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을 포함한 스포츠에서는 운동선수 20%가 전체 상금 80%를 가져간다. (사진=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을 포함한 스포츠에서는 운동선수 20%가 전체 상금 80%를 가져간다. (사진=평창 동계올림픽)

[뉴시안=송범선 기자] “최민정 선수가 평창 동계올림픽 3관왕에 도전한다.”

평창 올림픽이 열리는 중에 여러 언론 매체에서 보도한 내용이다. 이처럼 운동선수 중 우수한 20%가 전체 상금 80%를 싹쓸이한다.

‘수영황제’ 펠프스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개인 통산 금메달 10개를 차지하며 사상최초 10관왕에 오른바 있다.

학계에서는 ‘결과물의 80%가 조직의 20%에 의하여 생산된다'라는 파레토법칙이 있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 기업에서 매출의 80%를 올리는 사람은 소수의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수 정예가 대부분의 직원들을 먹여 살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경영자는 주요한 핵심인물들의 연봉을 높게 책정하고, 그 외의 사람들은 낮은 급여를 지급한다. 대기업의 전무, 상무와 대리, 주임 급 사원의 연봉이 큰 차이가 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는 주식에서도 적용된다. 전체 코스피 상승률의 80%는 상승기간의 20%의 기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 코스피 지수가 크게 올라도 그 지수를 끌어올리는 것은 대체로 소수의 20% 기업뿐이다. 나머지 80%는 지지부진하거나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파레토의 법칙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이론이 있다. 이는 바로 롱테일 법칙으로 '역(逆) 파레토법칙'이라고도 한다.

롱테일 법칙이란 80%의 '사소한 다수'가 20%의 '핵심 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는 이론이다. 이 용어는 2004년 10월 미국의 인터넷 비즈니스 잡지 《와이어드 Wired》의 편집장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이 처음 사용했다.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파레토의 법칙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일각에서는 롱테일 법칙을 파레토 법칙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한다.

아마존은 롱테일 법칙이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다. (사진=아마존)
아마존은 다양성이 강조된 롱테일 법칙이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다. (사진=아마존)

롱테일 법칙의 예로 아마존과 구글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아마존의 온라인 서점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은 오프라인 서점에서 비치하지도 않는 비주류 단행본이나 희귀본 등 이른바 '잘 팔리지 않는 책'들에 의하여 발생된다.

또 인터넷 포털 ‘구글’의 주요 수익원은 《포춘》에서 500대 기업으로 선정한 '거대 기업'들의 광고 수입이 아니다. 구글의 주 수익원은 현재 꽃배달 업체나 제과점 등 '자잘한' 광고주들의 집합이다. 이로써 중소기업들의 합이 몇몇 대기업의 힘보다 강하다는 것이 증명된다.

이처럼 롱테일 법칙은 인터넷 시대에 가장 적합한 용어다. 과거 상품을 전면에 비치하던 시스템이 아니라 마우스 클릭으로 접속하는 다양성이 확보된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항들은 쇼핑몰에서도 마찬가지다. 오프라인 옷가게에서 몇몇 주요 옷들을 전면에 배치하는데 반해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고객에 ‘맞춤형’ 옷을 제공한다.

고객의 빅데이터를 사용해 기록된 고객의 사이즈, 취향 등을 조사해 인터넷에서 먼저 제의하기 때문에 기성복과의 차별성도 꾀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롱테일법칙은 생산성은 더 좋아지고 대중성은 감소하는 특징이 있다.

롱테일 법칙은
롱테일 법칙은 생산성은 더 좋아지고 대중성은 감소하는 특징이 있다. (그래프= 네이버 백과사전)

이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빅데이터에 의해 고객 맞춤형이 일반화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터넷 뉴스도 마찬가지다. 과거 정부의 언론 탄압으로 KBS, MBC, SBS 등 주요 매체들에서는 다양성을 확보하기 힘들었다. 친 정부적인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과감히 비판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은 강제 폐지를 맞기도 했다. 따라서 소수의 집중된 주제 20% 뉴스 보도가 80% 시간대에 방송됐다.

그러나 인터넷 뉴스에서는 더 이상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과감하고 비판적인 내용들이 제기된다. 80%의 다양한 뉴스가 공개되는 것이다.

이로써 소수에게 집중 된 정보는 분산되고 다양성이 추구된다.

이는 소수의 핵심인물이 다수를 지배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로도 평가받는다. 작은 여러 요인들이 합해져 부의 재분배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롱테일 법칙은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더 강해질 수 있다. 앞서 적용된 인터넷 뉴스와 아마존의 책 등은 굳이 컴퓨터와 핸드폰을 통해서가 아니라도, 다양한 사물들에 탑재된 인터넷으로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롱테일 법칙은 80%의 사소한 다수가 핵심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용어로 자리 잡는 것이다.

부의 재분배, 정보의 재분배 등 4차 산업혁명은 롱테일 법칙으로 말미암아 다양성을 확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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