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전문가 칼럼=기영노 스포츠평론가] 주진우 기자는 저서 ‘이명박 추적기’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저수지에는 30조원 가량의 돈이 모여 있다고 추측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산비리) 등으로 챙긴 돈이 그만큼 엄청나다는 얘기다.

주 기자는 사자방 가운데서도 ‘자원외교’를 눈 여겨 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원외교 실책으로 수십조의 국부유출이 있었는데 그 중심에 이 전 대통령이 있다는 것이다.

프로야구에서 돈이 모이는 저수지는 자유계약 즉 FA선수들 주머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선수는 FA 자격을 얻어 롯데 자이언츠와 4년간 150억(계약금 50억원 포함)에 계약을 맺고 있다.

이대호 선수의 연봉은 계약금 포함해서 37억5000만원인 셈이다. 순수연봉도 25억원이나 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대호 선수가 몸값을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니다.

4월9일 현재 이대호는 2할4푼5리의 타율에 홈런도 1개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최저연봉 2700만원을 받고 있는 kt 위즈의 강백호 선수는 3할1푼8리의 타율에 4개의 홈런을 때리고 있다. FA 선수들은 과거성적과 앞으로의 가능성으로 몸값이 책정된다. 과거 성적이야 데이터로 나와 있지만, 앞으로 성적은 기량저하 부상 등으로 불투명하다.

이대호 뿐 만 아니라 FA로 70~80억원 이상의 거액을 챙긴 손아섭(롯데), 민병헌(롯데), 황재균(kt), 최형우(기아) 윤석민(기아), 장원준(두산), 김현수(LG), 박병호(넥센), 강민호(삼성) 등등가운데서도 제몫을 해 주는 선수도 있겠지만, 실패를 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프로야구 역사를 바꾼 300만원

FA 제도가 없었던 프로야구 초창기 경북고 대구고 등 야구명문고인 대구 경북을 연고로 한 삼성 라이온즈 팀에는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차고 넘쳤다.

특히 유격수에는 국가대표 급만 배대웅, 천보성, 오대석 등 3명이나 있어서 서정환 선수는 플랜 B가 아니라 플랜 C에도 없었다.

반면 해태 타이거즈는 선발 ‘베스트 9’을 겨우 꾸릴 정도인 18명의 선수로 버텨야 했다.

1982년 시즌 OB 베어스가 극적으로 우승을 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던 12월 어느 날.

당시 삼성 라이온즈 서영무(1987년 사망) 감독이 서정환 선수에게 엉뚱한 제의를 받는다.

“감독님 저 트레이드 해 주세요”

“뭐 꼬! 트레이드 라꼬! 니 미쳤나”

서영무 감독에게 단호하게 거절당한 서정환 선수가 며칠 후 다시 서영무 감독을 찾았다.

서 감독은 서정환 선수가 제자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절 친의 아들이기도 했다. 그런데 삼성에 그대로 남아 있으면 만년 후보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 뻔 한 데 그대로 붙잡고 있을 수도 없었다.

결국 구단의 승낙을 얻은 서 감독은 서 선수를 최약체 팀인 삼미 수퍼스타즈로 갈 것은 명했다.

그러나 극심한 선수난에 시달리고 있던 해태 타이거즈가 ‘서정환 트레이드’ 냄새를 맡았다.

해태 관계자는 서정환은 호텔로 불러내 “너와 차영화(2루수)가 콤비를 이루면 국내 최고 키스톤 콤비를 이루게 될 것이다”며 설득했다.

결국 서정환은 삼성 라이온즈 보다 300만원을 더 주겠다는 해태 타이거즈와 덜컥 계약을 했다. 연봉 1500만원이었다.

해태 타이거즈가 겨우 300만원을 더 주고 서정환을 영입한 것은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되었다.

서정환은 김성한, 김일권, 김봉연, 김준환, 김종모 등 김씨 일가에 재일동포 김무종 그리고 차영화 선동렬 등과 함께 무적 해태일가를 이뤄 트레이드 첫 해인 1983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뤄냈다. 그리고 1986년부터 89년까지 4연패를 이뤄 해태 팀에서만 통산 5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서정환은 해태왕조를 이루는데, 일등공신이 되었고, 1986년에는 도루왕(43도루)까지 차지하기도 했다.

만약 해태가 서정환을 영입하지 못했다면 야구의 핵인 유격수 자리가 허점으로 작용해서 우승을 차지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을 것이다.

 

당대 최고의 유격수를 공짜로 얻은 태평양 돌핀스

당대 최고의 유격수 김재박 선수가 LG 트윈스 팀에서 신생팀 태평양 돌핀스로 갈 때 트레이드 머니가 1원도 발생하지 않았다. 태평양이 당대 최고의 유격수로 공짜로 얻은 셈이다.

LG 트윈스는 1990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후 1991년 6위로 곤두박질 쳤다. 당시 LG는 다시 챔피언이 되기까지는 최소한 3~4년은 걸린다고 보고 노장 선수를 정리하려 했는데, 그 대상이 김재박, 이광은 등 고참 선수들이었다.

그런데 김재박은 1000안타, 300도루를 달성하기 위해서 선수생활을 연장하고 싶었고, LG는 김재박이 두산 베어스 등 라이벌 팀으로 가서 LG를 괴롭히는 것을 보느니 차라리 만만한 신생팀에 보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을 했다. 그렇다고 김재박 같은 수퍼스타를 1~2천 만원 정도의 트레이드 머니를 받고 보내느니 화끈하게 공짜로 보내기로 한 것이다.

후설에는 김재박 선수가 LG 코치 제의를 받고 연봉 계약금 각각 5천 만원에 승용차까지 요구한 것도 (공짜로 보내기로 한 것에)한 몫을 했다는 얘기도 있었다.

김재박은 태평양 돌핀스 팀에서 1992년, 276타수 61안타(0.221) 10도루를 기록, 결국 1000안타(972) 300도루(284)를 달성하지 못하고 은퇴했다.

 

올해 최고 연봉은 이대호 양현종

올시즌 연봉 1위는 이대호(25억)로 되어있다.

이대호는 롯데 자이언츠와 4년간 150억원에 계약을 했는데, 50억원은 계약금 100억원이 연봉이기 때문에 매년 25억원을 받고 있다.(프로야구단은 매년 연봉총액을 줄이기 위해서 자유계약 선수에게 계약금을 많이 주고 상대적으로 연봉을 적게 책정한다) 자유계약 선수를 제외하고 연봉 1위는 기아 타이거즈 양현종 선수다. 양현종 선수는 1년 23억원에 계약을 했는데, 순수연봉 1위 투수 부문 1위에 해당된다.

한화 이글스 김태균(16억), 기아 타이거즈 최형우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각각 15억), LG 트윈스 김현수, 기아 타이거즈 윤석민(12억5천), SK 와이번스 최정, 한화 이글스 정우람(12억)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외국선수로는 기아 타이거즈 헥터 노에시 선수가 2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21억 원으로 가장 연봉이 많다.

신인선수와 외국 선수를 제외한 513명의 올시즌 평균 연봉은 1억5천26만원이고, 기아 타이거즈 팀 평균연봉이 2억120만원으로 유일하게 2억원을 넘어섰다.

프로야구 선수 가운데 연봉이 1억원을 가장 먼저 넘긴 선수는 1985년 삼미 수퍼스타즈에서 뛰었던 고 장명부 선수였다. 올해는 164명이 1억을 넘어섰고, 그 가운데서도 고액에 속하는 2억5천만원을 넘은 선수는 79명이나 된다.

그러나 10개 구단 고칭스태프 평균 연봉은 9천470만원으로 아직 1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프로야구 초창기 최고연봉은 2400만원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관계자들은 선수들의 연봉을 얼마로 정할까 고민을 했다. 결국 직장인 평균 연봉의 10배로 책정을 했는데, 당시 직장인들은 평균 20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프로야구 투, 타의 최고선수인 박철순(OB 베어스)와 김재박(MBC 청룡)선수의 연봉을 2400만원으로 정했다. 그리고 최저연봉은 600만원(월 50만원)으로 책정을 했다.

올해 최고연봉이 25억 원 이니까 37년 만에 무려 104배가 올랐다. 그러나 올해 최저연봉인 2700만원이니까 최저연봉은 겨우 4.5배 올라 최고연봉의 25분의1 밖에 오르지 않은 셈이다.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 선수의 지난해 연봉은 2700만원이었지만 올해는 307.4%(8300만원)나 오른 1억1000만원이 되었다.

그러나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면 올해도 최저연봉을 받아야 한다. 메이저리그는 풀차임 시즌 3년 동안 연봉조정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LA 다저스의 코리 벨린저는 39홈런에 97타점을 기록하면서 신인왕을 차지했지만 올해 연봉은 메이저리그 최저연봉)54만5000달러)보다 물가상승률 정도인 4만 달러가 오른 58만5000달러다. 신인들에 한 해서 메이저리그 보다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이 더 유리한 조건인 셈이다.

 

프로야구 가치는 연간 80억원

스포츠의 가치는 ‘타이틀 스폰서 금액’으로 가늠할 수 있다.

타이틀 스폰서는 그야말로 계약하는 주체로 볼 때는 무형의 이익을 보고 투자 하는 셈이기 때문에 그 가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가 된다.

프로야구는 지난 2000년 삼성증권과 연간 30억원에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했다. 이듬해 35억원으로 5억원 올랐다가 2002년에는 3년간 115억원(연간 38억3천만원)으로 약간 올랐고, 2005년부터는 4년 동안 삼성전자와 평균 47억5000만 원에 계약을 했다. 이후 야구 온라인 게임 ‘마구마구’를 제작한 CJ와 3년 총액 105억원에 계약했다. 삼성 그룹보다 연간 10억 이상 줄어든 금액이었다.

2011년에는 롯데 카드가 나섰다. 후원금액은 연간 50억원 이었고, 2012 년는 비빔면으로 잘 알려진 팔도가 55억원, 2013년부터 2년간은 야쿠르트가 60억원 씩 120억원에 계약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은 타이어 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가 연 평균 65억원, 3년 동안 195억 원에 계약을 했고, 올해 신한은행과 3년간 240억원(연 평균 80억원)에 국내 프로 모든 스포츠리그를 포함해서 역대 최고 금액에 계약을 했다.

이제 2021년 100억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벌금 180억원은 조족지혈

다시 저수지 얘기로 돌아와서.

지난 4월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법원으로부터 징역 24년 벌금 180억원을 추징 받았다. 21년전인 1997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무기징역에 벌금 2205억원,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징역 15년에 벌금 2626억원을 추징당한 것에 비하면 벌금 면에서는 조족지혈이다.

그러나 만약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저수지에 고인 돈이 불법으로 조성된 것으로 드러난다면 벌금이 수조 아니 수십조 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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