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의 디젤동차. 사진=뉴시스

[뉴시안=송범선 기자] 현대로템이 이란 철도청과 지난 2일(현지시각) 약 9293억원 규모의 디젤동차 450량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혀 강세를 보이고 있다. 4일 현대로템은 고점 +6.97%까지 상승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현대로템은 이번 계약을 통해 이란 국영 철도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6년간 디젤전동차 450량을 제작하게 된다. 이는 현대로템이 중동지역에서 수주한 사업 중에서 최대 규모로 현대로템의 매출액 대비 31.1%에 해당한다.

디젤동차는 일반 도로에서 달리는 자동차가 아니라 철도 위에서 운행되는 기차다. 전기로 가는 것이 아니므로 전철(전동차)는 아니다. 디젤동차는 별도 전력 공급 없이 디젤유로 구동되는 차량이다. 이는 교외선 운행구간이 길고 황무지와 사막 구간이 많아 선로에 가선 설치가 어려운 이란 철도 환경에 적합하다.

현대로템은 PBR 1.14로 자산대비 저평가지만, PER 72.57로 수익성 대비 고평가 상태다. 부채가 168%로 다소 많고, 유보율이 낮은 편이라 현금흐름이 좋지 않다. 따라서 이번 이란과의 계약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인지 확인하고 리스크 관리와 함께 투자에 임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현대로템의 주가 추이. 차트=하나금융투자

현대로템은 지난 2004년 이란 디젤동차 150량을 수주해 2007년부터 납품을 진행했으나 2010년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사업이 난항을 겪었다. 제재 기간 동안 현대로템은 영업운행을 지원하며 이란에서의 신뢰를 쌓았다.

현대로템은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지난해 5월 이란 철도청과 신규 디젤동차 150량 공급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이후 사업 규모 확대로 이번 450량 확정 계약으로 이어지게 됐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란 제재 기간 동안 현지와의 협력 관계를 지속해서 유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작년에 체결한 MOU가 실제 계약까지 이어졌다"면서 "두터운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중동지역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 이란 철도시장 공략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로템은 지난 1984년 디젤기관차 20량을 납품하며 이란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래 2004년 디젤동차 150량 등 이번 사업까지 합쳐 이란 시장에서 총 620량을 수주했다.

이번에 수주한 디젤동차는 3량 1편성으로 약 960km의 이란 교외선 구간에서 운행될 예정이다. 450량 중 150량은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며, 나머지 300량은 이란 철도차량 제작사인 IRICO사와 협력해 현지에서 최종 조립 후 납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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