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전문가 칼럼=기영노 평론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불과 12일 앞둔 지난 1월30일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발칵 뒤집혔다.

로이터통신이 그날 오전 0시18분부터 0시46분까지 평창올림픽 성화점화 리허설 장면을 담은 사진 9장을 보도한 것이다.

로이터 통신이 보도한 사진에는 성화가 흰색 달 항아리 모양의 성화대로 옮겨져 불타오르는 과정이 담겨 있었다. 그 사진은 로이터의 사진 기자 파브리지오 벤슈가 전날 개막식이 열리는 평창올림픽 스타디움 주변 올림픽플라자 근처에서 성화 점화 사전테스트 장면을 포착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화 점화는 올림픽 개막식의 최대 하이라이트 행사로, 통상 개막식 직전까지 철저히 보안을 유지해 전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키는데 그만 노출이 된 셈이다.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미 외부에 성화대 점화 장면이 알려진 만큼 점화 방식을 바꾸는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역대 가장 특이했었던 성화점화 방식은 1992년 바르셀로나 하계올림픽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바르셀로나 올림픽은 최종 성화 봉송 자가 화살에 성화 불을 붙여 활시위를 당겨 봉화대로 쏘는 방식이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현장에 있었던 관중이나 전 세계의 TV 시청자들은 혹시 못 맞추면 어쩌나 걱정 아닌 걱정을 했었지만 사실은 무조건 100퍼센트 맞추도록 설계가 되어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화 최종 점화 자는

성화점화방식 보다 더 관심을 모으는 것은 성화최종 점화자다.

동, 하계 올림픽 가운데 가장 극적이었고, 관심을 모았던 성화최종점화자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의 무하마드 알리였었다.

애틀랜타 올림픽 성화 방식은 마치 캠프파이어에 불을 붙일 때 불깡 통을 높은 곳에 매달아 모닥불에 불을 붙이는 것과 비슷했다.

불이 거꾸로 올라가 봉화대에 불을 붙이는 방식이었는데, 병실에 누워있는 줄 알았었던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최종 성화 점화자가 되어 엄청난 화재를 모았었다.

평창 올림픽 성화 최종 점화 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개막식 2~3일전부터 누구나 짐작(이영애 씨)되는 인물이어서 긴장감이 덜 했던 교훈이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최종 점화자는 4가지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우리나라 동계 스포츠 최고영웅 김연아.

둘째는 우리나라 동계스포츠 메달밭인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의 스타 김기훈 전이경 등.

셋째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남북 단일팀의 남북 선수 1명씩.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는 동계올림픽과 관련이 없는 한국이나 강원도를 대표하는 유명인사.

 

동계올림픽과 하계올림픽의 다른 점

동계올림픽이 하계올림픽과 다른 점은 크게 두 가지다.

동계올림픽은 메달 수여 방식이 특이하다. 경기 현장에서는 플라워 세리머니라고 해서 메달 수상자 즉 1,2,3위 선수에게 ‘어사화를 쓴 수호랑’을 수여한다.그리고 빅토리 세리머니 즉 메달 수여식은 평창 올림픽 플라자 내의 메달 플라자에서 준다.

그래서 ‘Victory Ceremony’가 열리는 메달 플라자에서는 매일 밤 시상식 뿐 아니라, 일반 선수와 선수가족, 관중들을 위해 시상식 전·후 다양한 문화공연이 펼쳐진다.

그러나 남녀 아이스하키만은 강릉 또는 관동 하키장 현장에서 시상식을 치른다.

강원도 문화공연과 넌버벌 퍼포먼스, 치어리딩, 군악대 공연, K-pop 콘서트, 드론 쇼·불꽃쇼 등으로 매일 밤 화려하고 즐거운 축제로 꾸며질 예정이다.

하계올림픽은 육상 수영 체조 등 많은 종목들이 유니폼 하나만을 입고 경기를 치른다. 그러나 동계올림픽이 하계올림픽과 또 다른 점은 모든 종목이 장비를 갖췄다는 점이다. 심지어 피겨 스케이팅 조차 피겨화라는 고가의 장비를 신고 경기를 치른다. 4인승 봅슬레이 종목은 2억 원이 넘는 고급승용차 급의 썰매가 등장하고, 스키, 스노보드,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의 고가 스키화와 스케이트화는 말할 것도 없고, 유일한 구기종목의 아이스하키 유니폼도 수 백 만원을 호가 한다.

동계올림픽에는 공이 단 한 개도 없다. 아이스하키에 공 비슷한 것이 있는데, 퍽이라고 한다. 온몸에 체중을 실어 날리는 퍽의 순간 최고 속도는 시속 최고 200km에 육박한다. 퍽은 지름 7.62cm, 두께 2.54cm에 불과한 데 경기용 퍽은 얼린 퍽이다. 그러나 너무 얼리면 깨질 수도 있기 때문에 경기용 퍽은 영하 8도~12도 정도로 얼린다. 평창올림픽에선 전용 냉동고에 넣어 얼린다. 20분씩 3피리어드인 한 경기에 투입되는 퍽은 대략 30개 이상이다. 그러나 퍽이 펜스를 넘어가거나 경기가 연장으로 넘어갈 경우에 대비해 최소 80개 이상을 경기 당일 아침 냉동고에 보관하게 된다. 평창올림픽에 사용될 퍽은 모두 6,600개가 준비되어 있다.

 

세월을 거스르는 페히슈타인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에 수여된 금메달 306개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았던 선수는 미국의 앤서니 어빈이었다.

앤서니 어빈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남자 수영 자유형 50m에서 동료 선수 개리 홀 주니어 선수와 공동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세계수영계에서 사라졌다가, 코치가 될 나이인 35살에 복귀해서 남자 수영 자유형 50m에서 21초40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것이다.

올림픽 역사상, 금메달리스트가 16년 동안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서 금메달을 딴 선수는 거의 한번도 없었다. 더구나 어빈은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을 경매에 부쳐 1만7100 달러에 팔아버렸다. 그 돈을 2004년 발생한 인도양 쓰나미의 희생자들에게 보냈다. 그리고 2012 런던 올림픽 때는 5위에 그쳐 ‘한물 간 선수’라는 혹평을 받아내야 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는 독일의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 선수가 앤서니 어빈 같은 신화를 남기려 한다.

페히슈타인 선수는 지난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을 시작으로 총 6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를 목에건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런데 나이가 환갑, 진갑 다 지난 1972년 생 47살이다. 현직 경찰관이기도 한 페히슈타인은 2017~2018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5000m 우승에 이어, 3차 대회 매스스타트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평창 올림픽에서 일을 낼 준비를 마쳤다.

남자선수로는 일본의 스키점프 가사히 노리야키 선수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부터 8대회 연속 출전한다.

가시이 노리야키 선수는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남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 했다.그리고 지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라지힐 개인전 은메달, 단체전 동메달을 따서 올림픽에서만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내서 이제 평창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가사이 노리아키는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룰 때 까지 50살이 넘어서도 현역생활을 연장할 예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가사이 노리야키 선수는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 선수와 동갑인 1972년생이다.

 

초 박빙, 리하르트 프라이탁과 카밀 스토흐

이번 평창올림픽에 걸려 있는 102개 금메달 가운데 남자 스키점프 폴란드의 카밀 스토흐 대 독일의 리하르트 프라이탁의 라지힐 대결이 가장 박진감 넘치는 대결이라고 할 수 있다.

카밀 스토흐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라지힐 노멀힐 2관왕에 올라 명실공이 세계최고 선수임을 입증 했었다.

그러나 히라르트 프라이탁 선수의 컨디션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치러진 월드컵에서 카밀 스토흐 선수가 리하르트 프라이탁 선수가 에 4대3으로 앞섰고, 세계랭킹도 카밀 스토흐가 1위 리하르트 프라이탁이 2위에 올라있지만 최근 두 선수 컨디션으로 볼 때 당일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 사이에서 오스트리아의 스테판 크라프트, 스위스의 시몬 암만 그리고 백전노장 일본이 가사이 노리아키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가시이 노리아키는 평창 올림픽 출전으로 동계올림픽 최다출전 기록을 세우게 된다. 1972년 생으로 우리나이로 47살인 노리아키는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부터 개근을 해서 이번 평창 올림픽이 8번째 올림픽이다. 19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에서는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었다.

 

복병, 다가키 미호

아시아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은 장거리 종목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었다.

단거리 종목은 이상화의 500m 2연패, 중국의 장훙 선수의 2014 소치 동계올림픽 깜짝 1000m 금메달 등이 있었지만, 1500m 이상의 중장거리 종목에서는 한번 도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그러나 평창 올림픽에서 그 기록이 깨어질 것 같다.

일본이 중거리 스타 다가키 미호가 팀 추월, 1500m 그리고 3000m까지 3관왕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팀 추월은 네덜란드에서 열린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에서 2분55초77로 처음으로 세계 신기록을 세웠고, 이후 캐나다 캘거리에서 개최된 3차 대회에서는 2분53초88로 자신들의 기록을 경신 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미국 솔트레이크에서 열린 4차 대회에서 2분50초87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일본의 팀 추월 선수 다카기 미호와 다카기 나나 그리고 아냐노 선수가 팀을 이룬 일본의 여자 팀 추월은 평창 올림픽 금메달 후보 영순위라고 할 수 있다.다카기 미호는 올 시즌 월드컵 여자 1500m에서 4번이나 우승을 차지했고, 3000m에서도 비록 단 한번이긴 하지만 월드컵 우승을 차지해 3관왕에 도전하고 있다.

다카기 미호가 출전하는 3종목 가운데 팀 추월 금메달 가능성은 8할이 넘고, 1500m는 60퍼센트 그리고 3000m는 2~30퍼센트라고 할 수 있다.

 

역대 3번째 전관왕에 도전하는 쇼트트랙의 최민정

동계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이상 걸려 있는 종목을 한 선수가 모두 석권했었던 경우는 딱 두 번 있었다.

1964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 때 구소련의 리디아 스코블리코바 선수는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 걸려 있는 500m, 1000m, 1500m 그리고 3000m 금메달을 모두 휩쓸었다. 당시 여자부는 5000m 종목이 없었기 때문에 전관왕을 차지한 것이다.

리디아 스코블리코바 선수는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이 처음 채택된 1960년 스쿼벨리 동계올림픽에서는 1500m와 3000m 2관왕에 머물렀었는데, 4년 만에 단거리 까지 범위를 넓혀 4관왕을 차지한 것이다.

이후 전관왕이 나오지 않다가 1980년 레이크플레시드 동계올림픽 때 미국의 에릭 헤이든 선수가 500m, 1000m, 1500m, 5000m 그리고 10000m 5종목을 혼자서 모두 석권해 5관왕의 대 위업을 달성 했었다.

이제 리디아 스쿼벨리 이후 여자선수로는 58년 만에, 에릭 헤이든 이후 38년 만에 최민정 선수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에 걸려 있는 4종목(500m, 1000m, 1500m 그리고 3000m 계주) 석권에 도전하고 있다.

최민정의 고비는 500m로 2월10일 예선, 2월13일 결승전을 갖는데,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 중국의 반칙왕 판 커신이 라이벌이다. 스타트가 비교적 늦는 최민정이 2바퀴 정도 지날 무렵부터 역전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독일의 종합우승 여부는 루지가 좌우해

독일은 루지의 완전석권을 바탕으로 노르웨이와 종합 1위를 다투게 된다.

독일은 최강인 루지 종목을 비롯해서 스피드스케이팅, 크로스 컨트리 등에서 13개 안팎의 금메달로 종합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니까 독일의 종합 우승 여부는 루지가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독일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루지에 걸려 있는 4종목 모두 금메달을 차지했고, 역대 44개의 금메달 가운데 31개를 휩쓸었다.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도 남자 1인승의 페트릭 로흐가 2010 밴쿠버 올림픽, 2014 소치 올림픽에 이어 3연패에 도전을 하고 있고, 여자 루지 1인승은 나탈리 가이젠베르거가 혼합단체 계주까지 포함해서 2관왕 2연패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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