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최영일 편집 자문위원/시사평론가] 올해 경제성장률이 3%를 넘길 것은 다수 대내외 전문기관에 따르면 확실해 보인다. 6년여 저금리 기조도 먼지를 털고 올랐다.

이 타이밍은 난코스에서 저속주행을 하던 우리경제라는 수레바퀴가 신나게 시동을 걸고 질주하여 땅을 박차고 올라야 할 기회이다. 그런데 이 바퀴를 붙들고 늘어지는 뻘이 나타났으니 이름하여 정치다. 참 못난 정치가 아닐 수 없다. 여전히 시대착오적으로 제 기득권 지키겠다고 국민경제를 통째로 볼모로 잡으려 한다.

달라지지 않았는데 달라진 것들

혁신성장전략회의가 있었다. 형식적으로는 대통령 메시지에 이어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김상곤 사회부총리가 혁신에 대하여 경제구조와 인재개발 측면에서 인상적인 프레젠테이션을 펼쳤다. 양김 부총리의 강연에 가까운 발표에서 각각 인상적인 대목이 있었다.

먼저 김동연 부총리는 혁신성장의 개념이 모호하다는 세간의 지적을 의식한 듯 "개념이 중요합니까? 혁신의 결과가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속되게 들릴지 모르지만 필자가 이 말을 오랜 전통적 표현으로 바꾸어 번역하겠다.

꿩 잡는게 매다.

때론 훌륭한 사냥법을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과정을 분석하고 방법론을 정립하는 치열한 논쟁이 필요할 때가 있다. 고도화 된 현대문명에서는 이것을 잘 하라고 아카데미의 영역이 발달되어 있다.

정부, 국민, 그리고 시장의 영역에서는 부의 가치가 새롭게 창출되고 확산되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은 더더욱 절실히 중요하다.

김상곤 부총리는 혁신인재에 대해 세 인물을 사례로 제시하였다.

가수 싸이, 이연복 셰프,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사진이 나란히 등장했다.

이 대목에서 눈에 띄는 인물이 싸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MB정부 말 글로벌 대박을 쳤다. 그리하여 싸이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서 무대에 올라 말춤을 춘다. 박 전 대통령은 창조경제에 대한 설명이 막힐 때 마다 싸이를 창조경제의 실사례로 거론하였다.

그런데 정권교체를 이룬 문재인정부에서도 싸이?

사실 싸이는 죄가 없다. 넘치는 똘끼로 혁신과 도전을 하다가 싸이 스타일이 세계적 시류에 흥미를 던졌고, 세계인은 반응 했을뿐이다. 이 싸이를 아무 것도 하지말라는 권위주의가 창조경제라는 이름 하에 박제로 만들었다. 강남구에 있는 말춤 손동작을 표현한 거대한 동상처럼 말이다.

싸이는 같은 싸이인데 시대가 달라졌다. 고인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제 창조경제의 허울을 썼던 우상들이 창조적으로 파괴 되어야 한다. 그래야 혁신이 산다.

달라져야 하는데 달라지지 않는 것들

2018년도 정부예산안이 국회 법정시한을 넘겼다. 솔직히 대충 생각하면 이런 일은 과거에도 왕왕 있었다. 내년은 아직 20여일 남았는데 그깟 법정시한 하루이틀 지나는데 뭐 대수랴?

그래, 예산안의 내용을 국민을 위한 다양한 시각에서 합리적 비판성을 가지고 치열하게 다투어 다듬어 나가는 국민의 의회라면 용서해줄 수 있겠다. 그게 아니니까 문제다.

지난 월요일 아침, 모 방송사 뉴스에 나가 법정시한을 이틀 넘긴 예산안 관련 논평을 했다.

앵커가 첫 질문을 한다.

"예산안 처리 지연의 쟁점은 큰 정부, 작은 정부에 대한 여야 시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맞습니까?"

필자의 답.

"전통적 국가재정론에 대한 이론적 해석은 그렇습니다만 (보수정부였던) 지난 정권도 큰 정부, 큰 예산을 추진했고, 과거 좌우, 진보-보수의 정부예산에 대한 입장이라기 보다는 오직 정쟁과 정략적 시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달라져야 할 정치가 여전히 달라지지 못하고 있음으로 물질적, 정신적 삶을 지속적으로 고양해나가야 할 국민들의 삶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

이건 아시아적 전통에서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모토로 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한줌 내 기득권, 더하여 나아가 집권 가능성만을 생각하며 내 세력을 유지하고 넓혀 보겠다는 알량한 모리배의 정신상태에 다름 아니다.

그런다고 기득권이 유지되고 권력이 가까워지기는 커녕 국민 짜증을 유발하는 몽니일 뿐임을 알 사람은 다 아는데도 말이다.

지금이야말로 지난 10년간 동굴에서 웅크리고 동면해야 했던 위축에서 벗어나 혁신과 도전에 나서야 하는 앙트르푸르너십(기업가정신)을 솟구쳐 올려야 할 타이밍이다. 기업가정신을 최고조로 고양시켜 '끼'업가정신으로 끌어올려야 할 때인 것이다.

창조적 파괴와 파괴적 창조가 교차하며 이륙과 비상을 위한 동력의 RPM을 극대화 해야 할 때 가장 나쁜 것은 무엇인가?

시대착오적인 권위주의이다. 너무 고상하게 말했나? 도래하는 미래를 막는 꼰대근성이다. 구 기득권 층의 자기중심주의이다. 이 장애물을 빨리 치우지 못 하면 또다시 10년만의 타이밍을 놓친다. 상승의 기회를 상실할 것이다.

달라지지 않은 것 같은데 달라지고 있는 것들의 본질을 파악해서 달라져야만 하는데 달라지지 않고 있는 것들을 걷어내야 한다.

그래야 우리 공동체의 경제생태계가 산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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