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노은지 편집 자문위원/KBS 기상 캐스터] 어김없이 입춘 추위가 찾아왔습니다. 또다시 우리나라 지도는 파란색의 한파경보와 주의보로 뒤덮였습니다. 

예부터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입춘 추위에 김칫독이 깨진다”는 말이 있는데요. 이럴 때면 옛말이 틀린 게 없다는 걸 여실히 실감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추워도 되나 싶습니다. 그토록 염원하던 평창 동계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인데요. 개막식을 앞두고 날씨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번 한파는 수요일(7일)까지 이어지다가 동계올림픽 개막식 하루 전인 목요일(8일)부터 누그러지겠습니다.   

하지만 개막식은 추위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개막식이 열리는 올림픽플라자는 지붕이 없는 개방형 스타디움이기 때문인데요. 

한파가 누그러진다 해도 저녁 8시, 해가 진 뒤 강원 산지의 바람에 그대로 노출된다면 개막식 체감온도는 –1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조직위는 추위를 막기 위해 올림픽 플라자 주변에 추가로 510m 방풍벽을 설치했고, 관중 모두에게 방한용품 6종 세트(우의, 무릎 담요, 핫팩 방석, 손·발 핫팩)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서너 시간 이어지는 개막식 동안 혹여 추위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추위도 추위지만 폭설이라도 쏟아지면 개회식 자체가 무산 될 수 있는데요. 지금까지는 개막식 당일 비나 눈 예보는 없는 상태입니다.
 
개막식을 무사히 넘긴다 하더라도 본격 경기가 치러지는 올림픽 기간 동안의 날씨가 남았습니다. 특히 야외에서 치러지는 경기엔 날씨가 변수이도 한데요. 지난 벤쿠버 올림픽은 이상고온으로 동계올림픽이 아닌 ‘제1회 봄 올림픽’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고요. 소치 올림픽에선 크로스컨트리 경기에 반바지를 입은 선수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동계올림픽을 잘 치러내기 위해선 우선 -10℃에서 -5℃ 정도로 적당히 추운 날씨가 좋습니다. 여기에 눈도 비도 오지 않아야 합니다. 

2013년 평창 스페셜 올림픽 때 대관령에 18.5mm의 비가 내리면서 설상종목들이 무더기 취소됐는데요. 비가 내리기라도 하면 설상 종목들은 취소를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눈 위에서 펼쳐지는 경기라 할지라도 눈은 제 1의 경계대상입니다. 설상 종목 경기장은 인공 눈을 단단하게 다지는 작업을 반복해 코스를 만들어 놓는데요. 만약 이 위에 눈이 내리면 내린 눈을 다 걷어 내야하기 때문입니다.
 
동계올림픽은 날씨로 인해 경기가 연기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이번 평창 에서는 하늘이 도와 야외 종목들이 모두 순조롭게 마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하나 된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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