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기로에 선 위기의 조선업계
회생 기로에 선 위기의 조선업계
  • 김지형 기자
  • 승인 2018.04.05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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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인력 구조조정 반대 금속노조, 전면 투쟁
-STX조선 등 중소 조선업체 회생 위해 몸부림
-‘빅3’ 잇단 수주에도 구조조정은 지속돼
조선업종노조연대와 전국금속노동조합 소속 노동자들이 4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구조조정 반대'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사진=뉴시스)
조선업종노조연대와 전국금속노동조합 소속 노동자들이 4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구조조정 반대'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김지형 기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내몰린 중소 조선업체들이 정부의 추가 자금수혈을 위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 관련 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대형 조선사들마저 추가 희망퇴직을 강행하는 등 국내 조선업계의 몸집줄이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빅3’ 조선사 중 일부가 잇딴 수주에 성공하면서 국내 조선업이 길고 긴 불황의 전환점을 지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구조조정 칼날을 맞은 금속노동자들의 대정부 투쟁은 봄철을 맞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조선업종노조연대와 전국금속노동조합 소속 노동자들은 4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조선산업 구조조정 분쇄, 조선노동자 생존권 쟁취’ 조선업종노조연대 결의대회를 열고 청와대 사랑채 방향으로 행진을 하기도 했다.

전날 2차 상경집회에서 최근 법정관리 처분을 받은 성동조선 조합원들, 조건부 회생 쪽으로 결정된 STX조선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조선업 활성화 공약을 지키라”면서 고용안정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노상 시위를 벌였다. 정부와 채권단 측이 현 상시 근로자들을 절반 넘게 정리하라고 노사 측에 압박을 넣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당국과 채권단 측은 STX조선에 대해 노사자구안을 이번주 안에 제출하지 않으면 성동조선과 같이 법정관리로 결정날 수 밖에 없다면서 재차 원칙 처리를 강조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전날 서울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진행된 제 1차 사회금융협의회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STX조선에 대해 “이미 밝힌 원칙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도 최근 언론을 통해 “오는 9일까지 고강도 자구계획을 담은 노조확약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법정관리에 돌입할 수 밖에 없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지난달 8일 성동조선에 대해 법정관리로 가닥을 잡은 정부는 STX조선에 대해서는 조건부 회생 방침을 발표하면서, 40% 추가 고정비 축소를 받아들이라고 주문했다.

지난 1월부터 두 달동안 진행된 성동조선과 STX조선에 대한 기업실사에서 성동조선의 청산가치는 7000억원으로 계속가치인 2000억원 보다 무려 세배 이상 높게 나왔으며, STX조선도 청산가치가 계속가치를 웃돌았다. 이로인해, 채권단과 정부 측은 성동조선에 대해 법정관리를 명령했지만, STX조선은 1500억여원의 유보금과 기존 수주잔량(16척)을 감안해 한 달간 유예판정을 내린 상태다. 하지만, 양사 근로자뿐만아니라 정부지자체, 지역 정치권, 시민단체 등은 조선업의 고용창출, 지역경제 기여, 인력 유출 등을 감안해 정부와 채권단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STX조선 사태에 대해 고통분담과 독자생존 능력 확보라는 기본원칙을 일관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STX조선은 9일 이전까지 자구계획에 의한 노사합의를 이끌어달라”면서 “자구계획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면 소중한 일자리가 없어지고 지역경제가 침체되는 파국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동연 부총리는 “노사가 자구계획에 합의하면 다시 한 번 회사의 활로는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정부는 STX조선을 포함한 기업구조조정에 있어 구조조정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STX조선과 성동조선의 본사가 각각 위치한 경남 창원시 진해구와 통영시뿐만아니라 조선업 여파로 지역경제 침체에 직면한 경남 거제시와 고성군, 울산광역시 동구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전북 군산시(한국 GM의 군산공장폐쇄)에 이어 추가 지정했다.

정부의 지원이 본격화된다면 빅3 대상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국내 조선업계가 회복 국면에 들어설 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한편, 국내 빅3 중 한곳인 대우조선해양은 미주 지역 선주로부터 최대형 원유운반선 2척을 건조하는 일감을 따냈다고 전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 산하 조선 3사는 올 들어 총 29척을 수주했으며, 올해 수주목표를 전년 대비 30% 상향 조정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전망치를 기존 77억달러에서 82억달러로 최근 변경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이같은 수주 회복 기미에도 불구하고 2년여만에 희망퇴직을 재실시한다고 전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16일부터 29일까지 2주간 근속 10년 이상 사무직과 생산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발표했지만, 노조 측은 일방적 통보라며 노조위원장이 단식투쟁이 나서는 등 사측의 인력 구조조정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조만간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도 현대중공업처럼 추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STX조선은 최근 실시한 희망퇴직 접수에서 사측 권고에 따라 100여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신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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