국인은 상당히 이득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이 많아지고 이에 국내 항공사들의 수익성이 좋아지게 된다.

최근 환율 하락의 원인으로는 국내외 상황이 있다. 그간 잠잠해진 대북리스크 등 원화 상승세로 원·달러 환율은 수개월째 하락세를 이어온 바 있다. 또 근래 수출 호조 등 국내 경제 회복세도 원화 강세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원화강세의 시작점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차기 의장에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제롬 파월 연준이사가 지명되면서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완화적 통화정책의 분위기가 탄력을 받고 있는 데다 제롬 파월 지명자의 성향을 고려할 때 앞으로 지속적으로 원화가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한국과 캐나다의 통화스와프 협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6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캐나다중앙은행은 캐나다 오타와에서 원화-캐나다달러화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이번 협정은 한도와 만기를 특정하지 않은 상설 협정이다. 캐나다 달러화가 6대 기축통화 중 하나라는 점에서 우리나라로선 금융위기 시 활용가능한 강력한 외환 부문의 안전판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우리 경제의 대외 신인도를 높여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태게 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원·달러 환율과 관련 "간밤에 국제금융시장을 보니 달러화 약세로 이런 현상이 국제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면밀히 보면서 과도한 쏠림현상이 없는지 시장 모니터링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점도 항공업체에 호재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3%(0.19달러) 하락한 55.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항공기는 원유를 재료로 사용해서 하늘을 날아간다. 따라서 최근 흐름과 같이 원유 가격이 떨어지면 재료비 절감효과에 항공업체 수익성이 좋아진다는 분석이다.

16일 경기 고양시 소재 킨텍스에 마련된 ‘제주항공 항공안전체험부스’를 방문한 참가자들이 구명복을 직접 착용해보고 있다. 사진=제주항공 홈페이지

전문가들은 많은 항공주들 중 제주항공을 긍정적으로 꼽았다.

최근 제주항공의 주가는 크게 상승해서 항공주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섰다. 1위 대한항공과는 아직 차이가 나지만 기존 항공주 2위 아시아나 항공을 재치고 올라섰다는 것에는 수익성이 뒷받침했다.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에 따른 중국 노선 감소로 최근 항공주들의 매출은 대부분 줄었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노선 다변화 전략을 통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제주항공은 항공로를 다양화 해 어느 한 국가에만 치우치지 않는 방침으로 매출 구조에 안정적이란 분석이다. 일단 제주항공은 지난 9월 새롭게 취항한 인천∼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본, 동남아 노선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나트랑·호찌민 등 베트남 노선을 집중적으로 늘리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4분기에도 10월 추석 전후로 10일간의 황금연휴 때 올라간 매출이 포함돼 지난해보다는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보통 비수기로 분류되는 4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로 나오게 되면 1조 클럽에 가입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풀이된다.

17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3분기 4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5.9%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20.3% 증가한 2666억원, 당기순이익은 12.7% 증가한 321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1~3분기(1월~9월) 누적 매출액은 31.9% 증가한 7348억원, 영업이익은 54.1% 증가한 839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42.4% 증가한 642억원으로 나타났다.

PBR은 3.27, PER 16으로 다소 고평가됐으나 여타 항공사에 비해 성장성이 두드러져 향후 기대해 볼수 있다는 전망이다.

11월 비수기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지 여부와 치솟고 있는 국제 유가 등이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11월 비수기동안 제주항공의 여행객 수와 항공편 등을 계산해 본 후 투자에 임하기를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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