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11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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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안=정윤기 기자] 자급제폰, 일명 '언락폰(unlock phone)'은 구매 후 이동통신사 약정계약 없이도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하다. 국내 한 대표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최근 출시된 삼성의 자급제 갤럭시폰 S9/S9+가 90만원 초ㆍ중반에서 100만원 초반 사이에 팔리고 있으며, 중국산 대표 스마트폰 단말기의 경우 30~40만원 안팎 중저가로 구매할 수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9/S9+ 자급제 단말기는 출시 한 달여 만에 전체 판매량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급제폰의 장점은 소비자가 다양한 유통망에서 공기계를 구입한 뒤 본인이 원하는 이동통신사와 요금제에 가입해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이동통신사 대리점 방문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유심(USIMㆍ가입자식별모듈)을 꽂아서 바로 사용 가능한 것도 편리함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초 프리미엄 자급제폰 갤럭시 S9/S9+를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가 자급제폰과 통신사 제품의 가격차이 관행을 올 들어 없애면서 올 하반기 LG전자도 프리미엄 자급제폰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도 자급제 스마트폰을 통해 한국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그렇다면, 통신사와 약정하지 않은 자급제폰이 정말 소비자에게 이익일까.

자급제폰의 도입 취지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였다. 과거에는 자급제 단말기 출시도 많지 않았을 뿐더러 구매시 가격이 출고가보다 10% 가량 비싸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통신사 공급 '이동통신폰'를 구입할 수밖에 었었다.

이동통신폰은 해당 통신사의 특정 요금제를 일정기간 사용한다는 약정을 하고, 보조금 등을 통해 단말기 가격할인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들어 출시된 자급제폰 단말기 가격과 통신사 공급 단말기 구매가가 같아져 향후 단말기와 통신사 소비자 가격이 동시 인하되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자급제폰 구입시 단말기 값을 한꺼번에 결제해야 한다는 점이 소비자에게 여전히 부담이 되고 있지만, 일부 온라인쇼핑몰에서는 특정 신용카드로 결제시 최대 22개월까지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보급된 자급제폰 단말기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신용카드 할인청구나 쿠폰 등을 이용하면 대략 10% 정도 가격인하를 받을 수 있다. 통신사 공시지원금(최대 24만7000원)과 비슷한 혜택을 주고 있는 셈이다.

자급제폰은 공시지원금을 받을 수 없지만, 약정기간에 얽매이지 않고도 요금제에서 25%를 할인받는 '선택약정할인'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통상 통신사에서 약정할인으로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2~3년 약정기간 동안 선택약정할인을 이용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자급제폰은 유심 구입 후 이통통신사와 알뜰폰을 자유롭게 옮겨 다닐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통신사의 24개월, 12개월 약정에서 자유로워진 소비자들이 자신의 성향에 맞게 요금제를 좀 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급제폰은 선탑재(프리로드)앱이 없는 점도 장점이다. 내비게이션, 멤버십 등 통신사 앱이 필요하면 앱 마켓에서 내려 받으면 된다.

자급제폰은 삼성 디지털프라자와 온라인 쇼핑몰, 백화점, 할인마트(이마트ㆍ홈플러스 등), 전자제품양판점(하이마트ㆍ전자랜드 등)에서 구매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휴대전화 이용자의 98%가 이동통신폰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자급제폰의 확대로 외국처럼 휴대전화 구매 후 통신사를 선택하는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단말기자급제가 처음 도입된 것은 지난 2012년 5월이다. 작년 기준 한국 스마트폰의 자급제 비율은 8%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시장의 자급제 스마트폰 비율은 평균 61% 정도다. 영국(26%),브라질(38%),미국(38%) 등은 우리나라에 비해 자급제폰 비율이 높고 중국과 러시아의 점유율은 각각 72%와 84%에 육박하고 있다.국내 소비자 단체들은 해외 사례를 들어 이동통신서비스와 단말기 판매를 분리하면 자유로운 경쟁 유도를 통해 통신료와 단말기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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