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경제현안 논의를 마친 후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스위스중앙은행과 100억 스위스프랑(11조2000억원, 106억달러) 규모 3년 만기 양자간 자국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김동연(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경제현안 논의를 마친 후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스위스중앙은행과 100억 스위스프랑(11조2000억원, 106억달러) 규모 3년 만기 양자간 자국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뉴시안=홍성완 기자] 한국과 스위스가 미화106억 달러(약 11조2000억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스위스가 5대 기축통화국을 제외하고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와 두 번째로 통화스왑을 체결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9일 한국은행은 스위스중앙은행(Swiss National Bank, 이하 ‘SNB’)과 양자 통화스왑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통화스와프계약 내용은 우리나라와 스위스 간의 금융협력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100억 스위스프랑(11조2000억원, 106억달러 수준) 규모이며, 만기는 3년이다.

통화스와프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는 비상시 각자의 통화를 서로에게 빌려주는 계약으로, 자금유출을 대비하는 ‘안전판’과 같은 역할을 한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통화스와프가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면서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을 추진해 왔다.

한국은행은 “스위스는 6개 기축통화국의 하나로서 이번 통화스왑은 지난해 11월 캐나다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왑에 이어 금융위기 시 활용가능한 외환부문 안전판(safety net)을 한층 강화했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는 미국과 유로존, 일본, 영국, 캐나다와 함께 6개 기축통화국 중 하나로 분류된다. 

이들은 상설화된 통화스왑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 중 2개국(캐나다‧스위스)과 통화스왑협정을 맺음으로써 이들 네트워크 효과를 간접적으로 누릴 수 있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11월 캐나다와 한도‧만기 무제한의 ‘상설계약(standing agreement)’를 맺은 바 있다.

한국은행은 “캐나다에 이어 스위스와의 통화스왑은 주요 선진국 사이에서 우리나라의 금융‧경제 안정성과 협력 필요성이 확인된 것으로서 국가신인도 제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스위스는 5개 기축통화국을 제외하고는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와 두 번째로 통화스왑을 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위스는 인구 824만명, GDP는 6792억달러로 비교적 큰 규모는 아니지만, 세계에서 대표적인 금융‧경제 강국으로 꼽히면서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최고 등급의 국가신용등급(AAA)를 받고 있다.

특히, 1인당 GDP가 세계 2위(8만2442달러, 1위 룩셈부르크 10만3157달러, 2015년 기준)인데다가 국가 및 금융산업 경쟁력이 모두 세계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통화스와프계약은 오는 20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양국 중앙은행 총재가 회동해 협정문에 서명할 계획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스위스와 캐나다 외에 중국, 말레이시아, 호주, 인도네시아 등 4개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중국이 560억달러 규모로 제일 크고 인도네시아(100억 달러), 호주(77억 달러) 말레이시아(47억 달러) 등이다. 

이와 함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및 중국, 일본과 공동으로 384억달러 규모를 인출할 수 있는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 협약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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