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미세먼지와 황사로 희뿌연 수도권 하늘(사진=뉴시스)
지난 11일 오후 미세먼지와 황사로 희뿌연 수도권 하늘(사진=뉴시스)

[뉴시안=김지형 기자]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올 봄 소비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수도권 미세먼지는 1995년 관측 시작 이래 3월 기준 사상 최악으로 기록됐다.

미세먼지에 이어 봄철 황사ㆍ꽃가루까지 확산되면서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이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2배 가량 급증한 것이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올해 3월 한 달간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는 전국적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한 48회를 발령됐다.

지난 2017년의 경우 1월부터 5월까지 미세먼지 주의보 및 경보발령 횟수는 총 92회로 전년의 66회에 비해 크게 증가한 바 있다.

미세먼지로 인해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소비심리에도 직ㆍ간접적인 영향을 미칠지 우려된다.

미세먼지 창궐이 심화하면서 지난해 이후 국내 소비ㆍ산업 지표에도 일부 반영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전국의 미세먼지 여파로 지난해 5월 소비판매와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9%, 0.3% 각각 줄었다.

당시 통계청 관계자는 "전자제품이 공기청정기, 의료건조기 중심으로 판매가 늘었고 오락ㆍ야외용품은 외출 자제 영향으로 판매가 줄었다"면서 "다만, 미세먼지 영향을 정확히 통계적으로 측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올초 유례없는 한파와 잦은 미세먼지 출현이 닥친 가운데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횟수와 소비자심리 악화는 일부 동조 기미를 신호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미세먼지 주의보 및 경보 발령 횟수는 총 92회를 기록했지만 올 1월에는 무려 한 달 만에 81회가 발령되기도 했다.

지난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월 109.9로 전월 대비 0.7p 하락했다.

정부 관계자는 무역장벽 확산ㆍ유가상승ㆍ원화강세 등 외부 요인이 있었다고 분석했지만 미세먼지와 한파 등도 올 들어 소비심리 위축에 직ㆍ간접 영향을 미친 국내 요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미세먼지 악화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국내 소비자심리지수는 4달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에 비해 0.1p 하락한 108.1로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지난 2월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같은 달 소매판매는 평창올림픽 특수에 힘입어 전월 대비 1.0% 증가, 두 달 연속 확장세를 기록했다.

2월 소매판매와 설비투자가 각각 두 달 연속과 넉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등 소비자심리지수와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3월들어 한국 GM과 금호타이어 노조파업ㆍ성동조선 법정관리 사태 등이 터져 전반적인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지 우려된다.

또한 미세먼지 충격에 평창올림픽 성공적 개최에 따른 내수 진작은 반짝 효과에 그칠지도 주목된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1월 중순 이후 57% 비중의 국외 미세먼지 유입으로 기저 농도가 증가했고, 그 영향으로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과 수치 최고값 경신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면서 "다만, 수도권 일대 미세먼지 국외 유입 비중은 지난 1월 중순 고점을 기록한 이후 낮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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