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이민정 기자] 전국 전셋값이 5년여만에 하락 전환한데 이어 3주 연속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2000년 이후 최대 입주물량이 쏟아진다. 미국 금리인상에 이어 국내 금리인상 가능성도 높아 전셋값 하락세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14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11일 기준 전국 전셋값은 0.05%하락했다. 전주(-0.02%)보다 하락폭이 두배 이상 확대됐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달부터 보합세를 보이다 그달말께 하락 전환했다. 이같은 하락세는 약 5년3개월만에 처음이다.

전국 평균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데 이어 이달 초에는 견고할 것 같았던 수도권 전세가격 마저 하락 전환했다. 이후 매주 전셋값 하락세는 확대되고 있다.

이번주에는 특히 입주물량이 집중된 수도권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이번주 수도권 전세가격은 전주(-0.01%)보다 하락폭이 커져 0.05% 떨어졌다.

이는 경기에 입주물량이 크게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경기지역에 2만4821가구 신규 입주물량이 공급됐다. 전월(1만2713가구)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달 기준 전국에서 두번째로 물량이 많은 인천(6707가구)와 비교해도 4배에 달한다.

입주물량 증가 여파로 이번주 경기지역 전셋값은 0.10% 하락했다. 전주(-0.04%)보다 하락폭이 두배 넘게 커졌다. 반면 인천은 전주보다 0.01%포인트 축소된 0.03%하락했다.

수도권에서도 서울(0.03%)은 여전히 상승세다. 하지만 계절적 비수기와 인접한 수도권 입주물량 증가 등의 여파로 전주(0.03%)보다 상승세가 축소됐다.

서울 강북권(0.01%)은 역세권 직주근접 수요로 종로구와 동대문구에서 상승한 반면 인근 택지지구인 갈매지구와 다산신도시 등으로로 수요가 분산되면서 노원구에서는 하락 전환했다.

강남권(0.05%)은 학군수요가 꾸준한 강남구와 양천구에서는 상승한 반면 구로구와 관악구는 보합, 강동구는 하락했다.

지방(-0.05%) 역시 하락폭이 커졌다. 부산은 신규주택 공급이 많은 지역과 조정대상지역 위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는 신규주택이 공급되면서 하락 전환했다. 강원은 전세매물 누적 여파로 하락폭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시도별 전세가격은 세종(0.20%), 광주(0.05%), 전남(0.04%) 등은 상승한 반면 대구와 충북은 보합했다. 경남(-0.24%), 충남(-0.18%), 울산(-0.12%) 등은 하락했다.

내년에는 전셋값 하락세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이보다 입주물량이 더 쏟아지는데다, 금리인상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44만여가구다. 이는 부동산114가 2000년 이후 입주물량을 집계한 이래 최다치다. 전국 아파트 재고 물량 대비 4.50%에 해당된다.

경기에서는 입주물량이 특히 몰리는 화성시와 김포시, 시흥시 등 외곽지역에서 전셋값 약세가 예상된다. 지방에서는 대구와 부산, 대전 등을 제외한 지방 광역시에서 하락할 전망이다.

심지어 세종은 재고 아파트 대비 18%에 해당하는 1만4000여가구에 달한다. 충북은 재고아파트의 7.44%에 달하는 2만2488가구가 입주한다. 이 비율은 경남 6.39%, 경기 6.22%, 강원 6.04% 순이다. 이처럼 재고아파트 대비 입주물량이 많은 세종과 충청, 경상권역은 역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만큼 국내에서도 금리를 한차례 이상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초저금리 시대가 계속되면서, 집주인이 기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월세화'현상이 가속화했다. 역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집주인들의 월세전환이 이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