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노은지 편집 자문위원/KBS 기상 캐스터] 디즈니 영화 “겨울 왕국” 기억하시죠? 영화 음악이었던 “Let it go(렛 잇 고)”는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의 단골이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갑자기 영화 얘기를 꺼낸 건 이 영화의 주인공 ‘엘사’ 때문입니다.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주 경찰이  ‘엘사’ 수배령을 내렸는데요.  최근 미국의 혹독한 한파를 일으킨 용의자로 ‘엘사’를 지목했기 때문입니다. 공개수배 된 ‘엘사’의 현상금으로는 무려 1억 달러, 우리 돈으로 1천억 원이 달렸습니다.

오죽 추웠으면 그랬을까요. 요즘 미국은 말 그대로 겨울왕국입니다.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 때부터 기류가 심상치 않더니 100년 만의 한파로 미국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웬만해선 얼어붙지 않는 나이아가라 폭포가 얼어붙었고요.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선 바닷물이 얼면서 상어가 동사 한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남부 플로리다에선 약 30년 만에 눈이 내리기도 했습니다. 강한 눈 폭풍 이른바 ‘폭탄 사이클론’까지 겹치면서 미 동부 연안은 바닷물이 밀려와 홍수가 발생했고, 강풍으로 항공편은 줄줄이 취소됐습니다.  

북미의 혹독한 한파의 원인은 아이러니하게도 뜨거워진 지구 탓입니다. 지난해 12월 북극 빙하 면적은 1175만㎢로 위성 촬영을 시작한 1979년 이래 역대 둘째로 적었습니다. 가장 적은 면적은 2016년 12월이었으니 최근 들어 북극의 기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기온이 높아지면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둬두는 제트기류의 흐름이 약해집니다. 원래 구불구불 힘차게 흐르던 제트기류의 힘이 약해지면 흐름이 느슨해져 아래쪽으로 쭉 내려오는데요. 그 때,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와 북극한파가 몰아칩니다. ‘폭탄 사이클론’ 역시 지구온난화 때문인데요. 북극에서부터 내려온 찬 공기가 대서양의 따뜻한 공기와 만나 강력한 겨울 눈 태풍이 만들어졌습니다. 
  
지구 반대편 이야기지만 그게 곧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말 우리도 한파를 겪었죠. 그 때에도 북극한파라는 말이 뉴스에 등장했는데요. 미 대륙을 휩쓸고 있는 북극한파가 이번엔 우리나라 쪽으로 밀려내려 오겠습니다. 오늘(8일) 밤, 다시 전국에 눈이나 비가 내린 뒤 내일(9일)부터는 한파가 시작되겠습니다. 내일은 낮에도 서울 -1℃로 영하권에 머물겠고, 수요일 아침엔 -9℃, 목요일엔 -12℃, 금요일엔 -13℃도까지 떨어지겠습니다.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강원도는 주 후반에 -20℃안팎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구가 뜨거워질수록 겨울은 더 차가워지고 있는데요. 추위 대비를 단단히 해두셔야겠습니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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