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트웨인. 사진=픽사베이
마크 트웨인. 사진=픽사베이

[뉴시안=송범선 기자] "10월은 주식 투자를 하기에 특별히 위험한 달이다. 7월과 1, 9월과 4, 5월과 3, 6월과 12, 8월과 11, 그리고 2월도 그렇다.”

<톰소여의 모험>으로 유명한 미국이 자랑하는 작가 마크 트웨인(1835. 11. 30. ~ 1910. 04. 21.)의 말이다. 이 말을 얼핏 보면 10월이 주식 투자에 가장 위험한 달로 보여진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알겠지만 1월부터 12월까지 모두가 주식 투자 시 위험한 달이다. 주식투자로 안전한 달은 없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광산 주식에 투자해 크게 실패한 마크 트웨인은 이처럼 1년 내내 주식 투자가 정말 위험하다고 설파했다.

마크 트웨인이 활동하던 시기는 미국의 주식시장이 점차 활발해 지던 시기였다.

당시의 미국은 영국에 비해 전 세계에서 영향력이 적었다. 이때는 미국이 177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100년도 채 안되는 시기라 미국은 국가의 위상과 군사력 등에서 유럽의 국가들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다. 유럽인들은 초창기의 미국을 제3세계 국가정도로 여겼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력만큼은 무시무시한 속도로 올라오고 있었다.

미국에서 공식적인 증권거래소가 생겨난 건 1802년 영국 런던 거래소 설립의 15년 뒤다.

1817년 미국의 첫번째 거래소인 뉴욕 주식거래소가 설립됐다. 그 이전부터 미국에서 주식거래소를 발족하려는 움직임은 있었다.

1792년 증권 브로커들에 의해 경매시장으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하는 협정이 만들어졌다. 이를 계기로 증권 브로커들만의 시장이 월가의 길거리에 생겨나게 되었다. 그리고 이후 1817년 뉴욕 증권거래소 설립으로 이어졌다.

미국의 주식시장은 1800년대 미국에 많은 경제적 발전을 가져왔다. 미국에서는 주식으로 자금을 유치한 여러 기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 주식시장 초창기에는 광산주가 가장 크게 뛰어 올랐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서부에 위치해있다. 사진=네이버 백과사전
캘리포니아는 미국 서부에 위치해있다. 사진=네이버 백과사전

당시는 골드 러시로 미국인들이 서부의 금광을 캐기 위해 혈안이 돼 있었다.

18481849년 미국 서부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많은 금이 발견됐다. 이 금을 채취하기 위해 일을 내팽개치고 사람들이 몰려든 것이 골드러시의 시초다.

이 소문이 퍼지자, 1849년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중남미, 하와이, 중국 등지에서 약 10만 명의 사람들이 캘리포니아 주로 이주해 왔다. 이주해가는 도중 어려움이 많아 죽는 사람도 많았다.

1849년 캘리포니아로 온 사람들을 포티 나이너스(forty-niners)’라고 했다. 이들은 1848~1858년까지 약 55,000만 달러에 이르는 금을 채굴했다. 심지어 18509월에는 캘리포니아가 정식으로 미국의 한 주가 됐다. 캘리포니아처럼 단기간에 인구가 늘어서 주()로 승인된 예는 미국 역사상 드문 사례다. 당시 골드 러시가 얼마나 유행했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시기에 금이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금을 캐러 간 사람들은 대부분 금을 찾지 못하고 실패했다. 일부 사람들이 금광을 독점했기 때문이다.

골드 러시 당시 가장 많이 돈을 번 것은 광산 관리자와 금을 캐는 사람들에게 물이나 삽 등을 파는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광산 관련 물품을 판매하는 사람들은 회사를 차리기 시작했고 이들의 주식도 발행하게 되었다. 곧 광산관련 회사 주식이 증권시장에서 하나의 테마를 형성하며 급등했다.

골드러시 시기의 광산주는 지금의 가상화폐 관련주나 제약 바이오주처럼 뜨거운 테마주로 꼽혔다.

금광으로 캘리포니아는 급격히 번성하게 된다. 사진=픽사베이
금광으로 캘리포니아는 급격히 번성하게 된다. 사진=픽사베이

이때 마크 트웨인도 광산주에 투자했다. 그러나 금의 매장량은 한계가 있었고 영원히 발굴되는 것이 아니었다.

금광이 바닥나기 시작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골드러시는 그 인기가 시들해져가게 된다. 이에 광산주는 급락하게 되고 여기에 투자한 많은 이들이 큰 손실을 보게된다. 광산주에 투자한 마크 트웨인도 현재 가치로 수십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

미국에서 존경받는 작가로서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으로 번 돈의 상당수를 주식 투자로 잃은 것이다. 이에 마크 트웨인은 주식투자는 1년 내내 위험하다는 농담 비슷한 지적을 하기에 이르게 된다.

이후 마크 트웨인은 평생 빚에 시달리게 된다. 주식으로 큰 손실을 본 이후 다시 작품을 쓰며 경제적으로 회복하지만 곧이어 사업의 실패를 맛보게 된다. 그러나 결국 다시 본업에 복귀해 빚을 갚게 되고 죽기 전에는 적지 않은 유산도 남겼다고 한다.

마크 트웨인과 같이 수많은 주식 투자자들의 손실 이후 광산주는 더 이상 주식시장의 주도주로 자리 잡지 못했다. 주식은 테마를 타고 한번 크게 올랐다가 힘을 잃게 되면 다시 일어서기 힘들기 때문이다. 곧바로 미국 시장에서 주도업종으로 다른 신산업이 자리 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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