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호반건설)
(출처=호반건설)

 

[뉴시안=김지형 기자] 지난 2월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했던 호반건설이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검토 중이다.

호반건설은 중견 아파트 전문 건설회사로 '호반 베르디움'이라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여년 동안 공공분양 및 민간분양 아파트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왔다. 현금을 많이 보유한 알짜회사로도 알려져 있다.

호반건설은 최근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신청, 회사가치 산정에 나서는 등 기업공개(IPO)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호반건설은 그동안 금호산업, 동부건설, SK증권 등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때 인수자로 거론된 바 있다. 지난 1월 말 산업은행은 국내 건설업계 3위인 대우건설의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인수 계약이 성사된다면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라 비유하기도 했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밖 호반건설이 단숨에 현대, 삼성과 어깨를 견주는 '빅3' 건설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9일 만에 인수포기를 선언했다. 대우건설의 해외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은 1년 매출 1조 2000억원 수준의 국내사업 위주 건설사다. 이 정도 규모의 건설사가 해외 현장 한 곳에서 3000억원이 넘는 부실을 낸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내부적으로도 해외 부실 회사 인수에 걱정이 앞섰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호남기반 기업으로 알려진 호반건설은 지난 1996년 '현대파이낸스'라는 이름의 금융사가 모태가 됐다. 2001년 1월 호반건설산업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로 인해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을 두고 '특혜'라는 주장이 정치권 및 건설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산업은행이 제안한 인수가격도 헐값으로 특혜란 지적이 나왔다. 당시 매각 가격은 주당 7700원으로, 대상주식은 총 2억 1093만 1209주(지분율 50.75%)였다. 인수가격은 총 1조 6200억 원 수준이었다.

호반건설은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활발한 공공분양 아파트 건설과 분양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눈총을 받았다. 방송ㆍ레저 사업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 자산 총액은 대략 7조원 수준이다.

2017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 1482억원과 1625억원을 기록했다.

비록 좌절됐지만 당시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본격적인 해외 사업에 나설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상장을 통해 자본이 유입되면 이를 바탕으로 해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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