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아이들에게 온화한 미소 보내는 졸리 유엔난민기구 특사(사진=뉴시스)
난민 아이들에게 온화한 미소 보내는 졸리 유엔난민기구 특사(사진=뉴시스)

[뉴시안=김지형 기자] 유엔난민기구(UNHCR) 특사로 활동하고 있는 할리우드 대표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사진)가 존 매케인 연방 상원의원(공화당ㆍ애리조나)과 함께 미 정부가 미얀마 로힝야족 난민과 유혈 사태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야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매케인 의원과 졸리는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포기가 심각하게 우려된다”면서 “지난 10년간 미국의 리더십 포기가 시리아와 미얀마에서 발생한 대량살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번 기고문에서 이들은 미얀마에서 억압받아 온 로힝야족이 지난 수십 년간 박해, 차별, 괴롭힘, 폭력 등 인권침해에 시달려왔고 최근 여성들은 성폭행당하고, 산 채로 불태워지기까지 했다고 인류 가치가 짓밟히고 있는 국제 상황을 우려했다.

매케인 의원과 졸리는 “우리는 (로힝야족에 대한)폭력의 중단과 미얀마 국민 모두의 권리와 자유 수호를 위한 결의를 보여줘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미국의 동맹국들이 미얀마 정부가 억압행위 가해자들을 처벌토록 촉구함과 동시에 ▲인권침해 조사 지원 ▲로힝야족에 대한 인도적 보건 지원 ▲미국 주도로 미얀마 민족 분쟁 해결 모색 등 4가지 방책을 제시했다.

이들은 미국이 대량 학살과 인권탄압을 자행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가하지 않는다면, 더 심한 폭력과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미얀마와 시리아 등지에서 인권침해 위기가 심화되면서 국제 사회는 미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되찾아 이를 해결할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미국을 희망의 등불로 여기고 공통의 가치관을 갖고 미래를 꿈꾸는 지지 세력을 위해서라도 이 문제에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로힝야족은 미얀마 서부 아라칸 주의 북부 지역에 주로 거주하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으로 불교국가인 미얀마 사회에서 국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정권에서 무슬림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자행된 인권유린이 심화하면서 지난 1978년 이후 방글라데시로 이주한 난민은 20만명 수준으로 급증하기도 했다.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에 따르면, 로힝야족은 군부정권 아래서 강제노동, 재산권 침해 등뿐만 아니라 각종 박해, 고문, 강간, 살인에 이어 대규모 학살까지 당하면서 ‘인종청소’ 논란이 대두됐다.

특히 지난해 8월 로힝야족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동족을 보호하겠다면서 대미얀마 항전을 선포했고 미얀마 내 경찰초소 30여곳을 습격하기도 했다.

이후 미얀마군은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반군 소탕작전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과 유혈사태가 반복되면서 미얀마 접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난민은 수십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난민들은 미얀마군이 저지른 성폭행, 방화, 고문 등으로 국제사회의 도움과 관심을 호소하고 있고, 이를 반증하듯 국경없는이사회는 유혈사태로 한 달 만에 6,70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로힝야족이 기거하는 난민촌은 빈곤, 범죄, 폭력, 전염병, 식수 및 식량부족, 주거불안 등으로 기아, 질병, 불법 사태가 난무하고 있다.

이에 국제 인도사회는 199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미얀마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로힝야족 학살 중단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묵살 당했다고 현 인권 상황을 비꼬기도 했다.

방글라데시 발루칼리 난민수용소에서 한 로힝야족 소녀가 음식을 얻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시스)
방글라데시 발루칼리 난민수용소에서 한 로힝야족 소녀가 음식을 얻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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