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노은지 편집 자문위원/KBS 기상 캐스터] 세계지도를 펼쳐보면 태평양 가운데를 지나는 선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날짜변경선’인데요. 바다 가운데를 지나는 이 선을 기준으로 지구촌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날짜변경선의 오른쪽은 ‘어제’, 왼쪽은 ‘오늘’입니다. 날짜변경선 오른쪽에 붙어 있는 곳은 하루를 가장 늦게 마무리하는 곳이고요. 왼쪽에 붙어있을수록 하루를 가장 먼저 시작하는 곳이죠.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2018년을 가장 먼저 시작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날짜변경선을 눈으로 따라가다 보면 좀 애매해집니다. 일직선으로 내려가던 날짜변경선이 태평양의 작은 섬들을 만나면서 들쭉날쭉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날짜변경선이 일직선일 필요는 없습니다. 날짜변경선은 그 지역의 문화, 사회적 여건에 따라서 옮길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남태평양 섬나라들의 날짜변경선이 들쭉날쭉한 이유는 ‘새해 첫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라는 매력적인 이름을 얻기 위해 경쟁 때문이기도 합니다.

남태평양의 섬나라들은 저마다 ‘새해 일출 1호’를 주장하는데요. 보통 가장 먼저 새해를 시작하는 곳으로 ‘적도의 나라 키리바시의 라인 제도’와 ‘사모아’를 꼽습니다. 

원래 키리바시는 날짜 변경선 한가운데 있었는데요. 1995년 테부로로 티토 대통령이 날짜변경선을 섬 오른쪽으로 잡아당겨 뉴질랜드의 채텀제도를 22분차로 제치고 가장 먼저 새해가 시작되는 곳이 됐습니다. 

사모아는 원래 날짜변경선 오른쪽에 맞닿아 있어 세계에서 가장 늦게 해가 지는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2012년 날짜변경선을 섬 오른쪽으로 옮기면서 가장 먼저 새해를 맞는 곳이 됐습니다. 날짜변경선을 옮기면서 사모아는 호주와의 시차가 21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었고요. 뉴질랜드와의 시차는 23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었습니다. 날짜변경선을 살짝 옮겼을 뿐인데 하루라는 시차가 생겨버렸죠. 

우리나라에서는 독도에서 새해 첫 해가 떠오릅니다. 1월 1일 7시 26분 독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기 시작하겠고, 7시 31분 울산 간절곶과 방어진을 시작으로 육지에서도 일출을 볼 수 있겠습니다. 서울에선 7시 47분에 새해 첫 해가 뜨겠습니다. 

가는 한 해가 아쉽긴 해도 새해가 반가운 건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새해 해돋이 계획 세우신 분들 많이 계실 텐데요. 보통 일출 30분 정도 전부터 주변이 밝아지기 시작하니 해 뜨는 모습을 놓치지 않도록 준비하셔야겠습니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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