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넘어가면서 여러 산업에서 비롯된 미국의 성장으로 인해, 영국 중심의 세계 지배력이 미국 중심 세계관으로 개편된다. (사진=픽사베이)

[뉴시안=송범선 기자] 19세기는 영국의 시대였고, 20세기는 미국의 시대다. 1900년을 넘어가며 영국 중심의 세계 지배력은 미국 중심의 세계관으로 개편된다.

1868년 당시 세계 최대 금융시장은 영국의 런던이었다. 런던 익스체인지 앨리의 시가총액은 100억달러였고, 월스트리트는 3분의 1 수준인 30억 달러였다. 그러나 신흥시장 월스트리트의 성장 속도는 런던보다 훨씬 빨랐다.

1821년 영란은행이 금본위제를 채택한 이후 영국은 세계 경제의 슈퍼 파워로 성장했다. 이 시기 영국은 세계 GDP의 25%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수치는 현재 미국이 세계 총생산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율보다 높다.

세계 무역을 지배하고 있던 영국의 파운드화는 세계의 기축통화로 발돋움했다. 또 영란은행은 사실상 세계 중앙은행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현재 FOMC가 세계 중앙은행 역할을 하고 있는 것과는 다소 다른 분위기였던 것이다.

1889년까지 영국은 세계 금융의 중심이었다. (사진=픽사베이)

월스트리트가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고 있던 1889년 11월 이 시대 세계 금융의 중심지는 런던이었다. 이때 영국의 투자은행 베어링 브라더스가 무너지면서 전 세계가 또 한 차례 금융위기를 맞게 된다. 미국도 영국 시장의 하락에 동반해 폭락한다.

“런던이 기침하면, 월스트리트는 몸살을 앓는다”는 월스트리트의 격언이 계속되었다.

이때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런던 금융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해 베어링 브라더스에 구제금융을 제공해 월스트리트는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이 당시의 상황을 보면, 현재 미국 시장이 기침을 하면, 몸살을 앓게 되는 한국시장과 유사하다. 전 세계 주식시장은 영국에서 미국으로 개편 된 것이다.

증시는 예나 지금이나, 먼 곳에서의 나비 날개 짓이 다른 나라에 폭풍을 일으킨다는 ‘나비효과’가 잘 적용되는 곳이다.

(사진=픽사베이)
증시는 예나 지금이나, 먼 곳에서의 나비 날개 짓이 다른 나라에 폭풍을 일으킨다는 ‘나비효과’가 잘 적용되는 곳이다. (사진=픽사베이)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미국의 월스트리트는 세계 초 강대국으로 성장한 미국의 경제력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다.

미국 경제는 20세기 들어서면서 그물망처럼 연결된 철도 때문에 규모 면에서 거대해지고 완벽하게 하나로 통합되었다. 기업들은 내수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 때문에 생존을 위해 비용 절감과 경영 혁신을 추진해야 했다. 또한 미국은 영국을 대신해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등장하고 있었다.

이는 미국 19세기 말 첨단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철강업과 제철업의 성장이 어느 산업보다도 빨랐다는 것에서 뒷받침된다.

20세기 경제의 근간인 철강 산업은 월스트리트의 모습을 크게 변화시켰다.

1850년대 최고 높이의 건물은 6층에 지나지 않았으나 새로운 세기를 맞아 맨해튼은 하늘 높이 치솟는 마천루의 숲으로 변했다. 철강 산업의 발전이 없었다면 고층 건물과 주요한 승강 장비인 엘리베이터가 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 뉴욕은 더 이상 공간이 부족해 위로 오르지 못하고 옆으로만 뻗어나가 거리의 제약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고층 건물의 출현으로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는 더 이상 햇빛을 보기 힘든 그늘진 거리로 변했다.

1850년대 최고 높이의 건물은 6층에 지나지 않았으나 새로운 세기를 맞아 맨해튼은 하늘 높이 치솟는 마천루의 숲으로 변했다. 이는 철강산업의 발전이 있어 가능했다. (사진=픽사베이)

이에 더불어 20세기 넘어오며 미국의 화차, 엔진, 레일, 전기제품 등 공산품의 수출 규모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었다.

1890년대 불황을 겪은 미국은 20세기 들어서면서 급속도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에 미국은 화려한 호황 국면에 접어든다.

1896~1907년 사이에 대외 무역은 2배 이상 급증했고, 이에 따라 정부의 재정 수입도 2배 이상 늘어났다. 미국 경제의 온도계 역할을 하고 있는 다우존스 지수도 이 기간 동안 무려 150퍼센트나 상승했다.

이처럼 여러 산업에서 비롯된 미국의 성장으로 인해, 19세기의 영국중심 세계 지배력이 20세기 들어서며 미국 중심 세계관으로 개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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