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암호화폐는 급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표=빗썸)

[뉴시안=송범선 기자] 가상화폐(암호화폐)가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주요국 정책관리자들이 새로운 규제를 언급하지 않고 기존 정책만 검토키로 했다는 소식에 거래소에서 주요 상품들이 큰 폭의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21일 오후 3시 30분 현재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6.88% 오른 1,00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부터 이틀에 걸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기존 우려와 달리 가상화폐에 대한 새로운 규제책은 한 건도 제기되지 않았다. G20 회의는 선진 7개국 정상회담(G7)과 유럽연합(EU) 의장국 그리고 신흥시장 12개국 등 세계 주요 20개국을 회원으로 하는 국제협의체다.

금융위기 이후 여러 국제 경제 현안들에 대해 논의해 왔는데, 이번 회의 개최 이전부터 가상화폐를 제도권에서 감독ㆍ관리 강화를 주문하는 글로벌 규제가 신설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회의 기간동안 가상화폐 관련 규제가 공식화되지 않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도감이 확산됐고, 거래소 내 가상화폐 대다수 종목들이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2월 한때 600만원대까지 떨어진 이후 쌍바닥을 만들며 본격적인 반등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G20 회의와 최근 러시아에서 만드는 신규 암호화폐 등이 ‘날개’를 달아줄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 기술발전과 금융 세션에서 가상화폐와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가상화폐 가격은 G20이란 빅 이벤트를 앞두고 강도높은 규제안이 발표될 것이란 우려에 움츠러들기도 했다. 하지만, G20 회의가 진행되면서 가상화폐 규제와 관련, ‘알맹이가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가상화폐 시장에 반등 재료로 작용했다.

이번 G20 회의에서 재무장관들은 가상화폐에 대한 ‘즉각적인’ 규제를 주장하지 않았다. 대신 가상화폐 시장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기구를 요청했다. 관심을 끊겠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규제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주요국 금융 정책관리자들은 가상화폐를 악용한 탈세 등의 범죄가 발생하자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할 지 여부를 두고 고민을 거듭해왔다. 따라서 관심을 끊을 수는 없고 계속 관측을 하겠다는 설명이다.

G20 회의가 열리는 첫날에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 겸 유럽 금융안정위원회(FSA) 위원장은 “가상화폐의 변동성이 전체 금융시장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마크 카니 총재의 발언도 시장의 투자 심리를 다소 안정시켰다는 평가다.

이어 카니 총재는 “가상화폐는 불안정한 요소가 있지만 그 기반인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산업 전체와 전 세계 경제의 효율성을 높여 줄 것”이라면서 “가상화폐는 (경제에) 위협이 되는 것이 아니라 육성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재는 “가상화폐 가격이 가장 높을 때도 암호화폐 전체의 시가총액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가상화폐 시장이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 가상화폐 시장의 시가총액은 3,200억 달러에 불과해 경제에 타격을 줄 가능성은 적다.

이는 변동성이 심한 가상화폐가 급락해도 세계 경제에 대공황이나 공황을 불어오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예전 튤립버블 등으로 네덜란드 경제가 무너져 내린 점처럼 비트코인 버블이 심각한 경제 악화를 가져오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G20 회의에서 가상화폐에 관련해서 긍정적 평가만 거론된 것은 아니다.

G20 회원국들은 비트코인에 대해 독립적인 화폐의 특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즉, 비트코인을 ‘돈’이 아닌 '물건', '상품' 또는 ‘자산’으로 간주해야 한다는데 의견 일치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자산에 대한 세금 부과 여부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만약 가상화폐를 화폐가 아닌 자산으로 정의할 경우 정부가 화폐로 간주했을 때보다 더 큰 양도소득세 등의 더 많은 세금을 징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은행거래에서 매기는 세금과 부동산 거래에서 징수하는 세금이 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 부동산 거래는 자산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세금을 많이 물리게 된다.

자산으로 취급받는 상품으로는 금, 은, 부동산, 쌀, 보석 등이 있다.

퀀텀은 지난 20일 한때 +57%나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차트=코인원)

G20회의 호재에 모든 코인이 크게 상승한 것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주요 암호화폐 중에서는 특히 퀀텀이 가장 많이 올랐다.

퀀텀은 20일 바이낸스에 상장한다는 호재를 바탕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또 퀀텀은 비트코인에 비해 처리속도나 결제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퀀텀은 지난 20일 한때 +57%나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이밖에 퀀텀은 최근 서울에서 개최된 퀀텀 디앱 서울밋업에서 퀀텀 플랫폼의 DAPP인 인공위성프로젝트 스페이스체인(SpaceChain)과 함께 인공지능(AI)ㆍ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블록체인기술에 대해 많은 국가들이 관심을 가지며 주목받았다.

비트코인 골드는 D+등급을 받으며 혹평을 받았다. (표=와이스 레이팅스)

반면, 리플과 비트코인 골드는 상승장에서 크게 수혜를 받지 못했다.

리플은 여전히 700원대에 머물면서 4700원 예전 고점까지 가기엔 모멘텀이 없다는 평이다.

비트코인 골드는 와이스 레이팅스에서도 D+를 받으며 기술력에서 악평을 받았다. 처리속도가 많이 느리다고 평가받는 비트코인도 C+임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골드는 혹평을 받은 것이다.

이같이 기술력에서 뒤처지는 부분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비트코인 골드는 반등을 크게 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가상화폐도 주식투자처럼 내재가치를 바탕으로 한 장기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