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의 장기 불황이 바닥을 치고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뉴시안=송범선 기자] 세계 조선 산업의 장기 불황이 바닥을 쳤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한국 조선업의 부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조선업의 불황으로 국내 중소 조선사가 대거 몰락했다.

일단 성동조선의 몰락에 통영이 통곡했다. 경상남도 통영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던 성동조선의 법정관리 속 회생이 힘들어지고 있어, 통영시 지역경제도 어려워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 몇 년간 분식 회계 등의 계속된 비리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국내 1위 해운업으로 전 세계 유통망을 하나로 잇고 있던 한진해운이 법원의 결정에 따라 파산 후 해체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진해운의 파산은 동북아시아의 해상 무역 허브로 자리 잡고 있던, 국내 해운업이 이제 더 이상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함을 의미했다.

이와 함께 한진해운의 기능을 흥아해운 등의 제 2 해운사들이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하지만, 흥아해운 역시 2017년 말 연간 영업이익은 131억원 적자전환으로 공시되면서 실망감이 더해졌다.

흥아해운의 2017년 연간 당기순이익은 735억 적자로 2년 연속 적자다. 이에 우려는 더욱 커졌다.

유가의 상승에 조선업의 핵심인 해양플랜트 산업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그러나 현재는 그러한 우려감보다는 희망적인 의견들이 더 많이 나오고 있다.

우선 유가상승으로 조선업의 주요한 요소인 해양플랜트 호황국면 온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최근 유가는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 미사일을 쏘겠다는 으름장을 놓자, 중동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이틀째 급 상승을 거듭해 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2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날대비 배럴당 1.31 달러(2%) 상승한 66.70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셰일가스와 태양열에너지, 풍력에너지 등의 신재생에너지들의 도입으로 인해,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가던 과거의 초고가 유가 행진은 나오기 힘들겠지만, 지금과 같은 완만한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저유가를 기록하던 시절에는 해양플랜트가 중요하지 않았지만 고유가에는 해양플랜트 사업이 활발해진다”고 밝혔다.

이어 “해양 플랜트란 바다에서 기름을 끌어올리는 것인데, 국제유가가 낮을 때 바다에서 시추작업을 하는 것은 적자로 이어진다”며 “시추작업에 드는 비용이 석유 판매금액보다 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현재 친환경에 대한 환경법적 기준 규제 강화로 새로운 선박 수요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조선업에 호재다.

국제 해사기구(IMO)의 환경 기준 강화에 따라 전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선박들은 2020년까지 황산화물(SOx) 배출량을 현재의 3.5%에서 0.5%까지 의무적으로 줄여야 한다.

현재 황산화물 배출량 기준의 7분의 1로 줄여야 하는 것이다. 이에 해운사들은 탈황산화물 설비를 부착하거나 선체 자체를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해야 한다.

황산화물 규제 강화 정책이 도입되는 2020년경부터 전 세계 모든 선박이 교체기에 접어들어, 그 시점을 기준으로 발주량이 높은 국내 2~3개 조선사가 나눠서 선박 수주를 독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이 수주는 국내 조선업계 빅 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이 이끌 것이며, 국내 중소형 조선사들 역시 검토 단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3는 지난 2015~2016년 수주 절벽을 극복하고자 희망퇴직 재실시, 순환 휴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여러 해결방안을 구하고 있어 회사 내재가치도 더 좋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 10일 현대상선이 2011년 이후 7년 만에 20척 발주를 따내며 조선업계 상황은 더욱 호전되고 있다.

현대상선은 “국내 조선소에 2만TEU 이상 급 12척과 1만4000TEU급 8척 등 20척에 대한 발주를 준비해왔다”고 발표했다.

이는 3조원에 달하는 컨테이너선 규모로, 이번에 현대상선이 이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함에 따라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조선업은 2011년 최고점인 3,817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해 현재 1,641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차트=하나금융투자)

주가 차트 상으로 보면, 조선업은 2011년 최고점인 3,817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해 현재 1,641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7년간 고점대비 절반 이상 하락한 수치다.

이에 주식시장에서 조선주들의 가격적 매력은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빅 3인 현대중공업의 PBR은 0.71, 삼성중공업의 PBR은 0.55, 대우조선해양의 PBR은 1.70이다. 대우조선해양이 다소 고평가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자산가치 대비 매우 싼 값에 거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수치는 조선업이 고점을 형성하던 2007~2010년 사이에 대우조선해양의 PBR이 5~7을 기록하던 것과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여러 호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조선업계 전반의 대 반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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