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코트라 서울본사 건물
서울 서초구 코트라 서울본사 건물(사진=뉴시스)

[뉴시안=김지형 기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ㆍKOTRA) 권평오 신임 사장이 지난 4월 초 취임했다. 권 신임 사장의 내부 혁신 행보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권 사장은 취임식에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작은 혁신'과 한 달 가량 내ㆍ외부 의견을 모아 실행할 '큰 혁신' 투 트랙으로 혁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트라가 과거의 영화에 안주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이라면서 "철저히 반성하고 강도 높게 혁신해야 한다"고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권 사장은 코트라 내 혁신을 위해 임직원, 노조,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혁신위원회를 이달 말까지 구성키로 했다. 곧 구체적인 혁신방안을 완성하고 5월 초 조직개편을 본격화 한다는 방침이다. 

혁신위원회에는 젊은 간부, 과차장급, 신입사원까지 포함시키고, 고객사와 유관기관, 학계 등에서 외부전문가를 영입할 계획이다.

권 사장은 최근 사내게시판에 올린 '보고서 작성과 의사결정'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모든 보고서를 1~2장으로 짧게 작성하고, 의사결정을 실무자 선으로 위임해 그 과정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의전과 관련해서는 회의 때 필반, 명패, 다과, 물컵 등을 준비하지 말고 현수막 제작도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공항에 마중 나가는 관행도 치안 혹은 언어상 문제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하지 말도록 했다.

권 사장은 고객과 현장 중심으로 조직을 탈바꿈하기 위해 본사인력 10%를 감축해 해외와 지방으로 전진배치하고, 신입사원은 입사 후 지방지원단에서 근무토록 할 방침이다.

또한 해외취업지원 무역관을 현재 24개소에서 향후 50개소로 늘리고 해외창업지원 거점 무역관도 새로 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매년 5000개의 중소수출기업 2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권 사장이  코트라 해외공관에서 종종 발생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성범죄 사례를 어떻게 차단할 수 있느냐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13년 코트라의 한 고위 간부는 20여차례 걸쳐 여성 인턴과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을 하고 자신의 딸을 가명으로 채용하는 등의 부적철한 처신을 일삼았다.

해당 고위직원은 해외 근무시 여직원에게 성희롱 발언뿐만 아니라 신체적 접촉까지 시도했다. 산업부 산하 공기업에 만연한 성범죄는 2008년 이후 지금까지 32건에 달했다. 도덕적 해이가 위험 수준에 달했지만 처벌이 미약해 '내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2013년 코트라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한 한 산업통상자원위 소속 의원은 "코트라의 해외 근무자에 대한 성희롱과 인권침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권 사장은 행정고시 27회로 산업자원부 무역진흥과장, 지식경제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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