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노은지 편집 자문위원/KBS 기상 캐스터] 그렇게 춥던 겨울도 끝이 보입니다. 오늘 아침엔 공기도 한결 부드러워졌는데요. 그러고 보니 오늘이 ‘우수(雨水)’절기입니다. 눈이 녹아 비가 내린다는 날인데요. 우수 즈음엔 추위가 누그러져‘우수가 지나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옛말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제는 겨울이 가고 봄이 온다는 말이겠죠. 실제로 강원도의 한파주의보도 우수를 하루 앞두고 모두 해제됐습니다. 당분간 한낮엔 5도를 웃돌면서 비교적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겠습니다. 

추위가 풀린 평창에도 맑은 날씨가 이어지겠습니다.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눈이나 비가 내리지 않도록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통한 걸까요. 개회식 이후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키나 스노보드 같은 설상 종목은 눈이나 비에 매우 민감합니다. 눈이라도 내리면 경기장 눈을 다 치우고 경기를 치러야 하고요. 비가 내리면 아예 경기가 취소되기 때문입니다.

설상종목 경기장은 인공눈을 뿌리고 중장비로 다지는 스노캣 작업을 반복해 만드는데요. 눈을 1.5m정도 두께로 단단하고 평평하게 만들어 슬로프 전체를 균일하게 해 놓습니다.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경기장에 자연 눈이 내리면 슬로프가 울퉁불퉁해지기 때문에 눈을 걷어 내야만 하고요. 비라도 내리면 기껏 만들어 놓은 슬로프가 녹아 경기를 제대로 치를 수 없게 됩니다.   

다행이도 개회식 이후, 강원 산지와 강릉의 강우량은 0.0mm로 집계됐습니다. 88서울올림픽 기간 동안에도 비가 내린 날이 단 두 차례뿐이었던 것처럼 이번 올림픽도 눈비로 인한 불편은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물론 ‘강풍’이라는 최대 변수로 경기가 지연되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요.) 

맑은 날씨가 고맙긴 하지만 대기가 너무 건조해지고 있어 걱정입니다. 강원 동해안은 지난 달 25일 이후 26일째 건조 경보가 이어지고 있고, 강원 산간도 지난 달 28일 이후 23일째 건조 경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제(18일)는 서울도 건조주의보에서 경보로 강화됐는데요. 서해안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엔 지금 건조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져 있는 상태입니다. 
 
바짝 마른 날씨에 전국 곳곳에서 산불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삼척에선 지난 11일부터 닷새 동안 산불이 이어지면서 산림 117ha, 축구장 164개 면적이 불에 탔고, 설 연휴 동안에도 산불이 잇따랐습니다.

건조함을 달래줄 눈비소식이 기다려지는데요. 한창 진행 중인 동계올림픽을 생각하면 눈비를 기다려도 되는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 주 목요일(22일) 중부지방엔 눈비예보가 있는데요. 동계올림픽 경기에 차질을 빚지 않으면서도 메마른 날씨를 조금이나마 달래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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