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전문가 칼럼=기영노 평론가] 지난 비장애인 평창 동계올림픽은 2925명이 출전, 모두 306개(금, 은, 동메달)을 겨뤘다. 9.6명당 한 개의 메달이 돌아가는 셈이다.

그러나 3월9일 개막하는 패럴림픽은 모두 240개(금, 은, 동메달)을 547명의 선수가 나눠갔기 때문에 2.27명당 한 개의 메달이 돌아간다.

패럴림픽의 가성비가 비 장애인올림픽 보다 4.2배나 높은 셈이다.

 

혼자서 5개의 금메달까지 따려는 선수들

2018 평창 비장애인 올림픽에서는 3관왕이 프랑스의 마르탱 푸르카드(바이애슬런) 등 2명 뿐이었다. 그리고 최다메달은 노르웨이의 크로스컨트리 선수 마르트 비에르엔(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의 5개 였다.

그러나 가성비가 매우 높은 평창 패럴림픽에서는 다관왕 수상자를 여려 명 볼 수 있을 것 같다.

독일의 안나 샤펠후버는 알파인 5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역대 동계올림픽 알파인 종목에 결려있는 5개의 금메달을 모두 휩쓴 선수가 2명이었다. 한명은 2010 밴쿠버 패럴림픽 알파인 입식부문의 활강, 회전, 대회전, 슈퍼대회전, 복합 등 5종목 금메달을 모두 가졌다. 그리고 지난 2014 소치 패럴림픽 때 는 독일의 안나 샤펠후버가 좌식부문 활강, 회전, 대회전, 수퍼대회전 그리고 복합 5종목의 금메달을 독식 했었다. 안나 샤펠후버가 이번 대회에서도 알파인 여자 좌식에 걸려있는 5개의 금메달을 모두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안나 샤펠후버는 태어나자마자 진행성 하반신마비 장애가 있었다. 평소에는 자신의 장애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스키를 탈 때만은 세상의 그 누구보다 행복했다.

알파인 좌식 선수는 플레이트가 한 개만 장착된 모노스키에 앉아서 레이스를 해야 한다. 양손에 폴 대 대신 ‘아웃 리거’라고 불리는 보조기구를 잡고 스키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

프랑스의 마리 보셰도 역시 선천적으로 왼쪽 팔꿈치 아래가 없었다. 그래서 레이스를 할 때 오른 손으로만 폴 대를 잡는다. 안나 샤펠후버가 알파인 좌식부문 전관왕 후보라면 마리 보셰를 알파인 입식부문 전관왕 후보다. 이미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4관왕을 차지한 적이 있다.

 

최대 2관왕까지 노린다.

신의현은 한창 힘을 쓸 때인 20대에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 장애자가 된 후 3년 여 동안은 두문불출하고 실의에 빠져 있었지만, 휠체어 농구를 접한 이후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그 후 노르딕 스키를 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15년 이었다.

신의현은 선천적으로 운동능력을 타고 났고, 곧바로 노르딕 스키의 매력에 빠져 들면서 빠르게 세계정상권 선수로 성장했다. 이제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좌식부문 7.5km 등 6종목에 출전, 최대 금메달 2개를 노리고 있다.

한국 여자 크로스컨트리스키에서 지난 수년간 한국을 대표하고 있는 서보라미 선수는 벌써 세 번째 패럴림픽에 출전하고 있다.2010년 밴쿠버 패럴림픽, 2014년 소치 패럴림픽에 출전했었지만, 두 대회 모두 메달과는 거리가 멀었다.서 보라미는 촉망받는 무용학도 였지만 고등학교 학년이던 지난 2004년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었다.

 

내가 한국에 첫 금메달을 바치겠다.

그 후 1년 이상을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방황해야 했고, 2006년부터 재활을 하기 위해서 좌식스키를 배우기 시작해 어느 덧 국내 최고이 선수가 되었다.

그동안 비장애인 한국 크로스컨트리 간판 이채원 선수처럼 국내에서는 적수가 없지만 국제무대에 나가면 하위권에 머물러야 했다.

이채원 선수는 전국체전에서 70개가 넘는 금메달을 땄지만, 동계올림픽에서는 40위권을 넘어서지 못한 채 이번 평창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했다.그러나 서 보라미 선수는 다르다. 이번 평창 패럴림픽에서는 반드시 메달을 따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번 평창 패럴림픽 대회에는 여자 좌식부문 중거리 5㎞와 장거리 12㎞에 출전할 예정이다.

장애인 스노보드에 출전하는 최석민은 40대 후반의 늦은 나이에 국가대표가 되었다. 10여 년 전인 그는 30대 초반에 스노보드를 처음 배운 후 스노보드의 강한 매력에 빠져들면서 한 겨울 3~4개월 동안 눈밭에서 살다시피 했다.

이번 평창 패럴림픽에서는 우선 10위권 이내를 노리다가 당일 컨디션이 좋으면 메달까지 기대하고 있다.

양재림 선수는 알파인 여자 시각장애인 종목에서 메달을 노린다.

양재림은 5살 때부터 스키를 타기 시작했다. 태어날 때부터 시력을 잃어 시각장애 3급이다. 10여 차례 수술로 오른쪽은 약간 보이지만 왼쪽 눈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양재림과 가이드 러너 고운소리는 한 몸처럼 움직인다.

시각장애 부문은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스키 그리고 알파인 스키 세 종목이 있는데, 모두 선수들의 길을 안내 해 주는 가이드가 필요하다. 물론 선수가 입상하면 가이드도 함께 메달을 받지만 메달집계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국내외를 만론하고 시각장애인의 가이드는 남편이나 아내 등 가족이거나 형제 등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가 많다.

이번 평창 패럴림픽에 한국 팀의 가이드는 알파인 스키 2명 크로스컨트리 1명 등 모두 3명이다.

알파인 스키의 경우 가이드가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선수 앞에서 먼저 내려가면서 무선장비로 코스를 설명해 주어야 한다.

선수는 가이드가 내는 신호에 따라 선수는 자세를 낮추거나 회전을 한다 그리고 활강을 위해 몸을 일으키기도 한다.

선수와 가이드의 거리가 기문 2개를 초과하면 실격되기 때문에 가이드는 수시로 뒤에 있는 선수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16년 만에 은메달이 금메달로 바뀔까

한상민 선수는 남자 알파인 스키 좌식부문 베테랑이다. 평창 패럴림픽이 벌써 4번째 올림픽이다.

한상민 선수는 16년 전인 2002 솔트레이크 시티 동계올림픽 때 한국 최초로 은메달을 땄다. 그 후 8년 만에 휠체어 컬링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한국은 아직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있다.

한상민은 자신이 은메달을 딴 지 16년 만에 금메달을 노린다.

한국 선수단 가운데서도 금메달에 가장 접근된 선수로 한상민을 꼽고 있다.

한상민은 태어난 지 1년 만에 소아마비로 하반신이 마비됐고, 그 후 갖은 난간을 극복했다. 스키를 접한 것은 고등학생 때 교사의 권유였고, 이제는 세계적인 선수가 되어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이치원 선수는 4년 전 소치 패럴림픽을 잊지 못한다. 남자 회전 좌식 부문 경기 도중 기문을 지나치는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완주도 못하고 실격을 당했었다.

이치원은 7세 때 고열로 소아마비를 앓은 뒤 두 다리에 장애가 생겼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여름에는 휠체어농구와 휠체어 테니스 그리고 겨울에는 스키를 타며 1년 내내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특히 2011년부터 시작한 알파인 스키에서 두각을 나타내, 활강과 슈퍼대회전, 슈퍼복합, 회전, 대회전 등 5개 종목에서 최소한 한 개의 메달을 노리고 있다.

 

이도연 선수는 하계 패럴림픽 은메달리스트

올해 46살 세 딸의 엄마이기도 한 이도연 선수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패럴림픽 핸드 사이클에서 은메달을 땄다. 이번 평창 동계 패럴림픽에는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5종목에 출전한다.

이도연 선수는 경력이 짧아서 메달을 딸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48살이 되는 2020 도쿄 하계 패럴림픽에 자신의 주 종목인 손으로 페달을 돌리는 사이클 즉 핸드 사이클에 도전, 이번에는 금메달을 따려고 한다.

 

패럴림픽 만의 특별한 룰

알파인 스키는 시각장애인이 가장 먼저 경기를 하고, 그 다음에 입식 그리고 좌식 선수 순으로 경기를 치른다.

모든 선수들의 결승선을 통과한 후 IPC 즉 국제 패럴림픽위원회가 지정한 점수로 환산을 한 후 소수점 네 자리 까지 해당선수의 장애등급 별 가중치를 곱해서 나온 최종 성적으로 메달 색깔을 결정한다.

입식(LW1~LW9), 좌식(LW10~LW12),시각장애(B1~B3) 등 장애 등급에 따라 나눠서 시상을 하게 된다.

크로스컨트리와 사격 두 종목을 실시하는 바이애슬론에 출전하는 선수들 가운데는 시각장애인들도 있다.

시각장애 선수들은 사격을 할 때 특수한 장비를 착용한다. 사격 대에 미리 설치된 헤드 셋을 착용하고 전자 소총을 표적지에 겨누기만 하면 된다.

선수가 총을 표적에 정확하게 조준할수록 헤드 셋을 통해 주어지는 음향신호가 잦아지게 된다. 그러니까 시각 대신 청각을 이용해 표적을 가늠해 사격하는 것이다.

 

비장애인 올림픽 메달과 패럴림픽 메달은 같은 듯 다르다

비장애인 올림픽 메달과 패럴림픽 메달은 앞면은 거의 같지만 뒷면은 많이 다르다.

메달의 지름은 92.5mm로 똑같고, 메달의 리본 재질, 색깔, 폭과 길이 그리고 케이스도 같다. 기와지붕, 한복 등 문화적인 요소가 들어간 점도 같다.

그러나 뒷면은 패럴림픽 엠블럼과 아지토스를 왼쪽에 넣었고, 오른쪽에는 각 종목 명을 표시 했다. 그리고 올림픽의 오륜에 해당하는 아지토스(Agitos)는 라틴어로 '나는 움직인다' 라는 뜻을 지닌 패럴림픽 로고다.

또한 패럴림픽 메달에는 시각장애인 선수들을 위해 점자를 넣었다.

패럴림픽 규정에 따라 대회명 ‘2018 평창(Pyeong Chang 2018)을 점자로 새겨 넣었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