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조규성 발행인] 한국빙상연맹 회장이기도 한 김재열 사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선수단장을 맡으며 꾸준히 국제 스포츠 거물로 떠올랐다. 김 사장은 제일기획 소속의 삼성그룹 스포츠사업(축구 및 남녀농구)을 맡아서 스포츠마케팅의 활성화에 기여했다. 나아가 김재열이라는 브랜드에 힘을 보태 장인인 이건희 회장이 맡았던 IOC위원을 승계할 여건을 만들어왔다.

김 사장은 지난 2016년 6월10일 크로아티아 ISU 총회에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부문 집행위원에 당선되었다. 당시 김재열 씨는 현직 3명을 포함해서 9명의 후보 가운데 4위 안에 들어 집행위원이 되었다.

ISU의 최고의사 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의 멤버는 모두 11명이다. 회장과 2명의 부회장(스피드, 피겨 각 1인) 그리고 스피드, 쇼트트랙 집행위원 모두 4명, 피겨 4명 등으로 이뤄진 막강한 파워를 갖는 기구다.

당시 전명규 대한빙상연맹 부회장도 ISU 기술위원에 진출하려 했으나 추천조차 받지 못해 무산되고 말았다. 아마도 김 사장은 이건희 회장의 IOC위원 승계 작업을 하는데 정무적으로 뛰어난 전명규 씨의 도움을 받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ISU집행위원은 IOC위원이 되기 위한 지름길

김 사장이 ISU 집행위원에 도전한 이유는 IOC위원이 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IOC 위원이 되려면 개인자격과 국제경기단체(IF) 등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데, 최근에는 개인자격으로 IOC 위원이 되기가 까다로워져서 국제연맹의 추천을 받는 경우가 많다.

국제경기연맹의 추천을 받으려면 해당종목의 집행위원이나 회장이 되어야 한다. ISU에는 회장인 이탈리아 출신의 오타비오 친콴타 씨가 IOC위원을 겸하고 있다. 그런데 오티비오 친콴타 씨는 올해로 80살이 되기 때문에 오는 10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제133차 IOC 총회에서 퇴임하게 된다.

따라서 2019년 IOC 총회에서 ISU에 새로 배당된 IOC 위원 몫을 김 사장이 노리고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국제적으로 삼성그룹의 위상이 높고, 또한 2년 여 동안 집행위원으로 활약한 활동한 경력을 내세우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삼성그룹의 속성상 치열한 로비활동을 벌이게 될 것이다.

 

IOC 위원은 115명이 정원

IOC 위원의 정원은 115명이다.

개인 자격 70명, 선수위원 15명, 국제경기단체(IF) 대표 15명, NOC(국가올림픽위원회) 자격 15명으로 구성되며 현재 IOC 위원은 정원에서 15명 부족한 100명이다.

4년 가까이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이 지난해 건강상의 이유로 IOC 위원을 사퇴함에 따라 현재 IOC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이는 2004 아테네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유승민 선수위원 한명 뿐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당시 선수촌 투표에서 선수위원으로 당선된 유 위원의 임기는 2024년 하계 올림픽 까지 6년이 남았다.

우리나라는 한때 고(故) 김운용 전 위원, 이건희 회장, 국제유도연맹(IJF) 회장 출신 박용성 전 위원 등 거물급 IOC 위원 3명이 함께 활동하기도 했으나 이들이 차례로 사퇴하면서 국제 스포츠 계에서 영향력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중국의 장홍 평창 올림픽 기간 동안 선수위원에 발탁

한국은 동계올림픽 최고 스타출신인 김연아 씨에게도 IOC위원이 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에 중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선수 장훙이 IOC 선수위원에 뽑혔다.

장홍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깜짝 금메달을 땄지만, 평창대회에서는 부진했다.

장훙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이던 지난 25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132차 IOC 총회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으로부터 후보로 지명 받아 새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됐다.

장훙 위원은 평창올림픽에서 2명을 뽑는 IOC 선수위원에 도전했다가 낙선했지만 바흐 위원장의 지명을 받아 IOC 입성에 성공한 케이스다.

장홍IOC 선수위원이 8년 임기를 수행하며,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당선된 쇼트트랙 선수 출신의 양양A 선수위원이 임기를 올해로 마침에 따라 그 뒤를 잇게 된다.

그러나 '피겨 여왕' 김연아는 애초부터 바흐 IOC 위원장이 지명하는 IOC 선수위원 자격에 해당하지 않았다. IOC 규정상 위원장 지명 선수위원이 되려면 선수위원 선거에 출마해야 한다. 김연아는 출마하지 않았고 또한 유승민 씨가 선수위원으로 활약하고 있어서 '한 나라에 선수위원은 2명 불가' 조항에도 걸리기 때문이다.

 

토마스 바흐, 의미 있는 언질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의미있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아마 김연아 씨가 IOC 위원에 선임되자 못한 것에 대한 ‘립 서비스’ 일 수도 있지만,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바흐 위원장은 “스포츠가 매우 활성화 되어 있는 한국에 새로운 IOC 위원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 기업인이 될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밝힐 수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바흐 위원장의 언급으로 추정컨대  빠르면 오는 10월 부에노스아이레스 총회, 늦어도 2019년 밀라노 총회에서 한국에 ‘새 IOC 위원 탄생’의 큰 선물이 주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로는 커다란 변수가 없다면 1순위가 김재열 ISU 집행위원이 될 수밖에 없다.

과연 삼성의  ‘김재열  IOC 위원 승계’ 프로젝트가 성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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