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뉴시안=이석구 기자]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이 3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김 회장은 앞으로 3년 더 하나금융을 이끌어 나가게 됐다.

하나금융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사옥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김 회장의 3연임 안건(사내이사 선임)을 통과시켰다. 

안건은 전체 주주 78.9%의 참석에 84.6%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반대는 15%였고, 나머지는 기권이었다. 

김 회장은 이번 3연임 도전 과정에서 당국과 마찰을 빚으며 노조로부터 사퇴 압박까지 받았지만, 견고한 그룹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회장의 연임 여부를 둘러싼 의결권 자문기관의 의견은 엇갈렸다.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 ISS는 김 회장의 3연임을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이로 인해 김 회장의 3연임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해외 투자자들이 주로 ISS의 권고를 의존하는데 하나금융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약 74%에 달하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 등은 반대를 권고했고, 단일주주로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주총을 앞두고 '중립' 의견을 낸 바 있다.

김 회장은 2021년까지 3년간 더 하나금융을 이끌게 된다. 지난 2012년 처음으로 회장 자리에 오른 뒤 모두 9년간 맡게 되는 셈이다. 

사내이사는 원래 김 회장을 비롯해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 3인 체제였으나 이번에 김 회장 홀로 추천됐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사내이사 단독 선임으로 김 회장의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총에서는 신규 사외이사 4명의 선임 안건도 모두 통과됐다. 김홍진·백태승·양동훈·허윤 사외이사가 새로 선임됐다. 앞서 박시환 전 대법관도 사외이사로 추천됐으나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에 위촉되면서 후보에서 사퇴했다. 윤성복·박원구 사외이사는 재선임됐다. 

한편 KEB하나은행 노조 등으로 구성된 하나금융적폐청산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김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투본은 "김 회장이 금감원 조사와 검찰 수사에 대응하느라 제대로 경영에 전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주주총회에서 ‘김정태 회장 3연임’을 막고, 새로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모피아 낙하산’을 제외하고 공정성, 투명성, 객관성을 갖춘 국민들의 눈높이에 걸맞은 새 회장을 선출하는 것이 하나금융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미래의 주주 이익 가치를 지키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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