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이 23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017 금융위원회 회계개혁 TF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핵심감사제 전면 도입, 표준감사시간제 도입, 상장회사 회계담당자 실명제 도입 등에 대한 논의가 상당 부분 마무리됐다고 밝혔다.(제공=뉴시스)

[뉴시안=홍성완 기자] 금융당국이 감사인의 역할이 왜곡된 재무제표의 정정에 그치지 않고 기업 전반의 경영리스크를 평가‧공시하는 데까지 확대하는 핵심감사제를 전면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기업이 재무제표에 중요 경영리스크를 적정하게 공시했는지 여부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무도 강화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3일 이 같은 내용의 ‘2017 회계개혁’ 태스크포스(TF) 활동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TF는 10개 추진과제 중 ▲핵심감사제 전면 도입 ▲상장회사 회계담당자 실명제 운영 ▲감사인 지정제 개선 ▲표준감사시간제 등 4건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중 핵심감사제 도입에 대한 논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핵심감사제는 감사인이 ‘회사의 재무제표 또는 경영 전반에 핵심적으로 유의해야할 사항’을 중점 감사하고, 그 구체적인 내용을 감사보고서(감사보고서 앞 부분의 KAM을 위한 별도의 작성란)에 기재하도록 하는 제도다.

2015년 1월 국제감사기준에 도입된 핵심감사제는 현재 영국 등 유럽, 싱가포르 등이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현재 수주산업에 한해 운영하고 있다.

핵심감사항목의 예를 들면 유동성 부족 등 부정적인 자금동향, 거래처의 채무 또는 약정 불이행, 중요 자산 처분, 노조 파업, 특허 만료, 정부규제 변화 등 계속기업의 불확실성 관련 사항과 금융자산 공정가치 평가, 무형자산의 손상평가 등 추정 불확실성 리스크, 회계기준 개정에 따른 수익인식 리스크 등이다.

또한 외부감사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외부감사 계획부터 감사보고서 발행까지 전 단계에 걸쳐 감사인과 내부감사기구 간 커뮤니케이션을 의무·공식화하고, 감사인은 핵심감사항목 선정 시 반드시 내부감사기구와 논의해야 한다.

핵심감사제아 관련해 기업이 재무제표에 중요 경영리스크를 적정하게 공시했는지 여부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무도 강화된다.

기업의 존속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징후를 감사인이 발견한 경우에 감사인은 회사의 소명을 듣고 계속기업의 불확실성이 없다고 판단(Close call)하더라도, 관련 징후 등을 기업이 제대로 공시했는지를 평가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핵심감사제 도입 시기는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은 2019년에 작성하는 2018년 사업보고서부터 적용되며 자산 1000억원 이상 기업은 2019년, 전체 상장사는 2020년 사업보고서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금융당국은 또 감사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일정 시간 이상의 감사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표준감사시간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표준감사시간제도 도입에 따라 공인회계사회는 업종 등을 기준으로 '표준감사시간'을 정하며, 외부감사를 받는 모든 기업들은 이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공인회계사회는 표준감사시간 미준수에 대한 자체 징계기준을 마련하고 징계결과를 금융위에 보고하게 된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상장회사 회계담당자 실명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경영진의 분식회계 요구 등에 의한 회계담당 임직원의 책임성을 높이고, 중소형 기업의 회계역량 제고를 지원하기 위해 기업 회계담당자 현황을 투명하게 공시하고 관린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실명제 도입에 따라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보고서 상 회계담당자 공개범위가 확대되고, 의무적으로 회계 관련 경력(근무연수 등), 교육실적 등 회계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도 함께 작성해야 한다.

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는 각각 회원사의 회계담당자 정보 데이터를 관리‧공개하면서 관련 현황 분석 자료를 제공하고, 각 협회에 중소형사 및 신규상장사 회계담당자의 교육지원 및 회계자문을 할 수 있는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회계개혁 TF의 다음 4차 회의는 다음날(24일) 곧이어 개최되고, 12월까지 격주 단위로 회의를 개최하는 한편, 논의결과는 12월 중 과제별 순차적으로 발표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