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홉스가 주장한 '리바이어던' 그림. 빅데이터를 활용한 지배 및 사생활 침해로 현대판 리바이어던이 화두에 올랐다. (그림=위키백과)

[뉴시안=송범선 기자] 1651년 영국의 철학자, 토마스 홉스는 ‘리바이어던’으로 막강한 공권력의 강압적인 지배체계를 비판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의 5000만명 개인정보 유출이 계속 회자되며, 거대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현대판 리바이어던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

페이스북의 수장, 마크 저커버그의 적극적인 수습에도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월스트리트 저널은 “페이스북보다 구글이 더 위협적”이라고까지 말한다.

페이스북보다 구글이 정보 수집량, 유저들의 모바일과 컴퓨터 인터넷 페이지에서 쓰는 시간, 정보 추적의 범위 등이 더 크기 때문이다.

또 구글 계정을 가진 10억 명 이상의 이용자들이 개인정보를 추적당하고 있다는 점도 월스트리트 저널의 의견이다.

즉, 구글의 빅데이터 양이 페이스북보다 더 크다는 면에서 이를 악용하는 미래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이다.

이처럼 인공지능과 방대한 빅데이터를 독재 정권이 악용할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1949년에 쓰여진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이같은 주제가 거론됐다.

1984의 세계는 ‘빅 브라더’라는 허구적 인물을 내세운 정부가 나의 모든 행동을 감시하고, 나의 행동을 통제한다는 디스토피아다.

여기서 나온 '빅 브라더'는 정보의 독점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관리 권력과 사회체계를 일컫는 말로 현재까지도 많이 쓰이고 있다.

정부나 거대 민간기업이 CCTV나 사물인터넷을 통해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한다면, 민간 사찰 및 개인정보 유출은 향후 더 빈번해질 것이다.

곳곳에 퍼져있는 CCTV는 정부의 감시 권력의 상징이 된다. (사진=픽사베이)

1984에서는 ‘전제주의’라는 통제·지배 시스템 앞에서 저항하던 한 개인이 어떻게 파멸해 가는지를 보여준다. 실제로 1984년에 이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2084년에는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내용들이다.

1984와 유사한 사례를 굳이 꼽자면 소련 정부와 공산주의가 민간인들에 대해 펼친 통제를 들수 있다.

또 영화 ‘타인의 삶‘에서 나온 바와같이 과거 통일 전의 동독의 감시체계를 꼽을 수 있다.

동독에서는 사회적인 영향력이 있는 모든 예술가, 경제인, 언론인 등의 개인 집에 도청 장치를 깔아놔 사생활을 감시했던 사례가 있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동독 정부는 감시 대상의 거실, 방은 물론 화장실에까지 도청장치를 설치해놨다.

이같은 디스토피아가 현실화되어 사생활의 통제가 지나치면, 인간은 더 이상 시민이 아니라 신민으로서만 존재하게 될 것이다.

헉슬리도 그의 저서 ‘멋진 신세계’에서 통제된 상황의 도래를 경계했다.

책 속 ‘멋진 신세계’는 가족이라는 체계가 사라지고 인류가 일정한 규율 아래 모두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 세계다.

이 ‘신세계’의 인간은 최소한의 존엄성과 인간적 가치, 그리고 스스로 생각할 자유마저 박탈당한다. 이 세계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다섯 계급으로 나뉘어 죽음까지도 정해진 길로 이어지도록 길들여진다.

또 정부는 인류를 ‘맞춤형’으로 대량 생산한다. 난자 하나로부터 공장에서처럼 수십 명의 일란성 쌍둥이들이 태어난다.

이렇게 공장에서 ‘생산’ 된 태어난 아기들은 끝없이 반복되는 수면 학습과 세뇌를 받는다. 이에 이들은 어떤 의구심도 갖지 않은채 정부에서 내려준 운명에 복종하게 된다.

정부의 체계에 의심을 품고 저항한다면, 곳곳에 숨어서 이를 지켜보는 '빅 브라더'에 의해 바로 제거된다.

디지털 시대의 '빅 브라더'. 이들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람들을 감시한다. (사진=픽사베이)

그러던 어느 날, 신세계와 멀리 떨어진 원시 지역에서 살고 있던 ‘야만인’ 존이 우연히 신세계로 오게 된다. 존은 처음에 이 새로운 세계에서 고도의 과학 문명과 모든 것이 완벽하게 설계된 모습에 감탄한다.

그러나 존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세계에 환멸을 느끼게 된다. 소수의 지배자들에게 통제받으면서 조작된 행복에 길들여진 사람들의 어리석은 행동에 질린 것이다.

결국 존은 모든 것이 제어된 문명에 실망하면서 다시 예전의 원시 지역으로 떠나간다.

여기서 인간은 경제적으로 부족하지만 자유로운 것을, 경제적으로 풍족하면서 통제 받는 것보다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신세계는 영화 ‘신세계’처럼 결코 긍정적인 신세계가 아니었던 것이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1932년에 발표됐지만 현재도 이 같은 상황이 나타날 것을 염려하는 시각이 꾸준히 존재한다.

정부가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과 악의적인 목적으로 결탁해 개인정보를 구매하고 악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IS 등의 테러리스트가 많은 제 3 국가에서 이같은 정보를 구매해 테러의 목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에 빅데이터 보안과 관리는 현대사회에서 ‘리바이어던’을 몰아낼 가장 핵심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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