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전문가 칼럼=기영노 스포츠평론가] 우리는 그동안 남의 나라 괴물 들 만 부러워했었다.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은 80년 대 세계 헤비급 복싱에 홀연히 나타나 상대 선수들을 가공할 주먹으로 링 위에 마구 눞혀 괴물 소리를 들었었다.

세계 육상 계는 1m96cm의 거구임에도 불구하고 1m80cm 대 선수들처럼 빠른 피치로 100m200m의 세계신기록을 손바닥 뒤집듯이 갈아 치우던 우사인 볼트라는 괴물에 경탄을 보내곤 했었다.

세계최고의 야구선수들이 모여 있는 메이저리그에서는 170km의 가공할 스피드의 공을 던지는 아놀드 채프먼의 광속 구에 치를 떨어야 했다.

그리고 지난해 명문 팀 뉴욕 양키즈에 에런 저지라는 괴물이 출현했다.

에런 저지는 타율은 0.284로 다소 낮았지만, 무려 52개의 홈런을 치며 아메리칸리그 홈런 1위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역대 신인 최다 홈런 기록(종전 1987년 마크 맥과이어 49홈런)도 세웠다. 타점은 114개로 아메리칸리그 2, 출루율도 0.4222위다.

저지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팀이자 증오의 대상이기도 한 '제국' 양키스에서 탄생한 키 2m1의 대형 신인 외야수라 더 높은 관심을 받았었다.

12년 전인 2006년에 우리나라에도 괴물이 나타났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류현진 투수가 2006412일 잠실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프로데뷔전에서 73분의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투수가 되며 괴물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당시 류현진은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주 무기로 무려 10개의 탈삼진을 빼앗으며 LG 타선을 압도 했었다.

류현진은 그 해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18승을 올리며 3관왕을 차지하자 야구 계에서는 괴물이 나타났다고 했었는데, 사실 류현진의 실력은 메이저리그 기준으로 보면 완성된 괴물 이라기보다는 미니 괴물급 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 우리나라에도 실제 괴물들이 나타났다.

지난겨울 지구촌을 뜨겁게 달 궜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따낸 윤성빈은 4차례 합계 기록이 32055로 은메달에 그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니키타 트레구보프와 격차가 1.63초나 벌어진 격차가 너무 컸기에 괴물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마땅했다. 스켈레톤에서 1.63초는 40m가까운 거리로 한번 주행 할 때 마다 2위 선수와 10m 정도 거리가 나는 압도적인 기록이다.

윤성빈은 100m11초대 초반에 주파하고 허벅지 둘레가 65cm에 이를 정도로 엄청나다. 앞으로 10년 가까이 세계 남자 스켈레톤 계를 주무를 가능성이 높다.괴물 윤성빈의 기억이 사라져 갈 쯤 야구와 축구에서 괴물이 나타났다.

 

강백호의 만화 주인공 같은 실력

만년 하위팀 kt 위즈의 신인 강백호 선수는 만화 같은 프로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324일 기아 타이거즈 홈구장인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벌어진 데뷔전, 첫 타석에서 당대 최고의 투수 헥터 노에시로부터 첫 타석에서 홈런을 빼앗았다. 고졸 타자가 프로데뷔전에서 홈런을 친 것은 강백호가 처음이었다.

이후 강백호는 장원준, 린드블럼 등 상대 팀의 에이스급 투수들에게 홈런을 빼앗으며 소위 말하는 도장 깨기에 돌입한 느낌이다.

강백호의 허벅지도 윤성빈을 훨씬 능가한다. 허벅지 둘에가 29인치(73.7cm)로 웬만한 성인 허리둘레만큼 두껍다.

강백호는 이제 만 19살로 만약 대학에 진학을 했다면 1학년으로 경기에 출전조차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강백호의 파워가 kt 위즈의 돌풍의 핵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팀 분위기를 확 살려놓고 있다.

12년 전 류현진이 미니 괴물이었다면 강백호는 완전체 괴물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엄청난 파워와 강한 멘탈을 갖고 있다.

 

말컹, 2부 리그에 이어 1부 리그도 평정 할듯

프로축구 경남 FC의 말컹 선수가 지난해 2부 리그에서 22골로 득점왕에 오를 때 만 해도 프로축구계에서는 “2부 리그와 1부 리그는 엄연히 차이가 난다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그러나 말컹 선수가 1부 리그에서도 엄청난 파워를 보여주자 괴물의 출현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1m96cm의 말컹은 스피드와 유연성까지 갖춰 온 몸이 득점 기계라도 해도 좋을 정도로 많은 골을 양산해 내고 있다.

축구의 클라스는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에서 차이가 난다.

말컹은 8번의 유효슈팅 가운데 무려 6골을 골로 연결시켜 유효슈팅 대비 골이 무려 75%’나 된다.

유효슈팅 대비 골 확률은 세계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는 브라질의 펠레도 20%가 넘지 않았고, 마라도나는 물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10%안팎에 그치고 있다.

괴물 말컹의 실력이 국내리그 뿐만 아니라 아시아 또는 유럽에까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만약 이적을 한다면 이적료가 700억 또는 1000억 쯤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벌써 손흥민 급이라는 얘기다.

아마 이대로 간다면 시즌 후반에는 1500억 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말컹은 농구를 하다가 축구로 전향한 것이 불과 7년 전인 17살 때다. 그래서 기본기가 약하고 경기운영 능력도 떨어지지만, 가장 중요한 페널티에어리에서 골 냄새를 맡는 능력은 그야말로 괴물 급이다.

경남 FC는 당초 상주 상무와 함께 2부 리그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 분류 되었었으나, 이제는 우승을 다투는 팀으로 바뀌었다.

괴물 선수 한명이 들어왔을 뿐인데 팀의 평가가 달라진 것이다.

 

침체된 프로복싱 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괴물복서

국내 프로복싱은 11년 전인 지난 2007년 당시 WBC 페더급 챔피언이었었던 지인진 선수가 3차 방어를 끝낸 후 스스로 타이틀을 반납한 이후 세계챔피언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지인진은 세계챔피언으로서 1년에 한 차례 경기를 하고 대전료 1천만원을 받으며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인진의 은퇴 이후 11년 만에 세계챔피언 급 괴물이 나타났다.

이흑산(35. 본명 압둘레이 아싼) 선수다.

이흑산은 201510월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복싱선수권대회에 국가 대표로 참가했다가 선수단을 이탈하고 한국 정부에 망명을 신청했다. 당시에는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강제로 추방당하고 카메룬에서 사형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운 마음을 갖고 살았지만, 이일 변호사 등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지난해 7월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난민 인정 자는 한국 국민과 같은 수준의 사회보장을 받고, 의료보험 혜택과 기초 수급도 받는다. 해외 원정 경기에도 나설 수 있다.

이흑산은 키가 180cm, 양팔 길이가 187cm에 이른다. 강한 원투 스트레이트에 예측할 수 없는 곳에서 터져 나오는 양 훅이 일품이고수비도 수준급이다.

이흑산은 지난해 1125일 일본의 바바 카즈히로를 3라운드 KO로 꺾고 프로 복서로서 첫 국제전 승리를 거뒀다.

통산 전적을 76(3KO) 1무로 아직 검은 별(패배)을 달지 않았다.

프로복싱 계는 이흑산이 11년 만에 국내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에 오를 것인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정치계에서 올드 보이의 귀환은 국민들을 짜증나게 한다. 그러나 스포츠에서는 올드 보이가 복귀해서 팬들을 즐겁게 하는 경우가 있다.

테니스의 로저 페더러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정계나 스포츠나 올드 보이가 귀환을 해서 기존의 질서를 무너트린다는 자체가 정체를 의미한다.

그러나 괴물 신인이 출현해서 기존의 선수들을 제압해 나가는 모습은 보는 사람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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