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발행인] 이기홍 대한체육회장이 세계인의 스포츠 잔치인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갑’ 질을 하며 재를 뿌렸다.

이기홍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한 그의 일행은 지난 2월15일 우리나라 선수단을 응원을 위해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를 찾았다.

그러나 이기홍 회장 일행이 이미 예약이 된 IOC 위원들이 앉아야 할 VIP석에 무단으로 앉으면서 논란이 시작되었다. 이기홍 회장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인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다. 그러나 규정상 국제올림픽위원회 즉 IOC관계자석에 앉을 수 없다.

그래서 당시 VIP석을 관리하던 자원봉사자들이 이 회장 일행에게 자리를 옮겨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오면 인사를 하고 출발하겠다며 VIP석 그대로 앉아 있었다. 이 회장 일행은 규정대로 자리를 이동을 요청하던 자원봉사자에게 “머리를 좀 쓰라” “우리가 개최국이야” 라고 소리를 치며 소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원봉사자에 머리 좀 써라 막말

자국에서 열리는 평창 올림픽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무보수로 헌신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에게 막말을 하고, ‘개최국 운운 한 것’은 올림픽을 모독하는 행위이다. 올림픽 개최국 NOC 위원들은 자국을 찾아온 외국 손님들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야 하고, 그 일을 위해 무보수로 헌신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는커녕 입에 담지 못할 말을 하며 갑 질을 한 것은 그야말로 비 스포츠맨 적인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이 기홍 회장은 말 많고 탈도 많은 수영연맹 회장 출신이다.

그가 회장으로 재임하던 지난 2016년 2월 대한수영연맹(강원도 수영연맹)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 1부(부장 이원석)로부터 연맹 고위임원과 수영지도자 자택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 당했었다.

검찰은 강원도수영연맹 전무 A 씨와 일부 지도자들이 국고 보조금과 훈련비를 빼돌려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포착하고 A 씨 등 2명을 체포했다. 그에 앞서 2015년 7월 체육계 비리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그간 계좌추적 등을 토대로 대한수영연맹 내부의 협회자금 유용과 국가대표 채용 선발 과정에 대한 각종 비리 의혹을 내사해 왔었다.

그들은 끝내 구속돼서 자신들이 저지른 죄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각종 논란으로 얼룩졌던 수영 연맹 수장출신

또한 대한수영연맹은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각각 은메달을 딴 박태환에게 주기로 한 포상금 5000만원을 1년 넘게 지급하지 않다가 대회가 끝난 지 18개월 만인 2014년 2월 전달했다.

그런데 그 돈을 다른 선수들의 부모들에게 십시일반 갹출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대한체육회 이사회는 끝내 2016년 3월 비리와 재정 문제가 있는 대한수영연맹을 관리단체로 지정했다. 대한체육회는 "보조금 지원 중단에 따른 재정 악화와 비위 행위로 인한 임원 구속 등 집행 기능의 원만한 운영이 불가하고 통합 일전에 따른 수영연맹 통합 차질을 감안해 정관 제11조에 따라 대한수영연맹을 관리단체로 지정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었다.

이 회장은 대한수영연맹의 고위임원들이 저지른 갖가지 비행에 직접적인 책임은 없었겠지만, 도덕적으로 자숙을 해야 할 시기에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었다.

2016년 10월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 홀에서 열린 제40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총 투표수 892표 가운데 294표를 얻어 당선된 것이다.

이 회장은 유일한 야권성향의 후보였고, 장정수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운영위원운영위원, 장호성 단국대 총장, 전병관 경희대 교수, 이 에리사 전 국회의원 등으로 여권 성향의 표가 분산되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당선되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래서 더욱 현 정부가 이번 이 회장의 ‘평창 갑질’ 행위에 부담을 갖고 있는 것이다.

IOC위원 셀프 추천논란

2017년 6월8일 대한체육회 이사회는 이기흥 회장에게 NOC 위원장 자격 IOC 위원 후보 추천 권한을 위임한다고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 회장은 앞서 IOC 위원 추천 문제와 관련, 그동안 거명된 국내 IOC 위원 후보자들을 검토하고 IOC 위원을 역임한 NOC 위원장을 비롯한 역대 회장들의 의견을 들은 뒤 충분한 내부적 검토를 거쳐 최종 판단하겠다고 공언했었다. 

그러나 끝내 공론화 작업을 거치지 않고 일주일 남짓 만에 스스로를 IOC 위원 후보로 추천을 해서 ‘셀프 추천’이라는 논란을 자초했다.

그러나 이기홍 회장은 그해 7월에 있었던 집행위원회 IOC 위원 후보에서 탈락했다. 집행위원회를 통과해야 9월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후보에 오를 수 있었는데 예선에서 탈락한 셈이다.

이 회장이 이번 ‘평창 갑질’행위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대한체육회 뿐 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예의주시를 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