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 (사진=위키백과)

[뉴시안 맛있는 주식=송범선 기자]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의 장기 주식투자 격려 발언이 다우지수의 상승을 이끌었다.

2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 다우 산업지수는 1.58% 상승한 25,709포인트로 마감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며 금리인상 우려 완화에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투자 심리적으로는 버핏의 발언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이 날 워렌 버핏은 CNBC뉴스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채권보다는 주식에 투자를 하라”고 조언했다. 이어 버핏은 “만일 장기 채권과 주식 중 어느 하나만 투자를 해야 한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주식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버핏이 아예 채권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1980년대 버핏은 주식시장이 고점이라고 판단해 주식을 모두 처분하고 투자조합을 해산하며 채권투자나 기타 자산에만 투자 한 경우도 있다.

또 개별적으로 사들일 만한 주식이 없어서 채권을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도 버핏은 합당하고 저렴한 가격에 인수할 좋은 기업을 찾는 것이 어렵다며 남는 자금을 채권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할 기업이 없는 이유는 지난해 월가에서는 기업 인수합병 광풍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의 가격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버핏은 남는 자금 1160억 달러(대략 125조1060억원)를 단기 채권으로 보유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워렌버핏의 스승, 벤자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에는 주식과 채권의 비율을 50:50으로 맞춰야 한다고 적혀있다. 이에 버핏은 어느 정도 채권과 주식의 비중을 맞추려는 노력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버핏은 채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버핏은 현재 상황과 ‘장기적으로’ 검토한다면 채권보다는 주식에 매력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워렌 버핏의 발언에 뉴욕증시는 양봉으로 상승 마감했다. (차트=하나금융투자)
워렌 버핏의 발언에 뉴욕증시는 양봉으로 상승 마감했다. (차트=하나금융투자)

버핏은 “만일 내가 30년 물 미 국채를 사거나 혹은 30년 동안 주식을 보유한다면, 내 생각엔 주식 투자가 훨씬 더 큰 이익을 낼 것” 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10년간 갖고 있지 않을 주식이라면 10분도 갖고 있지 말라”고 했다. 장기투자자 버핏에게도 30년이란 긴 시간이다. 1930년 출생한 버핏은 올해 88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핏은 지금 당장 주식을 매수해도 30년 뒤에 수익을 볼 수 있는 종목을 매수한다는 투자 원칙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버핏은 “올해도 우리는 주식을 순 매수해 왔다“라고 말했다.

버핏의 버크셔 해더웨이는 현재 총 투자의 90%가량을 ‘미국 주식’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버핏이 존 템플턴 등의 펀드매니저들과는 달리, 해외투자보다는 자국에 대한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버핏은 미국시장의 향후 경기를 밝게 평가하고 있다.

버핏은 지난 24일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신에서도 채권이 장기적 관점으로는 위험성이 낮은 투자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버핏은 “앞으로 1주 혹은 1년 등 짧은 기간 동안에만 투자하는 주식 매수는 단기 채권 매수보다 훨씬 위험할 수 있다”며 “그러나 투자자의 시간적 지평이 길어질수록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미국 주식 투자가 채권 보다 훨씬 덜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또 “최근의 롤러코스터 장에서 투자자들은 심리적인 투기보다는 펀더멘탈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핏은 24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서한에서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난해 운영수익이 36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지난해 버크셔의 주당 순자산이 전년 대비 23%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에 스탠다드앤드푸어스500 수익률이 22%인 것과 비교해 버크셔의 수익이 좋았다.

다만 연례서한에서 버핏은 "버크셔의 순자산은 증가했으나 이는 우리가 직접 이룩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처럼 순자산 증가의 구체적인 원인으로는 트럼프의 감세정책 덕을 봤다는 것이다. 이로 버크셔 해더웨이가 내야할 세금이 낮아져 비용의 절감이 이득으로 연결됐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덕에 버핏은 지난해 290억 달러(약 31조원)의 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트럼프를 싫어하던 버핏이 트럼프로 인혜 큰 돈을 벌었다는 것이 넌센스라고 외신들은 언급했다.

앞서 지난해 말 미국 의회는 현행 최고 35%인 법인세율을 21%로 낮추는 세제개편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버크셔의 법인 세율이 낮아지면서 버핏이 수혜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워렌 버핏은 오마하에서 수십년 째 살고 있다. (사진=위키백과)
워렌 버핏은 오마하에서 수십년 째 살고 있다. (사진=위키백과)

한편 26일(미국시간) CNBC뉴스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워렌 버핏이 지난해 가장 많이 매입한 주식은 애플로 밝혀졌다.

그렇다고 버크셔 해더웨이의 현재 보유액에서 애플의 지분이 가장 많은 것은 아니다.

버핏이 보유한 주식 중 가장 많은 종목은 웰스파고다.

버핏이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 따르면 버크셔는 2017년 현재 총 1705억 달러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버크셔의 자산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식은 총 292억7600만 달러를 보유한 웰스파고(Wells Fargo)다. 워렌 버핏은 이같이 금융회사 중에서도 보험 분야를 특히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애플 주식이 282억1300만 달러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존에 버핏은 애플과 같은 IT주식을 싫어했다. 그러나 IBM을 매도하면서 버핏은 애플의 투자 비중을 늘렸고, 보유 비중을 2위까지 확보한 것이다.

뒤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코카콜라가 각각 206억6640만 달러와 183억5200만 달러로 3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버핏은 또 최신 아이폰이 아닌 구식 핸드폰을 아직도 사용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는 버핏의 절약습관과 연관이 있다. 버핏은 세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재벌임에도 불구하고 수 십년 전부터 살아왔던 오마하의 집에서 아직도 살고 있다. 버핏은 국내 재벌들이 대 저택을 짓고 호화롭게 사는 것과는 다른 생활습관을 보여준다.

버핏은 애플에 투자하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심리적으로 해당 제품을 사용하도록 매우 강하게 구속되어 있다. 아이폰은 매우 흡입력이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코카콜라와 같이 브랜드 가치가 있는 기업을 좋아한다. 따라서 애플의 브랜드 가치를 높게 평가해 투자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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