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노은지 편집 자문위원/KBS 기상 캐스터] 가상화폐가 뜨거운 감자이긴 한가 봅니다. 경제학자가 아닌 기상학자까지도 가상화폐 문제를 거론했는데요. 바로 가상화폐가 심각한 대기오염을 초래한다는 겁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는 어려운 수학 연산을 풀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이른바 가상화폐 채굴 작업엔 여러 대의 컴퓨터가 쓰이는데요. 채굴공장엔 보통 수천에서 수만 대의 컴퓨터가 작업 중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선 막대한 양의 전력 소비가 이루어지는데요. 디지털 통화 전문 웹사이트인 디지코노미스트의 '비트코인 에너지 소비 지수(Bitcoin Energy Consumption Index')에 따르면 매년 약 32TW(테라와트), 미국 300만 가정의 전기 사용량과 맞먹는 전기를 쓰고 있습니다. 

전기료가 저렴한 중국에 가상화폐 채굴 공장이 많이 생겨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중국의 전력생산 방식은 석탄을 연료로 하는 화력발전이라는 건데요. 가상화폐 채굴을 위해 석탄을 태워 만든 전기를 쓰고 있어 가상화폐가 대기오염을 악화시킨다는 거죠. 

물론 가상화폐 채굴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가설은 과장이라는 반박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대기오염은 우리와 뗄 수 없기에 이런 뉴스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데요. 국립환경과학원의 수도권 미세먼지 분석 결과,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의 미세먼지중 절반 이상이 국외 미세먼지였고, 그 중 1,2월에는 국외 미세먼지가 무려 70%에 육박했습니다.

사실 겨울은 미세먼지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11월부터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기 시작해서 2월에 최고조에 달합니다. 겨울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이유는 계절적 특성과 중국의 영향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겨울은 비가 자주 내리지 않아 먼지가 잘 씻기지 않는데다가 대기가 정체되어 있는 날이 많아 미세먼지가 잘 흩어지지 못합니다. 또 겨울이 되면 서풍 계열의 바람이 자주 부는데요. 이 바람을 타고 중국의 오염 물질이 우리나라로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특히 석탄 연료를 사용하는 중국의 난방시기와 겹치면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로 들어와 겨울이면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기오염 문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가 중 가장 심각합니다. 최근 OECD의 '2017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PM 2.5) 평균 노출도는 27.9㎍/㎥로 41개국 중 가장 나빴고, OECD 평균 13.9㎍/㎥의 두 배 수준이었습니다. 
 
오늘도 수도권과 영서, 충청의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단계가 예상됩니다. 찬바람이 잦아들어 당분간 추위 걱정은 덜해도 되겠지만 대기가 안정돼 있는데다 서풍을 타고 중국발 미세먼지가 날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세먼지 예보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주세요.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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